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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연초 최고의 화제 드라마였던 SKY 캐슬이 2월 1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초 상류층 사람들이 거주하는 SKY 캐슬이라는 상류층 거주지를 중심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각정 사건과 사고를 중심축을 삼았던 드라마는 통렬한 현실 반영과 김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시청률 역시 역대급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결말에 대해서는 이전 19회까지 호평 일색에서 그 평가가 엇갈린다. 마지막 회에서는 그동안의 갈등이 모드 해결되고 등장인물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훈훈한 장면들이 끝까지 이어졌다. 시청자들로서는 조금은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었다. 19회까지의 크게 고조됐던 갈등이 너무 쉽게 풀려버렸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최고 클라이맥스는 혜나의 죽음이었다. 혜나는 소위 금수저 집안의 아이들과 달리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전교 1등을 다투는 고교생이었다. 혜나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 비밀은 드라마의 갈등을 중폭 시키는 매개체였다. 혜나는 불우한 환경에서 역경을 이기고 성공에 이르는 캔디는 아니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지만, 생계를 위해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혜나는 장기간 와병 중이던 모친이 사망한 이후에는 의도적으로 전교 1등을 다투는 라이벌 예서의 집이 있는 SKY 캐슬에 들어간다. 그 집은 자신의 친 아버지인 대학병원 교수 준상의 집이기도 했다. 혜나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무기로 예서는 물론이고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예서의 엄마 수진마저 압박한다. 급기야는 예서를 코디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이 시험지를 빼돌려 예서의 성적을 끌어올렸다는 비밀까지 알게 되면서 김주영까지 협박하는 수준에 이른다. 






이 행동은 분명 정의롭지 않았다. 혜나는 친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최고의 대학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였고 어떻게 보면 예서는 그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같은 아버지의 딸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지원을 받고 심지어 억대의 코디네이터의 조력까지 받는 예서의 모습에 강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혜나의 행동은 이런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강한 저항과도 같았다. 

하지만 혜나가 간직한 비밀들은 그의 비참한 죽음을 이끌었다. 혜나의 사실 폭로에 큰 위기의식을 느낀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은 치밀한 계획 끝에 혜나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주영은 드라마의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뢰인의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키는 입시 코디였다. 그 과정에서 불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사이 그의 명성은 상류층 사이에서 나날이 높아졌고 딸 예서의 서울대 의대 진학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건 주인공 수진과도 연결됐다. 주영의 조력과 함께 예서는 그 목표에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중이었다. 그 목표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 혜나의 존재는 큰 위협이었다. 자칫 최고 입시 코디네이터로서의 명성과 그동안의 부와 명예마저 모두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주영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결국, 혜나는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혜나는 그의 친부인 준상의 병원에서 소생의 희망을 이어갈 수 없었지만, 혜나가 그의 딸인지 알지 못하는 준상의 정치적 선택에 의해 변변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홀로 쓸쓸히 삶을 마감했다. 혜나는 죽어가는 순간 준상에게 그토록 하고 싶었던 아빠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준상은 끝내 혜나를 외면했다. 

이런 혜나의 죽음은 큰 후폭풍으로 다가왔다. 그 죽음이 타살로 판별되고 캐슬 내부에 범인이 존재한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내부인들 상당수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당장 예서는 혜나의 라이벌이기도 했고 혜나가 성가신 존재였다. 그 엄마 수진 역시 혜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다. 혜나가 예서 동생과 친해지고 캐슬내에 자기 집으로 들어오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이는 예서, 수진을 제1 용의선상에 올리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혜나와 가장 친분이 있었던 우주였다. 우주는 혜나에게 사랑을 감정을 느낄 정도로 친밀감이 있었고 혜나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서 함께 있었다. 마침 혜나가 죽음을 당한 현장은 우주의 생일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런 우주는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되어 구치소에 수감되는 처지가 됐다. 이 모든 것이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의 음모였다. 

