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이라 해도 될 만큼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3월이 다 되었네요. 이제 내리는 비는 봄비라 해도 될 듯 합니다. 작년 이맘 때 담은 모습들입니다. 막 피기 시작한 매화꽃입니다. 봄의 시작과 함께 하는 꽃이지요.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그 꽃 망울을 한껏 부풀어 올라있을 듯 합니다. 매화의 은은한 멋을 저는 좋아합니다. 여기 봄비를 머금은 꽃이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터질듯 하네요. 다른 꽃들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친구도 있습니다. 세상을 좀 더 일찍 보고싶었던 모양입니다. 목련꽃도 봄이 오는 준비를 하고 있고요. 다른 한편에서는 새싹이 돋아나려 합니다. 이 작은 나무도 초록의 빛으로 옷을 바꿔가겠지요. 작년의 모습이지만 봄을 미리 가지고 왔습니다. 그맘큼 지난 겨울이 추웠..
봄이 벌써 온 것일까요? 낮에는 따뜻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아직 대지는 봄의 옷을 입기에는 시간이 좀 이른 듯 합니다. 언젠가 기차를 타고 찾았던 임진각 공원입니다.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인 곳이지요. 이른 봄의 풍경은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넓은 대지위해 서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광할한 공간에서 나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낡고 빛 바랜 모습은 시간의 흐름이 묻어납니다. 저는 이 길을 따라 과거의 어떤 순간과 함께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넓은 공원 한편에 서 있는 건물들이 반갑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작은 연못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역시 공원은 푸른 잔디밭이 있어야 하는 것..
평범한 일상에서도 의미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갔던 모습들을 정지된 사진에 담으면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탑 사이로 달이 걸렸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전기의 파장이 무서웠을까요? 왠지 움츠려든 듯 합니다.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느낌인데요. 자연의 일부와 금속의 구성물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고압탑을 벗어난 달이 홀가분해 보입니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저 멀리 모습을 감추겠지요. 이른 아침, 크레인 저머로 해가 뜨고 있습니다. 나란히 자리잡은 듯 사이 좋게 보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크레인과 밝은 태양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루엣이 금속의 차가움을 덜어주는 듯 합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아침에 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하..
제가 김포에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집 배란다에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벽 하늘을 무심코 보다가 갑자가 카메라를 찾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요. 이렇게 둥근 해를 볼 수 있어 좋았던 어느 날입니다. 붉은 하늘과 함께 하니 온 몸에 에너지가 느껴지더군요. 이 순간만큼은 태양의 에너지를 더 혼자 받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모습들도 집앞에 높은 상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점점 보기 힘들어질 듯 합니다. 사는 곳이 발전하는 것은 좋은데 멋진 풍경을 잃게 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이젠 이 모습들을 담으러 동네 앞산을 올라야 할 듯 하네요. 멋진 풍경을 공짜로 보지말고 좀 더 부지런해지라는 하늘의 뜻일까요? 당분간은 사진으로 붉은 일출의 에너지를 느껴야겠습니다.
항구를 찾는 것은 항상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다양한 표정들이 있기 때문이죠. 김포 대명항에서도 그 모습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같은 김포에 살지만 버스로 1시간여 가야 하는 곳이 대명항입니다. 꽤 많은 정거장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도 갈때마다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오는 곳이기에 가는 과정의 수고를 잊게 해줍니다. 저는 해질 무렵의 항구가 좋습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일까요? 정박된 어선들이 쉬는 모습이 편안함을 줍니다. 해질녁의 모습을 카메라 세팅을 조절해서 보라색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보라색의 물결 속에서 잠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착각에 빠져봅니다. 한 낮의 역동적인 모습도 좋습니다. 바람 많이 불던날의 풍경입니다. 일렁이는 물살과 뭉게 구름이 한께 하는 항구는 강인한 ..
어느날 하염없이 시내를 집 주변을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더군요. 초 봄의 선유도 공원입니다. 인적없는 공원은 너무나 고요합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세상에 저 혼자만 있는 착각에 빠져듭니다. 새벽에 내린 비는 물방울들을 곳곳에 남겼습니다. 햇상에 비친 물방울들이 좀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들을 유심히 살폈기에 그럴까요? 다른 세상과 통할 것 같은 작은 통로를 발견했습니다. 아직은 저 편으로 가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현실에 미련이 남아서 일까요? 두려워서 일까요? 고요함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리 익숙치 않은가 봅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빨리 가고 싶어집니다. 초 봄의 공원은 기대와 달리 너무 조용합니다. 이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