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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위 KT는 역시 강했다. KT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에이스 미란다까지 넘어서며 시리즈 3연승에 성공했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KT는 시리즈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후 4연승 했던 리버스 스윕의 사례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KT는 100%의 우승 확률을 이미 선점했다. 여기에 KT는 제10구단으로서 창단 첫 우승이라는 구단 역사에 한국시리즈 첫 진출팀의 4연승 우승이라는 또 다른 리그 역사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KT는 한국시리즈 내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는 선발 투수들이 모드 제 역할을 해주면서 두산  타선의 기세를 꺾었고 타선은 득점 기회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여기에 두산에 없는 홈런포가 경기 분위기를 터져 나오면서 KT가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큰 힘이 됐다. 1차전 배정대, 2차전 황재균, 3차전 박경수의 홈런은 모드 중요한 순간 터져 나왔다. 여기에 KT는 수비의 팀 두산 그 이상의 수비 능력으로 두산의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고 있다. 특히, 3루수 황재균, 유격수 심우준, 2루수 박경수, 1루수 강백호까지 KT의 내야진은 빈틈이 없다. KT 내야는 순간순간 호수비로 마운드를 도왔고 병살플레이는 실수가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수비에 다소 약점이 있는 1루수 강백호까지 수비요정으로 만들었다. 

이런 KT에 두산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는 지친 가운데도 나름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믿었던 타선이 연인 불발이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타자들 역시 지쳐있고 KT 투수들의 힘 있는 공에 고전하고 있다. 와일드카드전부터 두산의 다음 라운드 진출을 이끌었던 두산 타선이지만, KT 마운드는 이전 대결과 차원이 달랐다. 쿠에바스, 소형준, 데스파이네까지 선발 투수들은 구위는 물론이고 제구까지 완벽히 이루어지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의 투구를 하고 에이스 고영표가 불펜 투수로 나서면서 KT 불펜 투수들은 등판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행복한 휴식을 하고 있다. KT는 3차전을 치르면서 고영표와 좌타자 상대의 스페셜리스트 조현우, 마무리 김재윤만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고영표는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경기 후반 불펜진을 안정시키고 있고 조현우는 고비에서 두산 좌타자를 완벽히 막아냈다. 특히, 두산 중심 타자 김재환과의 승부를 모두 이겨내며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마무리 김재윤은 1차전 다소 불안했지만, 2차전과 3차전 위력적인 구위와 제구로 두산 타선을 완벽히 막아냈다. KT는 지난 시즌 홀드왕 주권과 올 시즌 팀 최고 셋업맨으로 떠오를 박시영, 또 다른 베테랑 불펜 이대은 카드로 불펜에 남아있다. 시리즈가 4차전 이상으로 이어진다 해도 마운드 운영에 여유가 있다. 더군다나 선발 투수들이 모두 정상 로테이션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선발 투수 부족으로 선발 투수들의 3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하고 있는 두산과 크게 대조적이다. 두산은 마지막 승부수라 할 수 있는 외국이 투수 미란다가 선발 등판한 3차전도 패하면서 시리즈 4연패 위기에 몰렸다. 두산은 그동한 수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 시즌 극심한 전력 약화와 부상 선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낸 두산이지만, 4경기를 내리 내주면서 한국시리즈 무대를 내려가는 건 7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팀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그만큼 KT는 정규리그 1위 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KT의 압도적 경기력의 근간에는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크다. 중심 타선에 있는 유한준과 3루수 황재균, 2루수 박경수가 그들이다. 이 중에서 황재균과 박경수는 공격에서는 타율이 높지 않지만,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빈틈없는 수비로 주목받고 있다. 

3루수 황재균은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던 선수였지만, 2루수 박경수의 수비는 매우 인상적이다. 박경수는 매우 넓은 수비폭을 소화하는 건 물론이고 안타성 타구를 수차례 건져내 아웃 시키며 실점을 막아냈다. 박경수의 2루 수비는 두산 좌타자들에게 철벽 그 이상이었다.

정규리그에서 잦은 부상과 타격 부진, 수비폭 감소 등 30대 후반의 나이에 따른 에이징 커브가 분명했던 박경수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반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박경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2003 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한 베테랑의 절실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박경수는 경기 내내 후배 선수들을 격려하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박경수는 이에 더해 3차전 팀 승리를 이끄는 솔로 홈런을 호투하던 두산 에이스 미란다는 상대로 때려내며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홈런 이후 KT의 다소 막혔던 공격 흐름이 되살아 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박경수는 3차전 수비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졌고 남은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의 한국시리즈 활약상을 고려하면 KT에 상당한 전력 손실이지만, 그가 끌어올린 팀 상승세는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하더라도 그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박경수가 돋보이긴 하지만, 황재균은 견실한 3루 수비와 함께 2차전 팀 승리에 큰 힘이 된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보내긴 번트 작전도 성실히 수행하는 등 팀을 위한 플레이로 KT 승리에 보이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유한준은 타격에서 활약도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4번  타순에서 상대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해주면서 팀 공격 흐름을 연결해 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KT 베테랑들의 헌신과 팀을 위한 플레이는 여타 선수들도 함께 깨우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한국시리즈에서 위축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있고 팀 분위기도 긴장보다는 경기를 즐기고 집중하는 모습이다. KT는 수직적인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인 조화가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베테랑들의 솔선수범과 리더십이 ㅣ있어 가능한 일로 보인다. 

 

 


이렇게 한국시리즈 KT의 주축을 이루는 유한준, 황재균, 박경수는 모드 FA 계약으로 KT에 입단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창단 후 KT가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하는 과정에서 팀의 성장과 함께 했고 그 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과 함께 KT는 팀 역사를 쌓았고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2015 시즌부터 1군 경기에 나선 KT의 짧은 역사 속에서 이들은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와 같은 존재다. 유한준과 박경수는 KT와의 2번의 FA 계약을 하며 팀의 레전드로 자리했다. 황재균도 FA 계약 후 4년간 KT의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이들이 있어 강백호가 팀 간판 타자로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베테랑들은 공교롭게도 올 시즌 후 FA 계약이 종료된다. 이들은 올 시즌 FA 계약 마지막 해에 기량 내림세가 보였다.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일도 늘었다. 1981년생 유한준은 40살을 넘긴 선수고 1984년생 박경수는 30대 후반의 나이다. 1987년생 황재균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고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최근 4년 중 올 시즌 장타와 타점 생산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베테랑들은 한국시리즈에서 베테랑의 진가를 다시 한번 발휘했다. 사실상 올 시즌 후 은퇴 가능성이 큰 유한준을 제외하고 KT가 이대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베테랑 3인에 대한 가치 평가도 새롭게 할 수 있다.

박경수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FA 후 은퇴 가능성이 커 보였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황재균은 공. 수에서 그를 대체할 내부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베테랑들에게 항상 가혹하기만 한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대세지만, KT의 베테랑 3인은 다른 분위기에서 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KT가 한국시리즈에 우승에 이른다면 올 시즌 후 우승 전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의 한국시리즈 활약은 인상적이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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