그는 혜나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모자라 자신이 코디하는 예서와 모친 수진을 압박했다. 그가 예서에게 예상 문제로 전해준 문제집은 학교 시험지를 빼돌린 것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하는 예서 그리고 수진의 꿈도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면서까지 준상과 결혼해 상류 사회 진출을 꿈을 이룬 수진은 그 출신으로 인해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그가 집안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예서의 서울대 의대 합격이 절실했다. 3대째 의사 명문가의 명백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그의 큰 과제였다. 

이 목표를 위해 예서를 다그치고 함께 고군분투했던 10년이 넘는 세월에 대한 보상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에 수진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주하게 됐다. 수진은 죽은 혜나의 방에서 나온 각종 증거를 인멸했고 시험 부정의 사실도 발설하지 않았다. 그는 예서의 행복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라 믿었다. 이를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어쩔 수 없다 여겼다. 수진은 어느새 주영의 논리에 설득당했고 동조자가 됐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수진과 예서에게 SKY 캐슬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인 맥베스의 성이 됐다. 그들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숨겨준 것이나 다름없었고 부정한 방법으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또한, 아무 죄 없는 우주가 살인자의 누명을 쓴 것을 알면서도 방조했다. 

눈앞에 다가온 목표를 위해 그들은 애써 그 상황을 외면하려 했지만,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양심의 울림은 들을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아갔다. 수진의 배우자 준상 역시 혜나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게 되면서 그 역시 깊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더 나아가 오직 성공만을 위해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삶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결국, 준상과 수진, 예서는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들은 가지고 있던 증거를 모두 경찰에 넘겼다. 예서는 학교를 자퇴했다. 오랜 기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지만, 욕망과 집착을 내려놓으면서 그들은 맥베스의 성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양심의 선택은 냉혹한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의 파멸을 불러왔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지체 장애가 있는 딸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려 했지만, 엄마를 위한 딸의 마음을 알고 이를 포기한다. 그는 죗값을 치러야 했다. 그 역시 과거 그릇된 교육열과 집착으로 천재로 불리던 딸의 불행을 불러온 전력이 있었다. 그는 이를 그릇된 방법으로 보상받으려 했고 이는 그가 코디한 집안의 파멸로 이어졌다. 

이렇게 드라마는 중요한 갈등의 근원이었던 입시 코디 주영의 파멸과 함께 끝으로 향했다. 마지막 반전의 가능성도 있었지만, 마지막 회의 장면들은 더 높은 곳을 향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은 캐슬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이들은 그들의 마음 한편을 채웠던 잘못된 교육관을 버리고 자녀들에 대한 믿음으로 그 자리를 채웠다. 아이들은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 아닌 그 자신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를 꼬집었던 드라마였기에 큰 호응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나친 반전이었다. 살인 누명을 벗고 감옥에서 나온 우주가 스스로 자퇴를 하고 긴 배낭여행을 떠난다던가 그릇된 사고방식을 버린 수진이 과거 자신의 이름은 곽미향으로 돌아와 이타적 인물로 변신한 장면, 아이들이 학교 교사에 반발해 교실을 박차고 나오는 장면 등 본래 인물들의 성향이 너무 크게 바뀐 점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이런 훈훈한 결말은 이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함축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상류층 사회에서는 고액 과외가 성황 중이고 이 드라마를 통해 입시 코디를 몰랐던 이들의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은 마음 한편을 착잡하게 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과정에 가장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혜나의 죽임이 중요한 마중물이 되었다는 점도 아쉬움이 있다. 혜나의 죽임에 파생된 갈등이 너무 쉽게 해결되고 관련한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행복해진다는 결말은 허무함도 가져다준다. 

하지만 SKY 캐슬은 우리의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작품 곳곳에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가 가득한 맥베스의 성에 살더라고 모다 많은 부와 명예를 얻기를 선택하려 한다. 예서의 성공을 위해 잘못된 일도 서슴지 않았던 수진이 상당 부분 공감을 얻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SKY 캐슬과 같은 더 높은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과 자녀들을 다그치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우리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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