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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7할 승률 달성으로 선수 방출의 위기를 극복한 최강야구 몬스터즈가 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몬스터즈와의 첫 경기에서 콜드패를 당한 이후 절치부심하며 2차전을 준비했던 경북고는 몬스터즈의 관록을 극복하지 못했고 야구가 힘만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을 절감해야 했다. 

큰 고비를 넘긴 몬스터즈는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시즌 11번째 경기를 준비했다. 승리에 대한 중압감이 컸던 이전 경기에서 최강야구의 경기전 화면은 비장함과 간절함으로 채워졌다. 경기전 농담을 한 마디 하기도 어려운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히, 시즌 10번째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 방출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선수단 전체는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10번째 경기 콜드승은 몬스터즈 선수들에게 여유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의지까지 희미해진 건 아니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인 시즌 승률 7할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다시 다음 20경기에서 7할 승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선수 방출이 이루어지는 옵션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기는 분위기를 최대한 이어가는 게 중요한 몬스터즈였다. 

이에 맞서는 경북고는 몬스터즈와의 1차전에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후보인 타자 겸 투수 전미르를 선발 등판시키고도 마운드가 붕괴되면서 완패한 기억이 있었다. 경북고는 그때와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야 했다. 이미 몬스터즈에게 아픈 패배를 안겼던 장충고 경기를 그들도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이런 경북고를 상대하는 몬스터즈는 경기 전 전력 누수가 있었다. 독립리그 선수로 활동 중인 내야수 황영묵과 최수현이 리그 일정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햄스트링 부상 중인 내야수 정근우와 팔꿈치 부상이 있는 외야수 이택근도 경기 출전이 불가능했다.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은 다시 한번 라인업 작성에 고민을 해야 했다. 

내야는 대체 선수로 대학생 선수 원성준과 부상 대체 선수로 임시 합류한 고영우가 있지만, 선수들의 이탈로 약해진 타선에 힘을 실어줄 선수가 부족했다. 특히, 지명타자 자리에 설 수 있는 서동욱, 이홍구의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라인업 작성에 어려움을 더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택은 서동욱이었다. 서동욱은 시즌 1에서 내. 외야를 오가는 멀티 수비 능력에 득점권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등 필요할 때 힘이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시즌 2에서 서동욱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주로 벤치를 지키는 처지가 됐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타격감도 떨어져 있었다. 

이런 서동욱에게 정근우가 구원자로 나섰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정근우였지만, 그는 연습 중인 선수들에게 타격과 관련한 조언을 해줬다. 정근우는 몬스터즈 선수이기도 하지만, 최근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며 지도자로서의 커리어도 쌓아가는 중이었다.

이런 정근우의 조언은 간결하지만, 필요한 부분을 잘 짚어냈다. 정근우의 조언을 받으며 서동욱은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김성근 감독이 그를 선발 지명타자로 8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이유였다. 김성근 감독은 마지막까지 고심하다 기존 선발 라인업의 선수 이름을 지우고 그를 넣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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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김성근 감독은 선발 투수 선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몬스터즈의 선발 투수는 원투 펀치인 이대은과 오주원 그리고 대학생 투구 정현수가 나섰다. 경북고와의 2차전에서 김성근 감독은 사이드암 신재영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 신재영은 최강야구 시즌 2에서 트라이아웃을 거쳐 영입됐고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기복 있는 투구를 하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재영은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은퇴 한 이후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등의 열정을 보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신재영에서 선발 투수의 기회를 주며 동기 부여를 했다. 이 역시 매우 성공적인 결과로 연결됐다. 

경기 분위기는 경기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한 몬스터즈가 초반부터 주도했다. 경북고 선발 투수 김주원의 제구 난조가 원인이 됐다. 김주원은 1회 초 수비에서 뛰어난 구위와 변화구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2회 초 김주원은 1사 후 몸 맞는 공으로 첫 출루를 허용한 이후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몸 쪽 공이 몸 맞는 공이 되면서 몸 쪽 공 승부에 부담이 생겼고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투구 폼을 빠르게 하는 동작이 되면서 투구 밸런스가 급격히 흔들렸다. 몬스터즈는 상대 투수의 연이은 볼넷 허용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타자는 8번 타순의 서동욱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서동욱에게 만루 기회가 찾아온 것이 몬스터즈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저 서동욱이 병살타를 때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동욱은 만루에서 제구에 주력한 상대 선발 투수의 몸쪽 공을 힘 있게 받아쳤고 그 공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2 개막전에서 나온 정성훈의 만루 홈런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팀 만루 홈런이었다. 타격 부진으로 정근우에게도 조언을 구했던 서동욱에게는 그동안의 부담을 털어내는 한방이었고 몬스터즈로서는 모처럼 경기 초반 득점으로 편안한 흐름의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초반 4득점했지만, 그다음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만루 홈런 허용 이후에도 경북고 선발 투수 김주원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몬스터즈는 볼넷과 안타를 더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원성준은 3볼의 유리한 볼 카운트 승부를 했다. 여기서 몬스터즈 3루 코치는 히팅 사인을 하며 적극적인 베팅을 주문했다. 원성준 역시 치고 나가려는 의지가 강했다. 

