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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강팀이 되는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마운드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특히, 5명이 로테이션을 이루는 선발 마운드의 그 팀의 뼈대를 이룬다. 물론, 강력한 불펜진의 힘으로 선발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하기도 하지만, 팀 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불펜 의존도가 크다는 건 큰 부담이다. 시즌 후반, 포스트시즌에서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잦은 등판은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와 부상과 연결될 수 있다. 강한 선발 마운드는 불펜진을 보호하고 필요할 때 힘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 팀 전체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 점에서 롯데의 선발 마운드는 지난 시즌 실망스러웠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과 함께 최준용, 구승민이라는 막강한 필승 불펜진을 구축했고 팀 타율 1위를 기록했음에도 그 장점을 제대로 성적과 연결하지 못했다. 롯데는 팀 성적 8위에 머물렀다. 후반기 나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여러 부분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지ㅏ만, 2019 시즌 최하위 성적에 이어 3시즌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건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팀 방어율 5.37로 최하위를 기록한 팀 방어율이 결정적인 문제였다. 가장 중요한 원인인 중 하나는 부실한 선발 마운드였다. 

롯데는 지난 시즌 스트레일리, 프랑코 외국인 원투 펀치에 박세웅으로 이어지는 3인 선발 투수가 있었지만, 선발 로테이션의 나머지 두 자리가 유동적이었다. 내부 경쟁을 통해 그 자리를 채우려 했지만,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4, 5 선발 투수진의 불확실성은 시즌 내내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상위 순위 선발 투수들 역시 그 활약상이 기대와 달랐다. 

그중 박세웅은 수년간 그를 괴롭히던 부상을 털어내며 국내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했다. 163이닝을 소화했고 10승 9패 방어율 3.98을 기록했다. 파워 피처로서의 모습을 보였고 이닝 소화능력도 돋보였다. 시즌 후반기 더 힘을 발휘하며 내구성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웠다.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돼 소중한 경험을 더했다. 올 시즌에도 박세웅의 입지는 단단하다. 

 

 

선발 투수 복귀 기대하는 김진욱

 


하지만 외국이 투수 2명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는 그전 시즌 탈삼진왕의 위용을 잃었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다. 그에 대한 타자들의 대응 능력이 발전하면서 고전했다. 특별한 부상이나 구위 저하가 없었지만, 승과 패를 함께 쌓은 투구를 했고 10승 12패 방어율 4.07로 시즌을 마감했다. 스트레일리는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팀 분위기를 이끄는 등 높은 친화력을 보였지만, 외국인 선수에 절대적인 평가 기준인 성적에서 더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그의 부활 가능성에 주목해 재계약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고 롯데는 그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프랑코는 150킬로 중반을 넘는 강속구로 기대를 모았지만, 제구 불안으로 강속구의 장점이 퇴색했다. 빠르지만, 회전수가 부족한 직구는 그 위력이 반감됐다. 여기에 긴 경기 공백으로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냈다. 롯데는 그를 시즌 후반 불펜으로 기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려 했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프랑코는 9승 8패 방어율 5.40의 성적을 남기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롯데는 앞서 언급한 3명의 투수만이 규정 이닝을 채웠다. 많은 투구 이닝을 책임져야 할 여타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발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3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진 투수 프랑코에 이어 마무리 김원중이 62.2이닝, 불펜 구승민이 62.1이닝을 투구하며 그다음을 이었다. 그만큼 불펜진의 과부하 현상이 분명히 있었다. 기대와 거리가 있었지만, 1, 2, 3 선발 투수가 이닝을 일정 책임진 것 외에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역할이 미미했다. 

1번부터 3번을 제외하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투수 중 이인복의 61.1이닝이 가장 많고 그 뒤를 57.2이닝이 그 뒤를 이었다. 롯데가 시즌 전 선발 투수로 기대했던 서준원은 54이닝, 노경은은 56.1이닝, 김진욱은 45.2이닝을 불과했다. 모두 선발 투수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승헌은 잦은 부상과 제구 난조, 서준원은 좌타자 상대 약점과 제구의 정교함에서 문제를 보였다. 노경은은 베테랑으로 마운드에 경험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부진한 투구를 이어가다 시즌 후반기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롯데에서 뒤늦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FA 계약을 하기도 했던 노경은은 시즌 후 자유계약으로 풀리며 SSG와 계약했다.

롯데가 기대했던 특급 신인 김진욱은 롯데가 고대하던 좌완 선발 투수로서 일정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제구를 잡지 못했고 이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불펜 투수로 나머지 시즌을 불펜 투수로 보내야 했다. 다만, 불펜 투수로서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며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이 밖에 긴 부상을 벗어나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인 최영환이나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나균안 등이 선발 투수에 도전했지만,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시즌 내내 4, 5 선발 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22 시즌 롯데는 다시 4, 5 선발 투수를 찾아야 한다. 1, 2 선발 투수는 새로운 외국이 투수 반스와 스파크먼으로 채웠다. 반스는 롯데에 필요한 좌완 투수로 과거 롯데 에이스로 활약했던 레일리를 연상하게 한다. 스파크먼은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미국과 일본 야구를 두루 경험했다. 지난 시즌 스트레일리, 브랑코 조합보다는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다. 3선발은 지난 시즌에 이어 박세웅이다. 지난 시즌 10승을 넘어서며 부활한 박세웅은 올 시즌 더 발전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아직 병역의무를 다하지 못한 박세웅은 올 시즌 중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이 절실하다. 기량은 경험이 더해지면서 무르익었고 동기부여 요인도 확실하다.

