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흥행과 대회 운영, 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 대회를 통해 강원의 작은 마을 평창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장소가 됐고 빙상 종목 외에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 동게 스포츠는 그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여러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3번의 도전 끝에 개최권을 가져오긴 했지만,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경기 침체로 인한 예산 확보의 어려움이 있었고 국정 농단 세력이 동계 올림픽을 그들의 치부 수단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림픽에서 대한 시선이 점점 차가워졌다. 막대한 비용은 지출하는데 비해 부가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올림픽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이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조직 위원회가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면서 제 역할을 못하는 점도 문제였다. 대회 준비가 지지부진하면서 IOC를 중심으로 분산 개최가 검토되기도 했다. 나중에 백지화되긴 했지만 대회 성공 개최한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어렵게 시설을 완성하고 대회가 임박하는 시점에도 국민적 관심이 높지 않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북핵 문제로 촉발된 위기 국면은 대회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된 건 2018년 새해 전격 발표된 북한의 올림픽 참가였다. 북한의 참가와 남북 단일팀의 구성은 이후 올림픽에 대한 국. 내외의 관심을 높였다. 이후 올림픽은 활기를 띠었다. 이 분위기는 대회 내내 이어졌고 대회 운영도 순조로웠다. 결과적으로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에 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역시 애초 목포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큰 성과를 얻었다. 강세 종족인 쇼트트랙과 빙상 종목 외에 썰매 종목과, 설상, 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 이는 동계 스포츠의 범위를 ㄴ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스켈레톤의 윤성빈과 여자 컬링 대표 팀, 남자 봅슬레이 4인승의 메달은 우리 동계 스포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우리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한 건 아쉬움이었다. 특히, 대회 도중 나온 여자 팀 추월 경기에서의 왕따 스캔들은 여론의 상당한 지탄을 받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자신의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고도 그 감정을 숨기고 죄송하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빙사 연맹의 해묵은 파벌 싸움과 특정 선수 밀어주기와 차별, 메달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함께 했다. 최근 비판이 잦아들고 있지만, 빙상 연맹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를 여전하다.
지금까지 우리 스포츠는 소수의 엘리트들에 대한 집중 육성이 중요한 정책이었다. 한정된 선수 자원 속에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국가는 국위 선양이라는 명분에 따라 이에 대한 상당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올림픽에서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 이번 동계 올림픽도 홈 팀의 이점이 있었지만,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 있었다. 그동안은 이런 성과를 근거로 준비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연맹과 협회의 난맥상이 묻혔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에는 각 연맹과 협회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
빙상 연맹은 여전히 파벌 문제가 여전하고 깜짝 활약을 하며 영미 신드롬을 불러왔던 여자 컬링 대표 팀은 협회의 내분으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포상금도 받지 못하는 소식일 들려오고 있다. 대회 참가 직전 올림픽 참가 기준을 알지 못해 선수들의 함께 훈련한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스키협회의 행정력도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제 국민들은 단순히 메달 몇 개를 따내는 것에 열광하지 않는다. 시대는 변했다. 국민들은 선수들의 노력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우리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멋진 연기를 펼친 아이스댄스 팀에 대한 격려와 후원이 계속되고 있고 예선 전패로 탈락했지만, 아이스하키 팀에 대한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비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메달을 따내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국민들은 성원을 보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높아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라 해도 수준 높은 경기에는 큰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 이런 국민들에게 성과만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상당한 역풍을 받는 시대가 됐다. 상당한 명분과 의미가 있었음에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 북 단일팀에 대해 상당한 비판 여론이 있었다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 체육계가 성과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이제는 메달이라는 목표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구조가 아닌 온 국민이 다양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더불어 함께 하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성공적이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대회였다. 하지만 밝음과 함께 한 어두움 또한 함께 한 대회였다. 평창 올림픽이 밝음과 함께 했던 어두움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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