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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 여파로 팀당 60경기의 초미니 리그로 진행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투수 류현진과 김광현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KBO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포스팅 절차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수많은 국제경기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로 큰 활약을 했었다. 그만큼 이들의 활약 여부는 우리 야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사였다. 

2013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입단 첫해와 그다음 해 각각 14승을 기록하며 코리안 메이저리그로서 돌풍을 일으켰다. 류현진의 성공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던 목소리도 완전히 사라졌다. 2006 시즌 데뷔 시즌 18승을 기록하며 괴물투수로 불렸던 류현진은 한화의 에이스로 국가대표 에이스로 이력을 남겼다. 소속팀 한화가 빈약한 전력으로 하위권을 전전하는 과정에도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어떤 이들은 우스갯 소리로 득점지원과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화에서의 경험이 그의 멘탈을 강하게 했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이렇게 입단 2년 차까지 승승장구했던 류현진은 부상에 발목 잡히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어깨 부상으로 류현진은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의 부상 회복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어깨 부상과 수술 이후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부상 복귀 후 류현진은 과거의 입지를 되찾지 못했다. 한때는 불펜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 의지로 이를 극복한 류현진의 부상 이후 느려진 구속을 보완할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류현진은 실전에서 5개 이상의 구종을 구사했고 안정된 제구로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류현진은 2019 시즌 14승 5패를 기록하며 완벽히 부활했다. 시즌 한때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그의 투수 내용은 환상적이었다. 

 

 



마침 FA 자격을 얻는 시점에 활약은 그에게 대형 FA 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공존했다. 30살을 훌쩍 넘은 나이는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불러왔고 부상 경력도 그의 가치 평가를 낮게 하는 요인이었다. 그가 아메리칸리그 토론토와 4년간 8천만 달러에 계약할 당시 오버 페이라는 현지 언론의 평가도 상당수 있었다. 그의 원 소속팀 LA 다저스가 리그에 손꼽히는 강팀으로 선수 자원이 출중했고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럴리그에서 성적에 대한 평가 절하도 있었다. 

류현진이 올 시즌부터 소속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뉴욕 양키즈, 보스턴 레드삭스  등 강팀들이 즐비한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역에 소속되어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유일한 캐나다 팀으로 빅마켓 팀이 아닌 관계로 자금력도 제한이 있었고 선수 구성도 화려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 위주로 다음을 준비하는 팀이었다. 류현진으로서는 제1선발 투수로 공수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강팀과의 대결이 많은 아메리칸 리그에서 시즌이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낯선 환경,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 전력의 악조건에 에이스로서 책임감까지 짊어져야 하는 류현진이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라는 변수까지 발생하면서 시즌 준비가 어려웠다. 캐나다 팀 토론토는 방역 방침에 따라 캐나다 홈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시즌 준비 기간과 올 시즌 내내 홈구장에서 투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은 류현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마침 개막 후 2경기에서 류현진은 그의 장점이 안정된 제구가 흔들리고 구위 저하 현상까지 보이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여러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류현진은 8월부터 최근 9월 3일 등판까지 매 경기 1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허술한 팀 수비가 타선 지원 부족, 불펜진 난조가 겹치며 승수 쌓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류현진은 방어율은 2점대로 낮추고 높은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며 실점을 억제하는 능력을 보였다. 류현진은 탈삼진 능력을 크게 높이며 불안한 팀 수비를 스스로 극복했다. 이로 인해 투구 수가 늘어나고 이능 소화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지만,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는 충분히 계산이 되는 경기였다. 류현진이 마운드의 구심점이 되면서 토론토는 약체팀의 이미지를 벗고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과감한 트레이드로 선수를 보강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의 효과라 할 수 있다. 이제 류현진에 대한 의구심도 사라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 상위급 선발투수로 자리한 류현진과 달리 김광현은 올 시즌 뒤늦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과거 포스팅에서 실망스러운 금액이 제시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보되기도 했고 부상으로 긴 재활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2019 시즌 17승 6패 방어율 2.51의 빼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통과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류현진보다 한참 늦어진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계약 조건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김광현은 도전을 택했다. 의욕적으로 도전의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선발 투수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어려움에도 시범경기 호투로 점점 그의 입지를 높여갔다. 기대감을 높여가던 과정에 김광현은 코로나 사태라는 변수를 만났다. 리그 개막 일정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팀 에이스로 자리한 류현진과 달리 메이저리그 신인 김광현으로서는 그 어려움이 더 컸다. 김광현은 홀로 낯선 환경과 싸워야 했다. 

어렵게 시즌이 시작되면서도 김광현은 원하던 선발 투수 자리 대신 마무리 투수로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해야 했다. 프로 데뷔 이후 선발 투수로만 나섰던 김광현으로서는 적응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어렵게 세이브에 성공하긴 했지만, 계속되는 불펜 투수 등판은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김광현으로서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야 하는 불안정한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컸다. 

아직 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김광현으로서는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구속이 전성기 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긴 이닝을 투구해야 하는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었다. 이는 현실이 됐다. 

이런 김광현에서 새로운 변수가 찾아왔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의 코로나 감염 사태로 상당수 선수가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투수의 빈자리가 발생했고 김광현이 그 자리를 메워야 했다. 여기에 경기 일정이 매우 빡빡하게 전개되면서 선발 투수의 수요가 더 늘었다. 김광현으로서는 소중한 기회였다. 

김광현 첫 경기 시험 등판 이후 3경기 연이은 호투로 그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3경기 비자책 경기를 한 김광현은 그의 방어율을 0점대로 낮추며 선발 투수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이런 호투는 그에 대한 리그의 관심을 불러오게 했고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하고 있다.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을 바탕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더해 단조로운 구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던지는 슬라이드의 위력을 극대화하며 결정구로 삼고 있다. 아직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지만,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현재까지 그를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자리 잡게 하는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 물론, 김광현이 매 경기 수비와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아직 분석이 덜 된 상황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열악한 상황을 이겨내고 늦은 나이에 꿈을 위해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분명 박수를 받을만하다. 

이렇게 KBO 리그 에이스들의 메이저리그 활약은 야구팬들에게는 또 다른 관심사다. 이들의 활약은 리그 수준급 투수들이 빅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게 한다. 즉, 젊은 유망주 투수들도 KBO 리그에서의 경험이 더 큰 리그로 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는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리그 진출을 막는 효과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국내 리그에 남았다면 충분히 편안하게 안락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도전을 택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두 선수의 사례가 젊은 선수들에게 큰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과연 류현진과 김광현이 올 시즌 내내 동반 활약으로 야구팬들에게 계속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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