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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즌 전 롯데는 수년간의 스토브리그 침묵을 깨고 꽁꽁 숨겨줬던 돈지갑을 과감히 꺼냈다.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영입하며 FA 영입 한도를 모두 채웠고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다수 영입해 선수 뎁스를 두껍게 했다.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젊은 선수들의 1군 전력화를 통해 팀 체질 개선과 리툴링을 끝내고 성적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는 2017 이후 끊어진 포스트시즌 진출의 역사를 새롭게 쓰려 했다. 

2023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에 롯데의 이런 의지는 실패를 향하고 있다. 아직 30경기 정도를 남기고 했지만, 9월 6일 기준 5할 승률에서 승패 마진이 -7이고 5위권과 승차가 7경기가 된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을 말하기는 어렵다. 냉정히 올 시즌 역시 실패한 시즌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성적 부진과 함께 건강 이상을 호소한 서튼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고 감독 대행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롯데다. 

시즌 중 롯데는 코치진 개편과 외국인 선수 교체 등, 분위기 반전을 위한 시도를 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나마 야수진에서 김민석과 윤동희, 정보근과 손성빈 등 젊은 선수들이 1군 전력으로 올라서면서 가용 선수 자원이 늘어나는 등 육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성적이 필요한 롯데에게는 위안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마운드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고 롯데의 고질적인 약점이 해결되지 않는 시즌이기도 했다.

 

 

 



매우 공격적인 선수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


이는 결국, 시즌 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외부 영입의 실패로 귀결된다. 팀 전력 강화를 위한 시도들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를 주도했던 프런트에 대한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는 수년간 팀의 변화와 시스템 개혁을 주도했던 성민규 단장 체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만큼 올 시즌 롯데의 외부 영입 선수들의 활약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3인의 FA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는 롯데 전력의 약점을 메워줄 선수들이었지만, 9월로 접어든 현재 그 효과를 체감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유강남은 롯데의 오랜 고민이었던 포수 포지션을 확실한 강화시키고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도와줄 선수로 주목받았다. 유강남의 뛰어난 포구 능력에 풍부한 경험,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 능력에 부상 없는 내구성의 장점이 거액의 계약금을 지불한 이유였지만, 공. 수에서 모두 아쉬움이 있다. 

장점인 타격은 2할대 초반 타율에 7홈런 34타점으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수비에서도 포구 능력은 뛰어나지만, 도루 저지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이름값있는 포수의 존재 자체가 분명 큰 힘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롯데 팀 방어율을 고려하면 유강남 영입 효과가 있는지가 애매하다.

오히려 유강남은 프로선수 이력에서 좀처럼 없었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일까지 있었다. 그 사이 정보근과 손성빈까지 20대 포수들이 공. 수에서 분명한 성장세를 보이며 풍족한 포수진을 구축한 롯데지만, 유강남 영입의 결과라 하기 어렵다. 유강남으로서도 절대적인 자신의 존재감이 더 퇴색했다. 

유격수 노진혁은 시즌 초반 뛰어난 공. 수 활약으로 성공한 FA 영입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부상 이슈가 생겼고 체력적인 부담으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 점은 그의 영입 당시에도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노진혁은 NC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인상 깊은 커리어를 쌓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관리가 필요한 선수였다. 시즌 중 3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실패로 귀결되어 가는 3인의 FA

 

 

노진혁

 




롯데에서 노진혁은 이런 관리를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노진혁은 5월 이후 공. 수에서 모두 부진에 빠졌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었다. 그를 영입한 중요한 이유였던 타격에서도 평균 이하의 활약이다. 3할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율에 3홈런 40타점은 FA 영입 선수라 하기에는 너무 미흡한 결과물이다.

수비에서도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책이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오히려 전천후 내야 백업으로 나서는 박승욱의 활약이 더 돋보이고 있다. 가을이 되면서 다시 플레이가 되살아 나는 노진혁이지만, 그의 부진과 함께 롯데의 급격한 추락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올 시즌 그의 활약은 팀에 플러스가 되지 못하고 있다. 

FA 투수 한현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현희는 롯데가 선발과 불펜진을 모두 강화할 카드로 영입했다. 한현희는 FA를 앞두고 부진하면서 원 소속팀 키움에서도 계약에 미온적이었지만, 롯데가 프로야구 개막에 인접한 시점에 그를 영입했다. 롯데는 한현희가 경험이 풍부하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 롯데에 부족한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도 고려됐다. 

