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장마가 끝났습니다. 오랜 기간 볼 수 없었던 파란 하늘 여름의 강렬한 태양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올 여름은 그 어느 때 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네요. 장마가 끝난것이 마냥 즐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얼마전 비온 뒤 하늘을 집 베란다에서 담았습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빛이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하늘이 불타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말이죠. 남은 구름들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그 구름들은 태양을 피하려는 듯 어디론가 황급히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불타고 있습니다. 장마철, 우울한 기억들을 없애려 하는 듯 시시 각각 변하는 하늘이 신비롭습니다. 시간이 되었다면 저 노을을 담으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장마 뒤 찾아오는 무더위가..
길어지는 장마, 정말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강렬한 여릉 햇살이 더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잠깐 비가 그친 사이 작은 동물원을 찾았습니다. 비온 뒤 햇살은 동물들도 사람들에게도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동물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햇살이 반가웠겠지요? 그 동물들 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동물원의 한 켠에서 열심히 보초를 서고 있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미어켓이라는 친구인데요. 야생에서도 미어켓은 돌아가면서 한 명 씩 높은 곳에서 보초를 선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천적인 독수리 등의 공격을 사전에 막기위한 나름의 자구책입니다. 동물원에 갇힌 신세지만 이들은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동물원을 찾은 날에도 한 친구가 열심히 주변을 살피고 또 살피고 있었습..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그리고 장마. 사람들을 더 지치고 짜증나게 합니다.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도 더 빨리 생길 수 밖에 없는 6월입니다. 제가 여름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일찍 다가온 여름이 그리 반갑지 않은데요. 남쪽을 여행하다 시원한 대나무 숲의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초록의 빛으로 물든 숲길은 잠시 더위를 잊게 해 주었습니다.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습니다. 햇살은 강렬했지만 이 숲에서는 잠시 그것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그늘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춰보았습니다. 잘 관리된 숲길은 유용한 산책로가 되어 있었습니다. 숲도 보존하고 사람들은 더 여유있게 숲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대나무들이 계속 자라고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그 ..
너무나도 일찍 찾아온 여름, 시원한 장소를 본능적으로 찾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시원한 바닷가로 어떤 이들은 시원한 계곡을 찾습니다. 저는 그와는 조금 다른, 짙은 녹음이 우거진 숲을 좋아합니다. 강렬한 태양을 막아주는 나무들 사이를 걷다보면 다른 세상속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그 중간 중간 작은 계곡물을 만나게 되면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산사는 현실의 치열함속에 갇혀있던 제 맘에 잠시 평화를 가져다 줍니다. 6월의 어느 날, 숲길을 따라 수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한 사찰을 찾았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경남 사천의 다솔사, 그 창건 역사 신라 지증왕에 이를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입니다. 그 건물 하나하나 곳곳에 위치한 부도나 그림이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
짦은 봄이 끝나고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아무 대비도 못하고 강렬한 태양과 맞서야 합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뜨거운 햇볕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지요. 6월의 첫 주말,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당초 계획이 변경되어 도착한 곳은 경남 의령군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소싸움 현장을 만났습니다. 소싸움 경기장에서 두 마리의 소가 맞서고 있습니다. 소싸움 하면 청도를 생각했었는데요. 경남 의령에도 소싸움을 할 수 있는 경기장이 있었습니다. 지역의 기념일이었던 "의병의 날" 이 올해 처음으로 국가 기념일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제 1회 의병의 날을 맞이하여 여러 행사가 있었지만 제가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끝나고 말았습니다. 대신 소싸움 현장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소싸움은 싸움을 위해 키워진 소들이 하게 ..
제가 사는 아파트 마당에 꽃이 피었습니다. 화사한 꽃은 삭막한 콘크리트 사이에 따뜻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봄이 되면 당연히 볼 수 있는 꽃들이라 하지만 1년이 기다림이 있어야 합니다. 꽃들은 세찬 비바람, 눈보라는 이겨내야 비로서 그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무심히 꽃들의 화려함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 안에 담긴 세월의 흔적들까지 헤아리기에는 너무나도 바쁜 세상이기도 합니다. 작은 화단의 꽃은 갑작스럽게 떠나가는 봄을 기억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작약꽃이라고도 하던데요. 함박꽃들이 조용히 큰 꽃망울들을 하나 둘 터뜨리고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다면 이들을 존재를 모르고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자테가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그 크기도 크고 마치 꽃들의 여왕이라 해도 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