[프로야구] 더 높은 도약을 위한 NC의 선택, FA 박석민

거물급 선수들의 팀 이동이 활발하게 이어진 가운데 2015 프로야구 FA 시장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두산의 3인,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 SK 박재상만이 미 계약상태로 남았다. 김현수는 최고 FA 계약을 예약한 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중이다. 

오재원은 두산 잔류가 유력하지만, 내야수 보강을 원하는 팀들에게는 관심이 대상이다. 고영민, 박재상도 야수진 보강이 필요한 팀에 필요한 자원이지만, 보상 선수 문제가 겹치며 거취가 불투명하다. 현 시장 상황을 살피면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해 보인다. 

한화와 롯데의 공격적 투자가 돋보인 이번 FA 시장에서 NC는 깜짝 영입으로 관심을 모았다. NC는 야수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삼성 중심 타자 박석민과 전격 계약하며 팀 전력을 확실히 업그레이드했다. 최근 수년간 그리고 이번 FA 시장 초기 외부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NC였기에 박석민의 NC행은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NC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우선하는 모습이었다. NC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한 중심 타자 테임즈와 재계약에 합의한 데 이어 다승 1위 투수 해커,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NC의 정규리그 2위에 큰 역할을 했던 투수 스튜어트와도 재계약하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이에 더해 NC는 손민한, 이혜천, 박명환 등 베테랑 투수들의 은퇴와 더불어 젊은 선수 육성 쪽에 더 비중을 두는 듯 보였다. 이런 NC의 FA 시장 참여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박석민이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석민이 원소속팀 삼성과의 우선 협상에 결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동안 내부 FA 잡기만큼은 확실했던 삼성임을 고려하면 박석민이 시장에 나올 것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박석민은 3할 이상의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 80타점 이상이 보장된 타자에 안정적 수비 능력까지 갖춘 3루수였다. 아직 30대 초반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지난 시즌 최정의 FA 계약금액 이상이 예상되는 선수였다. 

이런 박석민 영입경쟁에서 NC는 빠르게 대응했고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4년간 96억원, 옵션 포함이지만, KIA 윤석민의 4년간 90억원을 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필요한 부분에는 과감한 투자를 하는 NC의 팀 운영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FA 계약이었다. 

박석민의 영입으로 NC는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3루수에 완성형 선수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좌타자 중심의 타선에도 다양성을 더했다. 올 시즌 NC는 1번부터 5번 타순까지 좌타자를 배치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였다. 분명 장점이 있었지만, 강력한 좌완 투수와의 대결에는 약점을 보일 수 있는 라인업이었다. 

박석민이 3번이나 타순 정도에 배치된다면 좌완 투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테임즈, 나성범 두 좌타 거포에 대한 상대 견제도 완화된다. 박민우, 김종호로 구성되는 전.현직 도루왕 테이블 세터진에 박석민, 테임즈,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으로 구성될 노련한 하위 타선은 상대 팀에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주전 3루수로서 자리했던 지석훈이 백업으로 전환되는 건 선수 개인적으로 아쉬움이지만, 전천후 내야수에 타격 능력까지 갖춘 지석훈을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전력상승 요인 외에 박석민은 재미있는 장면들을 자주 재공하는 선수로 야구 마케팅을 중시하는 NC 구단과도 잘 조하를 이룰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NC로서는 보상 선수 유출이라는 아픔이 있음에도 앞서 제시한 긍정적 요소들을 보고 박석민에 큰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NC 전력 강화와 동시에 올 시즌 맞대결에서 약세를 보였던 삼성의 전력 약화를 가져오면서 내년 시즌 성적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NC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이룬 전력을 그대로 보존했다. 시즌 10승 투수 손민한의 은퇴가 아쉽지만, 그가 맞았던 제5선발 투수진 후보가 풍부하고 불펜진 역시 새로운 마무리 임창민을 중심으로 여전히 단단하다. 여기에 올시즌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던 타선이 한층 강화되면서 올 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아직 내년 시즌 전망을 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박석민이 더해진 NC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 이상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여전한 거품론 속에도 과감한 투자를 선택한 NC의 결정이 그들의 내년 시즌에 어떻게 작용할지 벌써 궁금해진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