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홍성흔 두 베테랑의 힘이 절실한 롯데자이언츠

4월과 5월 롯데는 극과 극의 행보를 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입니다. 최근 수년간 있어왔던 일이었다고 하지만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기에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4월 한달 투타의 부진속에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는 5월들어 승률을 크게 높이면서 5할 언저리로 그 성적을 맞쳐 놓았습니다. 4위권 싸움에 본격 가세한 것입니다.

5월 한달을 숨가쁘게 달려온 롯데지만 3,4위권과는 격차가 있습니다. LG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중위권 싸움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두산의 부진이 깊어지고 한화가 다시 힘을 내면서 알 수 없는 순위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 숨 돌리기는 했지만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5월 한달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특유의 강력한 선발진을 다시 구축했습니다. 사도스키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젊은 피 고원준 선수가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4월 부진으로 큰 우려를 샀던 이재곤 선수도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여기에 노장 코리선수의 투혼의 역투는 팀 분위기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5월초 무리한 등판의 후유증 탓인지 구위가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팀을 위기에서 구한 노장의 역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타선도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이대호 선수는 점점 7관왕의 위력을 되찾았고 타이틀 경쟁에 그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대호 선수가 타선의 중심을 확실히 잡으면서 타선은 공격의 팀으로 그 면모를 되찾았습니다.

김주찬 선수의 부상공백은 전준우 선수가 1번 자리에 들어오면서 해소되었습니다. 전준우 선수는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대신 더 많은 출루와 도루로 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전준우 선수가 테이블 세터진에 자리하면서 롯데의 공격력은 크게 좋아졌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손아섭 선수는 근성있는 플레이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타격을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손아섭 선수가 3번에 자리하면서 롯데의 득점력이 크게 향상된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포수 강민호 선수는 극강의 주자 견제 능력과 안정된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이대호 선수와 더불어 안정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력적인 부담에도 꾸준히 3할 이상의 타격을 기록하면서 타선의 윤활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는 중심타선에들어서면서 공격에서도 그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서 점점 벗어나면서 하위 타선의 뇌관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수 차례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면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자신의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힘있는 하위타자로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투타에서 힘을 되찾은 롯데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해마다 롯데를 괴롭히던 불펜의 문제는 여전하고 아직 완전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코리 선수는 힘이 떨어지면서 마무리의 불안감을 다시 증폭시켰고 불펜은 어느 누구도 1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투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경기때 마다 돌려막기 식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불펜 문제는 시즌 내내 짊어져야할 짐이 될 것입니다.

이런 불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선이 더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지난 시즌은 모습을 되찾은 타선이지만 아직 부진의 그림자를 지워낸 것은 아닙니다. 중심적인 역할을 해 주어야할 두 베테랑이 아직 자기 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클린업 트리오에 이름을 올려야 할 홍성흔, 조성환 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주장의 자리를 서로 주고 받을 만큼의 팀의 구심점이 되어야할 선수들입니다. 이대호 선수가 최고의 스타로 자리했지만 이들은 팀의 정신적 지주로 최고참으로 팀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야할 선수들입니다. 경기에 함께 뛰는 것만으로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이 두 선수는 타격에있어서도 순도 높은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큰 활약에 가려지긴 했지만 최고의 공격력을 갖추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작년 시즌의 활약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도 함께 하게 했습니다.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으로 연결되는 조대홍 중심타선은 롯데의 공격력을 대변하는 이름이었습니다.

올 시즌 조대홍의 두 축 홍성흔, 조성환 선수는 완전한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율 0.273 의 홍성흔 선수나 0.253의 조성환 선수 모두 자신의 모습이 아닙니다. 노장이라고 하지만 아직 그 기량의 급속한 하락을 말하기에는 이른 선수들입니다.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들이기에 부족한 훈련탓이라는 말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시즌 타점과 홈런에서 괄목할만한 기록을 세웠던 홍성흔 선수는 올 시즌 이 두 부분에서 크게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타율의 하락에서 말해주듯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좌익수를 오가는 새로운 수비 포지션은 그에게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지명타자로 특화된 그에게 수비수의 역할은 타격감 유지에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지난 시즌 호쾌한 스윙으로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를 잡았던 홍성흔 선수지만 올 시즌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서 타석에서 조급해 하는 인상이 역력했습니다. 나쁜 공에 자꾸 손이 나가거나 지나치게 힘이 힘이 들어갔습니다. 이는 타격이 슬럼프를 길게 만들었습니다. 타율과 장타력이 모두 본 모습을 잃어버린 홍성흔 선수는 특유의 클러치 능력까지 떨어지면서 5번에서 6번으로 그 위치를 변경해야 했습니다.

조성환 선수 역시 시즌 초반 부터 이어져온 타격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올 시즌 FA를 앞두곤 누구보다 의욕적인 시즌을 맞이했던 조성환 선수였습니다. 그것이 부담이 되었던 탓인지 조성환 선수의 타격은 원할치 못했습니다. 좋았던 선구안이 흔들리면서 안타의 확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인 조성환 선수의 부진은 예상밖이었습니다. 이는 수비까지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5월의 끝자락 홍성흔, 조성환 선수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팀이 하위권에서 탈출하면서 이들도 마음의 짐을 덜어낸 모습입니다. 홍성흔 선수의 경우 타석에서 한결 여유가 생겼습니다. 유인구에 대한 대응이 좋아지면서 어의없는 스윙이 줄었습니다. 볼넷이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타구에 힘을 싣는 것이 아직 완전치 않지만 안타 생산의 확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조성환 선수는 최근 타격에서 확실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 KIA전에선느 홈런과 함께 하위타선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밀어치는 스윙이 다시 살아나면서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난 느낌입니다. 수비에서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서 팀 기여도가 높았던 조성환 선수의 모습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중위권 싸움에 가세한 롯데지만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없습니다. 투수진에서 손민한, 최향남 두 노장 투수의 복귀는 아직 요원합니다. 결국 롯데를 이끄는 힘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기존 선수들의 더 큰 분발이 요구됨을 의미합니다. 홍성흔, 조성한 두 중심선수가 다시 그 힘을 되찾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지난 시즌 두 선수는 큰 부상을 입었고 강한 의지로 그 어려움을 이겨낸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강한 근성을 지닌 선수들입니다. 언젠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5월이 끝나는 시점에서 두 베터랑은 부진의 터널을 탈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가 중심타선에 복귀할 만큼의 기량이 회복된다면 이대호 선수가 집중 견제의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팀 타격의 힘이 더 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3번 손아섭 선수를 2번이나 6번에 배치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상 하위 타선이 모두 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롯데 타선의 고민이었던 2번 타순이 확실해 질 수 있습니다. 포수 강민호 선수를 하위타선으로 돌리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하위타선의 힘은 한층 더 강해질 것입니다. 

5월 대반격으로 하위권 탈출에 성공한 롯데지만 이제 겨우 승패의 균형을 맞췄을 뿐입니다. 순위권에서 멀어졌던 팀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한 롯데였습니다. 지금의 성적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비상체제 가동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본격적인 순위싸움은 이제 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테랑이 힘이 필요한 롯데입니다.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성적 부진으로 팀 기여도를 높이지 못했던 홍성흔, 조성환 두 선수가 다시 팀의 중심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의 성적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조대홍 타선의 부활은 롯데 타선이 다시 정상 가동됨을 의미하고 5월의 상승세를 이어갈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두 베테랑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들의 활약은 롯데의 남은 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팬들 역시 이들의 완벽한 부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팀과 팬들의 기대에 두 베테랑이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번주 홈 6연전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