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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지만, 프로야구 관련 뉴스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팀은 롯데다. 그만큼 극적인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 기존 감독 선임 공식을 파괴하는 김태형 감독 선임과 다수의 코치진 개편, 새로운 단장 선임까지 롯데에서 제공할 뉴스가 많다. 

롯데는 2019 시즌 정규 시즌 최하위 이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 출신의 젊은 외부 인사인 성민규 단장에서 사실상 구단 운영의 전권을 구단 운영 시스템을 변화시켰고 이전에 없었던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족했던 내부 육성을 강화하고 젊은 팀을 지향했다. 그 과정에서 유망주들의 성장도 있었고 육성 시스템에서 성과를 보였다.

2023 시즌 롯데는 FA 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등 2017 시즌 이후 이루지 못했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롯데는 시즌 초반 반짝하다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다시 반복하며 정규 시즌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성민규 단장 체제의 실패를 의미했고 변화는 불가피했다. 결국, 롯데는 화려한 경력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을 영입했다. 

 

 




김태형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롯데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 야인으로 머물러 있을 때부터 롯데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서튼 감독의 중도 퇴임 이후 차기 롯데 감독으로 큰 지지를 받았다. 롯데 역시 팀을 새롭게 할 빅네임 감독이 필요했다. 여론의 지지와 구단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지면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행이 이루어졌다.

김태형 감독의 지명도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롯데는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의 프런트 야구보다는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현장 중심이 야구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마무리 훈련의 진행과 함께 열리는 2차 드래프트, FA 시장 등 스토브리그에서 김태형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신임 감독에 대한 구단의 지원을 의미하는 FA 선수 영입도 적극 고려될 수 있다. 

물론, FA 선수 영입은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야 하고 올 시즌부터 적용되는 팀 연봉 상한제 샐러리 캡도 고려해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와의 FA 계약, 박세웅과 다년 계약을 하면서 막대한 지출을 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FA 자격을 얻을 선수들 중 지난 시즌과 같은 지명도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시장에 적극 나서기 어렵게 하는 이유다. 다만, 롯데가 필요로 하는 불펜  투수들이 다수 시장에 나온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외부 FA 선수 영입 이전에 롯데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전준우, 안치홍 두 내부 FA 선수들과의 계약 문제다. 두 선수는 지난 4년간 한층 젊어진 롯데에서 베테랑 선수로 야수진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들이고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또한, 팀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이들이 공백을 당장 메울 수 있는 자원도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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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전준우, 안치홍


두 선수는 올 시즌 후 2번째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는 큰 행운이라 할 수 있지만, 두 선수는 불운한 FA 선수들이기도 했다. 전준우와 안치홍은 2019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왔지만, 때마침 그 당시는 FA 거품론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었고 프로야구 전반에 긴축의 분위기가 강했다. 그 때문에 FA 시장도 활력을 잃었다.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이전보다 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전준우는 롯데의 프랜차이지 선수라는 상징성과 꾸준함과 성실성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준우는 항시 20개 이상의 홈런과 80타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생산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냉각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그의 장점보다는 외야 수비 불안,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 등  단점이 더 부각됐다. 결국, 모든 팀들의 외면을 받았고 롯데의 제안을 수용하는 계약을 했다. 그와 비슷한 나이인 손아섭, 민병헌이 FA 시장이 과열한 상황에서 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것과는 너무나 큰 차이였다. 큰 상실감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FA 계약 기간 4년간 롯데의 중심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했다. 이전보다 파워는 줄었지만, 뛰어난 안타와 타점 생산력, 득점권에서의 집중력,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 등 곳곳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올 시즌도 전준우는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후반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0.312의 타율에 17홈런, 77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후반기에는 팀 사정상 좌익수 수비에서 자주 나서며 팀 라인업 운영에 유연성을 더할 수 있게 했다.

전준우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와 롯데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롯데가 놓칠 수 없는 선수다. 그와 롯데와의 계약에서 쟁점은 계약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된 전준우에게 롯데가 선뜻 4년 계약을 제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준우가 보상 선수와 보상금 규모가 크지 않은 B 등급 FA라는 점과 여전한 타격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특별한 부상 이력이 없는 내구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선 강화에 필요한 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이미 30대 후반에 FA 계약을 한 박병호, 최형우 등의 성공 사례도 전준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준우가 롯데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롯데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안치홍 역시 2019 시즌 후 2루수로의 수비 능력에 대한 부정 평가와 급격히 감소한 장타 생산 능력 등 부정 평가 요소가 더 부각되면서 FA 시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심지어 원 소속팀 KIA와의 협상도 지지부진했다. 이 시점에 롯데와 안치홍은 2+2라는 이전에 없었던 FA 계약을 하며 손을 잡았다. 이 계약은 2시즌 후 안치홍이 자유계약 자격을 얻는 내용이었다. 이를 통해 안치홍은 2시즌 후 다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롯데는 FA 계약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롯데 선수가 된 안치홍은 계약 첫해는 부상이 겹치며 다소 부진했지만, 이후 공격 생산력이 뛰어난 2루수로 롯데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우려됐던 2루수 수비도 안정감을 보였다. 팀에도 빨리 녹아들었다. 안치홍과 롯데는 2시즌 후 계약 연장에 합의했고 안치홍은 4년의 FA 계약 기간을 모두 채웠다. 그 사이 안치홍은 롯데 야수진의 리더가 됐고 올 시즌에는 전준우에 이에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기도 했다. 어느새 안치홍은 전준우와 함께 리더로 자리했다. 올 시즌 중에는 1루수로 출전 경기 수를 늘리며 멀티 수비 능력도 보였다. 

 

 

안치홍

 



비운의 FA 선수였던 전준우와 안치홍, 두 번째 FA의 결과는? 


롯데와 안치홍은 FA 계약은 그의 2루수로 가치를 얼마나 인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들어서는 안치홍의 2루 수비 범위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상시 1루수 출전에는 팀 내 1루수 자원이 많고 장타력에서 아쉬움이 있다. 다만, 이번에 열리는 FA 시장에서 야수 중 돋보이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내야진의 공격력 강화를 필요로 하는 팀에서 안치홍은 검토할만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준우와 안치홍의 FA 계약 문제는 앞으로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두 선수는 모두 기량이 떨어질 나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에이징 커브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젊은 야수들이 내야와 외야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준우와 안치홍을 능가할 수 있는 이들이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가진 롯데에서 풍부한 경험의 베테랑 선수의 가치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롯데 팬들의 이들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전준우와 안치홍 모두 롯데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롯데가 두 FA 선수를 잔류시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명예와 의리, 명분 이전에 자신에 대한 가치 평가가 선택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두 선수는 첫 번째 FA 계약 시 아쉬움이 있었다. 그만큼 두 번째 FA 계약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롯데로서는 선수들의 기대치와 함께 구단의 샐러리 캡, 앞으로 방향성 등을 두로 고려해야 한다. 과연 롯데가 전준우와 안치홍과 두 번째 동행을 할 수 있는 성공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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