적극적인 타격은 좋았지만, 원성준은 스트라이크와 거리가 먼 몸쪽 높은 공에 방망이가 나갔고 제대로 스윙을 하지도 못한 채 공이 방망이에 맞았다. 골라냈다면 1사 만루가 될 상황은 평범한 내야 땅볼과 함께 2사 2, 3루로 변했다. 상대 선발 투수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몬스터즈의 공격 흐름도 끊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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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히팅 사인이 나와도 스트라이크를 타격하는 게 보통이다. 나쁜 공을 골라낼 수 있는 타자의 능력을 고려한 작전이었지만, 원성준의 지나친 의욕은 어이없는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순간 몬스터즈의 벤치 분위기는 만루 홈런의 들뜬 분위기가 사라지고 찬물을 끼얹는 듯 숨죽이는 모습이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원성준을 질책했다. 정성훈이 원성준의 플레이에서 잘못된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끊어진 몬스터즈의 공격 흐름은 한동안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 투수 신재영의 호투가 몬스터즈의 승리 가능성을 매 이닝마다 높여나갔다. 신재영은 완벽에 가까운 제구가 변화구로 구사 능력으로 경북고 타자들을 꼼짝 못 하게 했다.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신재영은 변화구는 쉽게 공략하기 힘든 마구와 같았다. 

고비는 있었다. 2회 말 수비에서 신재영은 경북고 선두 타자인 이승헌에게 좌측 담장에 맞는 장타를 허용했다. 무심코 던진 변화구가 힘없이 가운데 몰린 결과였다. 맞는 순간에는 홈런을 직감하게 하는 타구였다. 이는 몬스터즈 선수들은 물론, 타자도 그렇게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그 타구는 펜스를 직접 때렸다. 여기서 경북고 선수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홈런으로 여긴 타구에 경북고 타자는 날아가는 공을 감상하며 천천히 베이스러닝을 했다. 타구가 펜스에 맞은 걸 확인했을 때는 2루에도 향할 수 없었다. 전력 질주를 했다면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경북고 타자는 타구를 날리고 멋지게 베트 플립을 하는 등 프로선수와 같은 멋을 부렸지만, 그 결과는 장타를 단타로 만들었다.

이는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였다. 1루수였던 이대호 역시 2루타가 단타로 둔갑된 상황에서 타자 주자를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플레이는 경북고가 추격할 수 있는 흐름을 스스로 놓치는 결과가 됐다.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도루마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실패하면서 경북고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북고는 그 안타가 경기에서 유일한 그들의 안타일지는 알지 못했다. 

 

 

 



이후 경기는 몬스터즈 선발투수 신재영의 완벽투로 장면 장면들이 채워졌다. 신재영은 2회 말 안타 허용 이후 6회까지 더 이상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사사구도 없었다. 완벽투 그 자체였다. 그의 완벽투는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좌완 오주원이 이어받았다. 오주원은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경북고 타자들에게 단 한 번의 진루도 허용하지 않는 투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경북고는 1개의 안타만을 기록한 채 추가 실점을 더하며 0 : 7로 완패했다. 1차전에 이어 마운드는 사사구 11개를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고 타자들은 몬스터즈 투수들의 관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야구가 얼마나 섬세하고 상황마다의 대처 능력이 중요한지를 제대로 느끼는 경기였다 경북고 선수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경북고의 3번 타자인 임종성은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일대 일 특별 레슨을 받으면서 자신을 발전시킬 소중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몬스터즈는 신재영이라는 또 한 명의 승리 카드를 얻었고 2경기 연속 완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서동욱이 결정적인 만루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면서 야수진에 또 다른 옵션도 더해졌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최강야구 48회는 야구가 미묘한 플레이 한 개에 흐름이 달라지고 승패를 엇갈리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경기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야구가 공을 던지고 치기만 하는 공놀이가 아닌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고 그에 맞는 상황 대처 능력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이점에서 최강야구 48회는 야구의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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