한현희 역시 FA 미아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손을 잡아준 롯데에서 반등의 의지를 보였다. 아직 30대 초반이고 140킬로 이상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는 점은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롯데는 그의 영입을 위해 사이드암 투수 유망주 이강준을 보상 선수로 내줘야 했지만, 한현희는 올 시즌을 위한 야심찬 영입이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한현희 영입 역시 성공보다 실패에 가까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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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다소 불규칙한 등판 일정의 영향도 있었지만, 5점대 방어율에 승보다 패가 훨씬 더 많다. 그 역할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등판 일정마저 잘 잡기 힘들 정도다. 올 시즌 마운드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롯데에게 한현희는 문제를 해결해 줄 만능 열쇠가 돼야 했지만, 이제는 신뢰를 잃어버린 투수가 됐다.

이와 함께 두산에서 방출된 이후 극적으로 롯데와 계약한 재일 동포 선수 안권수는 롯데의 새로운 1번 타자로 시즌 활약했지만, 장기간의 부상 재활 이후 제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국가대표 외야수 후보로도 거론됐던 안권수였지만, 현재 그의 성적은 평균 이하다. 병역법 등으로 인해 올 시즌 후 KBO 리그를 떠날 것으로 보이는 안권수가 롯데의 인연도 더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스토브리그 기간 영입한 좌타자 이정훈이 후반기 타격 재능을 발휘하며 영입 선순들의 잇따른 부진에 위안이 되고 있다. 이정훈은 타격 재능이 있는 포수 유망주였지만, 수비 불안으로 1군에 자리 잡지 못했고 지난 시즌 후 원 소속팀 KIA에서 방출됐다. 롯데는 포수진 뎁스를 위해 그를 영입했다.

이정훈의 퓨처스 리그에서 여전히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였지만, 수비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 이정훈은 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외야수 전향을 택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시즌 후반기 1군으로 콜업된 이정훈은 타격 능력을 발휘하며 출전 경기 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롯데가 포스트시즌 전망이 불투명해진 시점부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부 영입의 성공이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는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


이런 외부 영입의 아쉬움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선수는 단연 베테랑 투수 김상수다. 김상수는 삼성과 키움, SSG를 거치며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마무리 투수 경험도 있고 2019 시즌에는 시즌 40홀드로 이 부분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부상과 구위 저하 등이 겹치며 성적이 내림세를 보였다. 2022 시즌 후 김상수는 SSG에서 방출됐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현역 선수 생활이 끝날 수 있었다. 

여기서 롯데가 그를 영입했고 김상수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상수는 함께 영입돼 타 팀 방출 투수들인 차우찬, 윤명준, 신정락과 함께 롯데 불펜진에 부족한 경험과 다양성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 입지가 튼튼한 건 아니었다. 롯데는 지속적인 육성으로 불펜진의 중심이 젊은 투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의 필승 불펜조가 자리하고 있었다. 베테랑들이 1군 마운드에 서기 위해서는 한참 어린 후배 선수들과 경쟁해야 했다. 김상수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1, 2군을 오가는 고달픈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30대 후반의 베테랑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 윤명준, 신정락은 팀의 마운드 구성에 따라 1, 2군을 오가야 했다. 김상수는 달랐다. 김상수는 6월 한때 컨디션 조절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올 시즌 영입된 베테랑 투수들 중 유일하게 1군 엔트리 자리를 굳건히 지킨 유일한 투수다. 

성적도 준수하다. 김상수는 9월 6일까지 3점대 초반 방어율에 4승, 17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17홀드는 롯데 필승 불펜 구승민 다음 기록이다. 61경기 등판은 롯데에서 가장 많은 등판 기록이다. 그만큼 김상수는 올 시즌 롯데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올 시즌 불펜진에 기복이 심각했던 롯데에서 김상수는 꾸준히 제 페이스를 지킨 투수였고 수많은 연투를 소화했다. 김상수의 등판 일지를 보면 다수의 3경기 연속 투구가 기록되어 있다. 분명 부담이 큰 등판이었지만, 김상수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투수진의 멘토로서 젊은 투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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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한 외부 영입 성적표 


김상수와 달리 나머지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이다. 롯데가 큰 기대를 가졌던 베테랑 좌완 차우찬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중 은퇴를 택했다. 신정락과 윤명준은 시즌 중반 이후 1군 엔트리 진입도 버거운 상황이고 성적도 인상적이지 못하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의 상황을 고려하면 1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기 더 힘들어 보인다. 

김상수는 다르다. 그는 꾸준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롯데 불펜진에서 역할 비중을 더 키웠다. 지금은 필승 불펜진에 포함되어 있다. 혹사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외부 영입의 실패가 씁쓸함을 더하고 있는 롯데지만, 김상수의 활약은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현역 선수 지속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기에 성공한 김상수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또 한편으로 방출 선수로 영입한 투수가 불펜진의 핵심 선수가 될 정도로 취약한 롯데 불펜진 상황이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 교체마저 절반의 성공에 그친 못하면서 롯데 프런트의 역량에 대한 의문도 거둘 수 없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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