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을 가지고 다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역이 아닌 또 다른 역에서 내려 조금 많은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근처를 지나치면서 지나고 싶은 길이 있었습니다. 마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과 같은 곳이 있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길에 미치지 못했지만 제법 운치있는 길이더군요. 가지고 있던 작은 카메라로 그 길을 담아 보았습니다. 근처 아파트 단지를 감싸는 가로수 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실점이 한 점으로 모이는 그 길이었습니다. 돌아온 길을 되 돌아 보면 제가 아주 커 보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길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을 이제서야 았았네요. 이 길을 따라 저는 일상을 시작하지만 가을은 저 편으로 멀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이제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2010년도 점점 그 마지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11월의 첫 날, 늦 가을의 풍경들을 모았습니다. 예전 경북 상주 출사를 가면서 담았던 감익는 모습들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이들마저 떨어지고 나면 가을은 겨울에 자리를 내주고 저 편으로 떠나가겠지요.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올 가을의 아쉬움을 대신해 보려합니다. 늦 가을 답지 않게 비가 많이 왔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감들은 내리는 비로 더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렁주렁 감을 매달고 있는 감나무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에 물방물들이 더하니 힘이 더 들 수 밖에 없겠지요. 비가와도 날이 추워져도 감들은 그 빛을 더하고 익어갑니다. 함께 가을도 깊어가..
가을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도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고양시 원당에 위치한 종마목장이 그곳입니다. 경마장에서 뛸 경주용 마들을 키워내고 기수를 교육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일전에 가을 풍경을 담았던 넓은 초원과 은행나무 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에 담았던 사진 중에서 키워지고 있는 말들의 사진을 모았습니다. 넓은 초원을 유유자적하게 즐기는 이들이야말로 가을을 제대로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아직은 초록 빛이 남아있는 목장 한 편에서 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이 커플은 항상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둘이라면 가을의 고독은 덜 할 수 있겠지요. 사실 모든 말들이 커플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이 목장은 우수한 형질의 경주마를 키워내는 목적으로 설립된 곳입니..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늦은 단풍이 오히려 가을이 멀어져 가는 것을 덜 아쉽게 하는 요즘입니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도 곳곳에서 마지막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산행길에 만난 그들을 담았습니다. 전에 코스모스의 모습들을 담은 적이 있지만 이제 이들을 담을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건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운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땅만 있으면 그 씨앗은 쉽게 뿌리를 내리고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코스모스가 피는 곳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길가 어느곳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의 버스 정류장, 도로변, 산 곳곳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들이 아주 아름답다 할 수 는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코스모스..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논밭의 자리를 대신하는 제 동네에서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올 해가 지나면 이 모습을 보기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개발의 물결이 이곳을 지나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올 가을이 황금빛으로 가득찬 풍경을 볼 수 있는 마지막 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으로만 그 모습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일출과 함께 하는 황금 논의 풍경도 바람에 흔들리는 황금색 풍경도 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황금의 논도 이슬이 내려앉은 벼 익는 풍경도 추수가 끝난 논의 또 다른 풍경도 2011년에는 추억속으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을 미리 담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가 넓어지면 더 편한 삶을 살 ..
곳곳에서 단풍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가 단풍의 빛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고 하는데요. 가을 단풍과 함께 본격적인 산행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원색으로 치장하고 산으로 산으로 향합니다. 저도 그 흐름에 따라 서울 근교의 남산산성을 찾았습니다. 단풍은 없었지만 산성길을 따라 가을 느낌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사람들의 북적거림을 피해 성곽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길을 따라 우거진 숲 사이고 햇살이 비치고 그 빛을 따라 걸음을 재촉합니다. 성곽 틈에 피어있는 들꽃들이 반가웠습니다. 돌틈 사이 척박한 환경이지만 이 꽃들은 틈 사이로 비친 햇살을 찾아 꽃을 피웠습니다. 삭막하게 보이던 성곽에서 자란 생명은 따뜻함으로 다가옵니다. 높은곳에서 본 도시의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