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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NC는 대표적인 지역 라이벌 구단이다. 하지만 그동안 경쟁의 그라운드는 NC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현재 NC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최근 5년간 성적도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마케팅적 면에서도 NC는 매우 활발한다. 코로나 사태로 KBO 리그가 미국에 중계되는 와중에 해외 팬들의 성원도 가장 뜨겁다. NC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선수 구성 역시 투자와 육성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 

지금은 NC의 홈구장이 된 창원 구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롯데는 제9구 단으로 창단되어 아우라 할 수 있는 NC 앞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상대 전적에서 크게 밀려있고 NC의 성공적인 시즌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많은 투자를 하면서 성적을 내지 못하는 비효율성과 부진한 성적, 구단 운영의 난맥상이 롯데의 뉴스를 자주 장식했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이 무색한 롯데였다. 

이런 롯데가 NC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강한 승부 의지를 보였다. NC도 이에 지지 않고 총력적으로 대응했다. 시즌 첫 경기는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보는 듯한 치열한 접전이었다. 양 팀 합쳐 1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치열한 타격전은 연장으로 이어졌고 마지막 승자는 롯데였다. 롯데는 연장 11회 초 터진 중심 타자 이대호의 2점 홈런이 결승 득점이 되면서 10 : 8로 승리했다. 롯데는 5할 승률에 복귀했고 NC와의 첫 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라이벌 전 다운 경기였다. 역전과 재역전이 이어졌고 승부처에서 홈런포가 경기 흐름을 반전시켰다. 양 팀 모두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기였다. 투수들의 실투는 여지없이 장타와 연결됐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투수들을 압도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김대우를 포함해 1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가용 불펜진은 모두 동원됐다. NC 역시 8명의 투수로 맞섰다. 도전자 롯데가 저돌적으로 파고들면 NC가 이를 막아내며 반격하는 흐름이었다. 

경기전 전망은 롯데에게 긍정적이지 않았다. 롯데는 선발 투수로 예정됐던 노경은의 부상으로 불펜 투수 김대우가 선발 투수로 나섰고 NC는 올 시즌 6승의 외국인 투수 라이트가 선발 투수로 나섰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은 NC가 훨씬 더했다. 최근 경기 분위기도 NC는 꾸준함을 유지했지만, 롯데는 지난주 부진했다. 경기장도 NC의 홈구장이었다. 

하지만 롯데 선발 투수 김대우가 초반 실점 위기를 넘기며 대등한 투수전을 전개하면서 경기는 접전을 보였다. 김대우는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보다는 오프너였다. 김대우는 투구 수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투구로 초반 실점을 막았다. 롯데는 초반 9타자를 상대한 김대우를 내리고 3회 1사부터 적극적인 불펜 야구로 승부수를 던졌다. NC는 선발 투수 라이트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롯데와 대조를 보였다. 

경기는 NC가 3회 말 중심 타자 나성범의 2타점 적시 안타로 2 : 0으로 앞서기 시작한 이후 더 뜨거워졌다. 롯데는 안치홍의 적시 안타와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최근 타격감이 되살아난 안치홍은 4회 초 1타점 적시 2루타에 이어 6회 초 역전 2점 홈런으로 팀 타선을 주도했다. 롯데가 승리했다면 최고 수훈 선수가 될 수 있는 활약이었다. 

롯데는 6회 초 안치홍의 2점 홈런으로 3 : 2 리드를 잡은 이후 필승 불펜진을 한 템포 빨리 운영하며 승리를 지키려 했다. 롯데는 상대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불펜진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6회 말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이 NC 외국인 타자 알테어에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롯데의 구상은 흔들렸다. 알테어의 홈런으로 경기 후반과 연장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타격전의 서막이었다. 

롯데는 역전을 허용한 이후 이어진 7회 초 이대호의 3점 홈런으로 다시 6 : 4 리드를 잡았다. NC는 가장 강한 불펜 투수 중 한 명이 배재환을 내세웠지만, 그의 실투를 이대호가 놓치지 않았다. 이에 맞서 NC는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권희동이 7회 말 1점 홈런으로 응수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롯데가 8회 초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에서 손아섭, 정훈의 적시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8 : 5로 한 발 더 앞서갔지만, NC는 8회 말 박석민의 2점 홈런, 강진성의 희생플라이로 8 : 8 동점을 만들며 물러서지 않았다. 

롯데는 필승 불펜 구승민과 박진형에서 멀티 이닝을 맡기며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NC 타선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구승민과 박진형 모두 각각 3실점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롯데는 8회 말 위기에서 마무리 김원중을 빠르게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원중은 승계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롯데는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을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려 또 한 번 승리 의지를 확고히 했다. 김원중은 올 시즌 첫 2이닝 투구에도 위력적인 투구로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동안 김원중을 지나치게 아낀다는 비난 여론이 있었던 롯데로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강수였다. 

NC 역시 마무리 원종현의 2이닝 투구를 강행하면서 롯데의 승리 의지에 화답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누구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9회 초와 말 위기를 병살타로 무산 시킨 양 팀은 연장전으로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전 흐름도 9회와 비슷했다. 득점 기회에서 양 팀은 모두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마무리 투수까지 소진한 양 팀은 남은 불펜진으로 연장전을 버텨야 했다. 롯데는 연장 10회 말 실점 위기에서 가용 불펜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렸고 최근 1군에 콜업된 강동호가 마지막 보루로 나서야 했다. 상대적으로 NC는 불펜진에 여유가 있었다. 말 공격을 하는 NC가 유리한 연장전이었다. 

이런 불리한 흐름을 돌린 건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의 한 방이었다. 이대호는 연장 11회 초 NC 불펜 투수 강윤구의 변화구를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은 팀 분위기를 상승시켰고 롯데의 마지막 불펜 투수 강동호의 집중력도 끌어올렸다. 강동호는 이어진 11회 말 수비를 3타자로 마무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대안이 없어 10회 말 2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랐던 강동호는 그 위기를 극복한 데 이어 11회 말로 지켜내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2017 시즌 승리 이후 긴 세월을 넘어 거둔 값진 승리였다. 

롯데는 승리하긴 했지만, 엄청난 소모전을 감수해야 했다. 한 주의 시작을 총력전으로 한 탓에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구승민, 박진형 두 필승 불펜 투수들이 불안감을 노출했다는 점은 상당한 불안 요소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든든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었다. 

내일이 없는 승부는 롯데 허문회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승부처에서 유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허문회 감독은 지역 라이벌 NC와의 첫 대결에서 승부사의 모습을 보였다. 선두팀에 그동안 밀리는 상대 전적까지 시작 전부터 주눅이 들 수 있는 상대에 위축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경기로 맞섰다. 이는 앞으로 경기에서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서 선수단의 자신감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무한 소모전의 후유증을 어떻게 잘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NC는 패배의 아픔과 함께 주력 선수인 박민우와 양의지의 경기 중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다. 팀의 유일한 약점인 불펜 불안이 이번에도 노출됐다. 2위 키움의 추격을 받고 있는 NC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경기였다. 비교적 쉬운 상대로 여길 수 있었던 롯데의 승리 의지에 놀랄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렇게 롯데와 NC의 시즌 첫 대결은 강대 강의 치열한 접전이었다. 첫 대결의 강렬함은 앞으로 대결에서도 라이벌전 다운 경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NC에 크게 기운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었던 양 팀의 관계가 올 시즌에는 다른 양상을 보일지 두 팀의 앞으로 대결이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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