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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재생이라는 말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도시계획은 도시 재개발로 통용됐다. 기존의 낡고 오래된 것들을 다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데 주 내용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미관을 좋게 만드는 등의 순기능도 있었다. 

 

하지만 도시 재개발의 수혜를 기존 지역 주민들이 모두 받을 수 있었는지에는 의문이 있다. 부동산을 매개로 한 사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그에 상응하는 이익 추구가 중요했다. 이는 기존 지역민들 외에 이익을 노린 투기 세력, 이권을 노린 세력들이 재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그 결과 개발의 막대한 차익이 발생했지만, 그 이익은 지역민들에게는 한정적으로 돌아갔다. 소위 부동산 개발업자, 시공사 등 자금력을 갖춘 이들의 돈잔치가 부동산 재개발이었다. 

 

그 속에서 오랜 세월 그 지역에 살았던 이들 중 상당수는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세입자들 대부분은 부동산 개발로 인해 높아진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없었고 애당초 세입자들을 위한 부동산 개발 사업 자체가 거의 없었다. 오랜 세월 집 한 채에 의지해 살던 이들 중 상당수도 부동산 개발 사업 과정에서 내야 하는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결국, 돈이 돈을 버는 부동산 개발은 매우 파괴적이었고 정작 중요한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은 극 소수만의 혜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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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시개발, 부동산 개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주거환경 개선을 우선시하는 도시개발이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은 오래된 것을 무조건 부수고 새롭게 하는 게 아닌 기존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그 목표로 했다. 이미 몇몇 대도시에서는 이런 시도가 결실을 맺기도 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을 재산 증식의 중요한 수단으로 하는 우리 현실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렵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면서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로 인한 이익이 주민들에게 향하지 못하는 일도 다수 존재한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조성한 벽화마을 등 테마마을이 외지인들의 많은 방문으로 주민들의 삶을 더 불편하게 하고 이익은 외지인들이 더 창출하는 불합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도시재생의 주체가 돼야 할 주민들이 관련 사업에서 소외되고 지역민들의 갈등을 키우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민 참여 없는 관 주도의 도시재생은 결국, 하나의 유행처럼 변질되는 느낌도 든다. 

 

 

2월의 어느 날, 뱃놀이 선착장

 



지난 일본 여행에서 찾은 규슈의 소도시 야나가와시는 도시재생, 자연재생을 통한 관광수익 창출과 지역 공동체 유대 강화라는 목적을 이룬 좋은 예였다.



야나가와시는 규슈의 주요 도시 후쿠오카에서 기차로 약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다. 도시의 역사는 2,000년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사람들이 떠나가는 인구 6만여 명의 소도시로 전락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함께 도시 소멸의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야나가와시는 수백 년 전 만들어진 인공수로를 이용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야나가와시의 수로는 긴 역사와 함께 이 도시 곳곳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 이에 야나가와시는 일본의 베네치아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야나가와 수로는 일종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의 장애 요인이기도 했고 애초 수로와 함께 식수를 위해 조성된 수로는 그 기능을 잃어갔다. 시민들의 무관심도 방치 속에 각종 생활하수 등이 유입되면서 오염도 가속화됐다.

 

 

다리를 지나

 

 



야나가와 수로는 서울의 다수 지천들이 극심한 오염과 관리상의 어려움,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콘크리트로 덮이거나 매립될 수 있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 수로가 한 영화에 소개되면서 일본 전역에 다시 조명되고 그 수로에서의 뱃놀이가 지역의 관광상품이 됐다. 



1950년 대 중반 지역 상공회의소의 주도로 사업의 시작되고 민간 자본이 유입되며 야나가와 수로 뱃놀이 사업을 위한 회사가 설립되고 사업이 활성화됐지만, 수로의 지속적인 오염과 이로 인한 문제들이 강하게 부각되며 수로 뱃놀이 사업 존속은 물론이고 수로의 존폐 문제가 다시 이슈가 됐다. 



이 상황에서 시의 한 공무원이 수로의 보존과 이를 위한 정화작업 등에 있어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고 그 노력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수로의 수질과 환경이 개선되고 수로 관광사업도 다시 활성화됐다. 관광사업을 위한 수로가 잘 정비되고 유지관리가 잘 이루어지면서 수로 뱃놀이는 야나가와시를 대표하게 됐다. 

 

 

주택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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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반영을 따라

 

 

버드나무 우거진

 

 

끝을 향해

 



야나가와시의 수로 뱃놀이를 즐기기 국내외에서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본 여행자들도 규슈를 찾게 되면 우선 고려하는 관광이기도 하다. 이렇게 유입된 관광객들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민들의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야나가와 수로 뱃놀이는 지역의 관광사업이 아닌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 사업의 중요한 의미는 관이 이를 주도하기 않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수백 년 전통의 유적지가 보존되고 그 유적지가 지역민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다. 이는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더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서울시의 중요 하천이었지만, 도시개발 과정에서 그 형태를 잃어버렸다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다시 물길이 생긴 청계천과 크게 비교되기도 한다. 



이 점에서 야나가와 수로 뱃놀이는 멋진 풍경과 함께 그 배경과 의미를 함께 살피고 음미하며 함께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자체가 주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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