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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타격 부분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띄고 있다. 거포들의 경연장인 홈런과 타점 부분에서는 탈 LG의 마법을 또 다시 현실로 만들고 있는 SK 정의윤이 타점 1위와 홈런 부분 2위로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LG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홈런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의 새로운 4번 타자 김재환 역시 홈런 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루 부분에서는 왕년의 도루왕 이대형이 1위로 나서며 옛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이고 있다. 물론, 수년간 리그를 대표했던 테임즈, 손아섭 등 강타자들도 점점 페이스를 찾아가며 타격부분 상위권에 점차 그들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 가장 돋보이는 새 이름은 롯데 김문호다. 김문호는 아직 5월 초순이지만, 0.438의 타율로 이 부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49개의 안타로 최다 안타 1위, 0.508의 출루율로 이분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홈런을 1개에 불과하지만, 좌.우중간을 뚫어내는 장타를 다수 양산하며 5할이 훨씬 넘는 장타율에 거포가 아니면서도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가 1.0을 훨씬 웃돌고 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도 0.378이 넘는 타율로 클러치 능력까지 보이고 있고 16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3개의 삼진만을 당하면서 좀처럼 쉽게 아웃되지 않는 끈질긴 면모까지 갖췄다. 투수 유형에 따른 타율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약점이 없는 타자로 거듭났다. 


이런 김문호의 변신은 시즌 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김문호는 2006시즌 프로에 입단한 이후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며 아쉬움을 시즌을 쌓아갔던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김문호는 고교 시절 천재 타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각광받았던 신인이었지만, 입단 초기 높은 프로의 높은 벽에 막혀 1,2군을 전전해야 했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김주찬의 FA 이적 이후 허전해진 롯데 좌익수 자리를 채워줄 자원으로 김문호는 끊임없이 거론됐지만, 김문호는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중간 중간 부상 악재도 그를 괴롭혔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김문호는 변화구에 대한 약점과 불안한 수비가 나아지지 않았고 그 결과 1.5군의 삶이 이어졌다. 그 사이 김문호는 유망주라는 말이 민망한 30살을 바라보는 선수가 됐다. 


2015시즌 김문호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주전 도약의 가능성을 열었다. 프로데뷔 후 1군에서 가장 많은 93경기에 출전했고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3할을 넘겼다. 이를 발판으로 올 시즌 김문호는 롯데의 좌익수 한 자리를 차지할 1순위 선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즌 출발은 기대와 달랐다. 다수의 경쟁자들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김문호는 상대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급기야 김문호는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2군에서 프로개막을 맞이해야 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2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문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1군에 복귀했다. 


타석에서 한 층더 여유가 생겼고 몸이 앞으로 쏠리는 단점도 사라졌다. 공을 최대한 몸에 붙이고 타격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면서 변화구 공략도 쉬워졌다. 나쁜 공에 방망이를 내지 않으면서 당연히 타격시 안타 확율을 높일 수 있었다. 어느 코스 어느 구질에도 적응이 가능한 타자 김문호의 페이스는 4월 내내 뜨거웠고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의 팀 타선은 기복이 있었지만, 김문호는 그 상황에 아랑곳없이 꾸준함을 유지했다. 롯데가 최근 6연패를 극복하고 선두 두산에 3연승한 배경에는 김문호의 활약도 일정 영향이 있었다. 


이렇게 김문호의 활약으로 롯데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좌익수 자리가 든든해졌고 강력한 2번 타자에 대한 롯데의 소망도 함께 이루어졌다. 김문호 역시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으면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김문호로서는 거의 10년만에 이룬 붙박이 주전의 꿈이다. 올 시즌 기회마자 잃었다면 김문호는 그저그런 선수로 1.5군 선수로 머물렀을지도 몰랐다. 김문호는 어떻게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확실히 잡았고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물론, 그에게 첫번째 풀타임 시즌인 탓에 여름 이후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고 그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따라 대응하는 상대 팀의 견제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는 남아있다. 테이블 세터진에 주로 자리하는 타자로서는 부족한 도루 능력도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지금과 달리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에 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아직은 그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그가 보낸 인고의 세월과 그 속에서 쌓인 내공이라면 충분히 그에게 닥칠 어려움을 이겨낼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 그였기에 지금 그에게 주어진 한 타석 한 타석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김문호가 쉽게 어려움에 굴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이유다. 올 시즌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줬지만, 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는 김문호다. 그의 반전스토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올 시즌 김문호가 만들 반전 스토리의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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