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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대 일본, 팀의 역략이나 선수들 면면을 살핀다면 네델란드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였습니다. 일본은 1차전 카메룬 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극단전 수비전술에 기인한 행운의 승리로 평가 절하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생각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양팀은 경기전 분위기에서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네델란드는 이미 승리한 것 처럼 여유를 보였고 일본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네델란드의 승리를 예상했고 그 점수차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축구 팬들은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의 재편을 예상했을지도 모릅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얼만 지나지 않아 경기 흐름은 예상을 빚나가고 말았습니다. 일본은 수비 위주의 전술을 들고나오긴 했지만 수비 라인을 위로 끌어 올리면서 압박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네델란드는 일본의 강력한 저항에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일본은 볼 점유율에서 크게 뒤졌지만 강력한 프레싱을 바탕으로 기회가 생기면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습니다. 문전까지 내려간 극단적 수비 전술로 아르헨티나에 맞선 대한민국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전술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공격이 풀리지 않자 네델란드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경기전 5 : 0 의 승리를 운운했던 네델란드 감독의 표정은 굳어져 갔습니다. 일본의 역습에 수비가 허둥지둥 하는 모습이었고 피파랭킹 4위팀의 경기력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공격은 너무나 느렸고 수비를 돌파할 선수도 없었습니다. 볼만 많아 가지고 있었을 뿐 날카로운 슈팅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전반전 0 : 0, 네델란드에게는 너무나 답답한 일본에게는 성공적인 전반전이었습니다.

후반전 들어 네델란드는 빠른 공격수를 연이어 교체하면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습니다. 일본 역시 전반과 달리 좀 더 공격에 힘을 실으면서 네델란드에 맞섰습니다. 전반전의 결과가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페스는 물 흐르듯 잘 연결되었고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해갔습니다. 골 결정력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선제골은 일본의 것이었을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승운은 네델란드에 있었습니다. 후반 8분 네델란드는 행운이 깃든 골로 앞서나갔고 이 한골은 승부를 결정짓는 유일한 골이었습니다. 선수들에 시야가 가린 일본 골키퍼가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막을 수 있는 슈팅이었기에 일본의 아쉬움을 컷을 것입니다. 이후 일본은 공세를 강화하면서 만회골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공격수를 연이어 투입하면서 네델란드를 몰아붙였습니다. 일본의 강력한 공격에 네델란드는 당황한 모습이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네델란드는 수비에 급급했습니다.

일본은 실점 이후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습니다.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돋보였지만 마무리가 부족했습니다. 일본의 약점인 강력한 스트라이커 부재가 그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경기 막판 일본은 중앙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시켜면서 혼신을 힘을 다했습니다. 하지마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고 1 : 0 네델란드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네델란드는 승리했지만 톱 클래스 팀의 경기력이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만만히 본 탓인지 일본의 팀 전술에 대한 대응에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전후반 내내 그들이 자랑하는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우승을 노리는 팀 답지 않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결과가 말해준다는 축구지만 네델란드의 경기는 졸전이라 할 만큼 실망스러웠습니다.


반면에 일본은 촘촘한 수비로 네델란드의 공격을 잘 막아냄과 동시에 후반에는 오히려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카메룬전 승리가 우연아 아니었음을 입증했습니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은 경기 막판까지 이어졌고 네델란드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세밀한 패스는 네델란드전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앞서 지적했지만 마무리만 좋았다면 또 한번의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내용의 경기였습니다.

일본은 월드컵 전 한국과의 평가전 완패와 연이은 평가전에서의 졸전으로 자국에서마저 지탄을 받았습니다. 4강을 노린다는 당당함은 사라지고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그리스전 완승에 자극을 받았는지 본선의 일본은 다른 팀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조직력은 탄탄했고 수비 조직력은 더 좋아졌습니다.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네델란드전 선전의 결과는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은 남은 덴마크전에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 진출을 할 수 있습니다. 지지않은 경기가 이기기 위한 경기보다 어렵고 그것이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지만 네델란드전 만큼의 경기력이라면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높습니다. 덴마크가 네델란드 못지 않은 강팀이지만 일본이 평정심을 가지고 임한다면 극적 반전의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본의 선전은 대한민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그리스전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아르헨티나전 대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극단적 수비 전술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는 분명 감독의 전술 선택의 실패였고 그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했습니다. 적극 공격이 승리를 담보하고 더 낳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패했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대패로 선수 기용과 관련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하는 것은 팀 조직력에 좋은 일이 아닙니다. 무승부로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패의 후유증을 떨쳐내고 조직력을 되 살리는 노력이 필요한 대한민국입니다.

일본은 아시아 진출국중에서 가장 뒤쳐져 있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전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팀들의 선전은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경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선의의 경쟁속에 어느 팀이 16강의 문들 열 수 있을지, 일본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그 문을 가장 먼저 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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