문제는 역시 4, 5 선발 투수다. 후보자는 지난 시즌에 이어 많다. 지난 시즌 후반기 롯데 선발 마운드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이인복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에 이어 이승헌, 서준원, 김진욱의 영건들 재기를 꿈꾸는 최영환과 1군 마운드에서 자리를 잡고자 하는 나균안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1군 스프링 캠프에 합류했다.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 이민석도 1군 스프링 캠프에 새롭게 등장했다. 그 외에 수년간 롯데 육성 시스템 속에서 육성되고 있는 젊은 투수들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후보군 중 상당수는 1차 지명 신인 출신이다. 이승헌은 2018 시즌 롯데 2차 1라운드, 서준원은 2019 시즌 1차 지명, 최영환은 2014 시즌 한화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지만, 2차 1라운드 지명자 출신이다. 김진욱은 지난 시즌 롯데의 2차 1라운드 지명자다. 나균안 역시 2017 시즌 투수가 아닌 포수였지만, 2차 1라운드 3순위의 높은 지명 순위 선수였다. 당시 그에 대한 기대치는 제2의 강민호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도 상당했다. 신인 이민석은 22시즌 1차 지명 선수다. 모두 롯데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유망주 군에 포함된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 틈 속에서 선발 투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는 이는 이인복이다. 이인복은 대졸 선수로 2014 시즌 2차 2라운드 209순위 지명자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비해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 입단 후 이인복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그저 그런 불펜 투수였다. 중간 경찰청에서 병역 의무를 다하며 1군에서 멀어져 있기도 했다. 그사이 그는 30살을 훌쩍 넘어선 나이가 됐다. 더 이상 기량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시점에 이인복은 반전을 이뤄냈다.

시즌 시즌 후반기 이인복은 부족한 선발 마운드의 대체 선발 투수로 발탁됐다. 이를 위해 이인복은 2군에서 선발 투수로 경험을 쌓았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주로 불펜으로 활약했던 그가 1군에서 선발 투수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고 1, 2경기 선발 등판 후 한계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인복은 후반기 롯데 선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자리했다. 초기 5이닝을 버티지 힘들었지만, 투구 경험이 쌓이면서 6이닝 정도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보였다. 

이인복은 강속구를 아니지만, 날카롭게 떨어지거나 꺾이는 싱커로 수많은 땅볼을 유도했고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도 커졌다. 마차도가 있는 롯데 내야진의 단단한 수비도 이인복에 큰 힘이 됐다. 이인복은 10월 한 달 선발 투수로 고정되며 2승에 방어율 1.44를 기록했다. 피홈런을 하나도 없었고 구속도 더 빨라지며 위력을 더해지는 투구를 했다. 반짝 활약이라 하기에는 투구가 매우 안정적이었다.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를 이인복은 확실히 잡았다. 

 

4, 5선발 투수 경쟁에서 앞서가는 이인복

 


2022 시즌 롯데 선발 마운드 구상에서 이인복은 4선발 투수 1순위이다. 지난 시즌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제구가 안정적이고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은 파워 피처 유형이 많은 롯데 마운드에서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은 공이 아래위로 변하는 싱커볼이 많은 이인복에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마차도가 떠난 롯데 내야진의 수비 뒷받침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학주라는 대형 유격수의 트레이드 영입으로 불안감을 일정 해소했다. 

이런 이인복의 모습은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유망주 투수들이 좌절할 필요가 없고 그들은 충분히 기회가 있다. 그들에 대한 문제는 분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훨씬 나은 투구를 할 수 있는 자원들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경쟁 구도도 그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롯데는 이 경쟁구도에서 4, 5 선발 투수를 확정하고 롱맨 역할을 할 투수를 1군에 잔류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1군과 2군을 오가며 이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선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이득이다. 물론, 그전제는 선발 투수 예비 후보군들의 기량발전이다. 이들이 지난 시즌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다면 1군 마운드에 올리기에 큰 부담이 된다. 4, 5선발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지는 시즌의 반복이다. 마운드가 전력에 핵심이 되는 롯데로서는 큰 난관을 맞이할 수 있다. 마운드 보호를 위해 외야를 넓히고 펜스를 높인 롯데의 선택이 의미를 잃게 된다.

롯데는 큰 구장으로 변신하는 홈구장 환경이 선발 투수 경쟁을 하는 영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마침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제구에 대한 부담이 덜해졌다는 점도 호재다. 롯데는 그에 맞게 유망주군에 투수 상당수를 우월한 하드웨어에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로 채웠다. 올 시즌은 그 성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앞서 말한 1지명 출신 영건들이 잠재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과연 롯데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만들어내고 선발과 불펜진이 조화를 이루는 마운드를 구성할 수 있을지 이는 롯데의 올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일 미치는 일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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