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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성적 지표 중 하나는 OPS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수치인 OPS는 이제 많은  출루와 그 주자를 불러들이는 장타가 득점 생산력을 높이고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장타는 분명 효과적인고 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많은 타자들은 가능한 공을 많이 보고 투수들에게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하려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투구는 공을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실투의 확률도 높아진다. 그 실투를 노려지면 장타 확률도 올라간다. 최근 타자들은 타격 시 발사각을 높여 타구를 멀리 보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기도 하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서 많은 볼넷이 나오고 홈런이 늘어난 것에 OPS의 중시 경향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시즌 KBO에서 뛰고 있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 OPS에 장점이 있었다. 이는 7년간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 추신수는 3할대 초반의 타율로 그 명성에서 못 미치는 활약을 하고 있지만, 높은 출루율과 함께 장타 생산력을 더해 소속팀 SSG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타율 이상의 가치를 추신수는 창출하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지배하는 일명 빅볼 야구의 득세와 이런 시대적 흐름은 전통적인 공격 수단이었던 도루에 대한 활용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도루는 공격 부분에서 시상의 대상이지만, 크게 각광받지 못하고 있고 언급도 줄었다. 과거 도루왕 타이틀은 큰 관심이 대상이었지만, 그 의미가 퇴색됐다. 선수들이나 구단 역시 부상이 위험이 높고 체력 소모가 큰 도루 작전에 적극성이 크게 줄었다. 이에 도루왕을 차지하는 선수의 도루 개수도 40개 이하로 축소됐다. 지난 시즌 도루왕 심우준의 도루 숫자도 35개였다. 

 

김혜성



하지만 이 흐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몇몇 팀에서 도루를 적극 시도하고 있다. 선수권에 자리한 삼성은 도루를 팀 공격의 중요한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고 SSG 역시 홈런 공장의 위용을 되찾아가는 과정에 도루 수도 함께 늘어났다. 키움과 KT도 도루 시도가 많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와 이에 따른 홈런 생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도루를 공격 생산력을 늘리는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속에 도루왕 경쟁 구도도 새로운 인물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키움의 유격수 김혜성이 그 주인공이다. 김혜성은 5월 17일 현재 20개의 도루로 이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혜성은 20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며 100% 확률을 유지하고 있다. 80% 이상의 성공률이면 도루의 효과가 크다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성공률은 경이적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50개 이상의 도루도 가능하다. 제대로 된 도루왕이 기대되는 페이스다. 

올 시즌 김혜성은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한 키움의 유격수 김하성을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2017 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혜성은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은 1차 지명을 받았다. 신인 선수 육성에 장점이 있는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았다는 점은 그에 대한 키움의 기대치가 크다 할 수 있었다. 우투좌타의 장점에 빠른 스피드, 센스까지 갖춘 김혜성은 팀의 미래 자원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혜성은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그가 입단 한 키움에는 김하성이라는 공수를 겸비한 대형 유격수가 있었다. 김혜성은 큰 부상 이후 수비에 어려움이 있는 서건창을 대신해 2루수로 프로선수 이력을 쌓았고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팀 사정에 따라 외야수를 겸하며 준수한 수비 능력을 보이는 등 다재다능함도 선보였다. 김혜성은 그 과정에서 수준급 타격과 스피드는 도루 부분에서 그의 이름을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도루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또한, 도루 부분에는 박해민이라는 대표적인 선수가 있었다. 

2021 시즌 상황이 달라졌다. 김혜성이 도루 부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그 뒤를 박해민이 15개로 추격하고 있다. 최원준, 구자욱, 추신수가 10개 이상의 도루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에서 구자욱과 추신수는 장타 등 타격에 대한 기대치가 큰 선수들로 도루에 대한 큰 비중을 두기 어렵다. 최원준은 고타율을 유지하며 타격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도루왕 경쟁은 생에 첫 도루왕에 도전하는 김혜성과 수년간 도루왕 경쟁에서 밀렸던 전 도루왕 박해민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압도적인 성공률의 김혜성이 앞서가고 있다. 

큰 기회를 잡았지만, 시즌 초반 김혜성은 타격 부진과 흔들리는 수비로 고심해야 했다. 그에게는 프로 데뷔 처음으로 풀 타임 유격수로 나설 수 있었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김하성의 그림자가 강했다. 김혜성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키움은 그에게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맡겼지만, 타격 부진과 그에 비례한 출루율 저하로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타격의 부진은 수비 불안과 연결되며 김혜성은 실책이 늘었고 현재 11개의 실책이 적립됐다. 

김혜성의 부진은 시즌 초반 키움의 부진에도 영향을 주었다. 키움은 부상 선수가 연달아 발생하고 주력 선수들의 부진이 겹치며 고전했다. 4월 한 달 키움은 최하위까지 밀리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키움은 과감한 외국인 투수 교체와 라인업 변화 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효과가 있었다. 키움은 침체기를 잘 버텨냈고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박병호, 이정후 등 주력 선수들이 제 기량을 회복하면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그 결과 키움은 5월 상승세로 5할 이상의 승률과 함께 순위 경쟁 군에 다시 포함됐다. 

이런 키움의 반전 과정에서 김혜성도 긍정 요소로 자리했다. 5월 김혜성은 4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함께 타격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많은 출루가 이어지면서 도루 기회도 늘었다. 김혜성은 도루 기회를 모두 성공시키며 이 부분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4월 김혜성은 팀 부진 속에 마이너스 지분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상승세 키움의 플러스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김혜성은 소속 팀 키움과 같이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오히려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은 올 시즌 더 나은 활약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언젠가 한 번은 찾아올 슬럼프를 미리 겪었다는 점은 예방주사를 맞은 것과 같다 할 수 있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김혜성은 공격과 수비에서 한층 커진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체력 부담을 수반한다. 아직 젊은 20대 선수라 하지만, 풀타임 유격수 자리는 어려움이 있다.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탓에 우천 취소 등 시즌 중 휴식 일이 타 팀에 비해 부족하다. 이는 시즌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키움은 매 시즌 후반기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김혜성이 역시 젊음만 가지고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어렵다. 부상의 위험이 상존하는 도루 시도를 지속해야 하는 것도 위험 요소다. 키움으로서는 김혜성이 부상 공백이 크다. 팀에서 그의 도루 시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루왕 타이틀 경쟁에서 김혜성이라는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베테랑 박해민이 도루에 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혜성의 소속팀 키움과 박해민의 소속팀 삼성은 도루를 적극 활용하는 팀이다. 두 선수가 경쟁은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큰 팀 간 경쟁과 맞물리며 김혜성과 그를 추격하는 박해민의 도루왕 경쟁 구도를 더 흥미롭게 하고 있다. 이런 경쟁은 도루왕의 도루 수를 크게 늘릴 수도 있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김혜성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새로운 타이틀 홀더로 자리할 수 있을지 박해민이 타이틀 재탈환에 성공할지 새로운 인물이 가세하게 될지 리그 도루왕 경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김혜성이 그 앞자리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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