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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가혹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구단들은 운영 방침이 효율성에 더 중점을 두는 운영을 하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두산, 키움이 내부 육성을 통해 강한 전력을 만들어내면서 타 구단들도 육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많은 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수들은 경기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직면해야 했다. 그 결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베테랑 선수들이 방출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방출 선수 중 일부는 타 구단과 계약하며 선수로서 이력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원치 않는 은퇴의 길을 걸어야 했다. 

FA 시장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베테랑급 선수들은 FA 시장에서도 평가 절하당했다. 구단들은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를 걱정했다. 그동안 FA 계약의 실패 사례가 계속 쌓이면서 구단들은 지금까지 성적에 앞으로 활약 가능성을 고려했다. 30살을 훌쩍 넘긴 선수들에게 FA 시장은 기회의 장이 아니었다. 보상 선수 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어렵게 FA 자격을 얻어도  타 구단의 제안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원 소속 구단과의 협상 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가 원하는 계약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2번째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에게는 더 냉혹한 평가가 뒤따랐다. 전성기가 지난 상황에서 FA 신청을 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 여론이 많았다. 선수들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만, FA 시장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NC의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도 2019 시즌 후 2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2016 시즌 박석민은 4년간 최대 96억 원의 대형 계약으로 삼성에서 NC로 팀을 옮겼다. 그의 계약은 당시 예상치 못한 깜짝 뉴스였다. 박석민은 2004시즌 삼성에 입단한 이후 삼성에서 성장하고 중심 선수로 자리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박석민이 삼성 외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박석민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기한 NC와 손을 잡았다. 그 시점부터 긴축재정 모드로 돌아선 삼성은  FA 선수 영입에 큰 투자를 할 수 나선 NC와의 머니 게임을 이길 수 없었다. 그렇게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삼성 팬들로서는 허탈한 순간이었다. 

NC는 박석민의 영입으로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부족한 우타 거포를 보강했고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3루수를 확보하며 팀 타선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박석민이 가세한 2016 시즌 NC는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외국인 타자 테임즈에 나성범, 이호준까지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했다. NC는 2016 시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인상적이 시즌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창단한 NC가 신생팀을 넘어 강팀으로 확실히 자리한 시즌이기도 했다. 

이 성과에 박석민 영입은 큰 호평을 받았지만, 박석민은 이후 공수에서 내림세를 보였다. 잦은 부상이 원인이었다. 박석민은 고질적인 손가락 부상에 곳곳에 부상이 이어지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장점인 공격력도 위력이 반감됐다. 2017, 2018 시즌 박석민은 중심 타자로서는 부족한 성적을 남겼다. 당연히 그의 고액 FA 계약에 대한 주변의 말들이 나왔다.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박석민의 2년간 성적은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실패한 FA 계약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2019 시즌 박석민은 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공인구 변경의 여파로 타자들의 성적이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박석민은 19개의 홈런과 74타점으로 이전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112경기 출전에 그치긴 했지만, 간판타자 나성범의 부상 이탈과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 속에 박석민의 활약은 NC 타선에서 빛났다. NC가 하위권이라는 평가에도 정규리그 5위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박석민의 역할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2019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박석민은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계약 전망은 밝지 않았다. 30대 중반의 나이와 잦은 부상 이력은 박석민에 대한 평가에 있어 마이너스 요소였다. 여전한 장타력과 베테랑으로서의 풍부한 경험, 리도로서의 역할 등 무형의 가치는 장점이었지만, 냉각된 FA 시장 분위기도 박석민에게 불리했다. 타 팀 이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박석민은 원 소속팀 NC의 평가가 중요했다. 경쟁이 없는 FA 박석민이 호조건으로 계약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예상대로 그와 NC의 FA 계약은 쉽지 않았고 긴 시간이 소요됐다. NC는 그의 부상 이력에 리스크가 큰 장기 계약이 어려웠다. NC와 박석민의 줄다리기는 다양한 옵션이 포함된 최대 3년 34억 원의 계약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NC는 박석민의 기량 저하와 부상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했다. 마지막 3년째 계약은 2년간의 성과를 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FA 시장의 분위기와 박석민의 나이를 고려하면 예상 이상의 계약이었다. 

NC는 젊은 선수들의 상당수 포함된 팀 구성상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고 박석민을 대신할 3루수 자원을 내부에서 서 수급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전력 약화도 막아야 했다. NC는 박석민이 여전히 중심 타선에서 경쟁력이 있고 얼마 전 은퇴한 이호준과 같은 리더 역할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계약 조건이었지만, 상당수 팬들은 박석민의 계약이 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4년간의 활약이 연봉 대비 부족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었다. 박석민이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못한 활약을 한다면 또 한 번 FA 계약을 두고 비난 여론이 크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NC는 팀에 필요한 선수인 박석민의 가치를 인정했다. 박석민으로서도 베테랑에게 냉혹하기만 한 현실에서 다년 계약으로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계약이 서로 윈윈하는 계약일지는 박석민이 자신의 가치를 성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올 시즌 박석민의 활약은 앞으로 베테랑 선수들의 FA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0 시즌 박석민이 인정받은 가치를 확신을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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