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기억속에 담았던 등대의 모습입니다. 어느날 무작정 동해바다를 찾았고 작은 어촌 마을에서 담은 등대인데요. 사진을 정리하다 찾은 이 등대가 저를 먼 기억 속으로 안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 바다를 찾았을 때 아마도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해 찾은 바닷가에 만난 등대가 반갑더군요. 사진의 구도나 이런것도 잘 모르던 시기, 이상하게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저 등대가 안내해 주는 곳으로 가면 제 답답함이 사라질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희미한 기억속 한 장면이지만 이 사진속에 저는 큰 의미를 담고 싶습니다. 다시 찾는다면 바닷가의 평범한 풍경이지만 말이죠. 지금도 이 등대는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어느 누군가에게 길을 알려주겠지요? 따뜻한 봄이 오면 이 ..
창녕 우포늪 인근에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행정구역상 창원에 위치한 주남 저수지가 그곳입니다. 인근 곡창지대의 농수를 공급하는 곳인데요. 해마다 겨울이면 많은 철새들이 찾아 겨울는 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탐방객들과 그 풍경을 담으려는 사진가 분들이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한파의 끝자락에 찾은 주남저수지는 아직 겨울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철새들이 많이 찾는 곳 답게 새가 나는 듯 한 모습의 생태 학습장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이 생태학습장 외에 습지보전과 관련된 전시관이 추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철새들로 북적이는 주남 저수를 기대했지만 꽁꽁 언 저수지의 모습은 기대와 멀었습니다. 날이 풀렸다고 하지만 얼어버린 호수는 아직 그 얼음을 깨지 못..
제가 사는 김포에 면한 해안은 넓은 개펄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개펄은 바다를 정화하고 생명의 보고로서 그 소중함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겨울 강추위는 개펄을 실종시켰습니다. 연안의 바다까지 얼려버린 추위는 개펄의 모습을 변모시키고 말았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봐왔던 개펄은 사라지고 황무지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전의 기록을 계속 갱신시키는 추위는 일상의 모습까지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날씨가 풀린 주말 아침 바닷가 풍경을 담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김포와 강화를 이어주는 초지대교 근처 바닷가는 짙은 안개에 쌓여 있었습니다. 저 멀리 거대한 대교의 모습마저 희미해질 만큼 안개는 짙었습니다. 바닷물로 얼려버린 추위의 잔상은 어직 남아있었습니다. 살짝언 얼음은 마치 소금처럼 하얗게 ..
따뜻했던 지난 주말 남쪽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남도의 풍경은 겨울을 넘어 봄이 온 듯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진을 담지 못했습니다. 짙은 안개와 연무탓이었습니다. 강추위의 잔재는 날이 풀려도 남아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창녕의 한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도리원, 고풍스러운 건물이 첫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음식점은 꽤 오래전부터 지역의 맛집으로 이름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장아찌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이 곳 장아찌는 청와대에 납품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실제 장아찌들은 이곳 식단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조형물들이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람의 표정을 한 항아리들이 참 특이했습니다. 음식점 마당의 저장고에 매달..
이번 설 연휴는 모처럼 따뜻함 속에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추위 핑계로 여행을 꺼려하던 저도 모처럼 바깥 나들이를 하게 해주었습니다. 설 다음날 무작정 남쪽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도 김해의 작은 농촌마을에 도착했습니다. 항상 가보고 싶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그곳에 있는 누군가가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마을 입구의 작은 안내소에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아직 한 겨울이지만 이날은 그 햇살이 봄날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넓은 광장에는 많은 이들이 남긴 글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잘 알려진 사람들부터 소시민까지 다양한 이들의 글은 같은 모양으로 그를 추모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비석이 ..
강추위가 누그러진 주말 김포 대명항을 찾았습니다. 추웠던 날씨가 갑자기 풀린 탓일까요? 김포에는 연일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있습니다. 대명항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설 연휴로 기대했던 북적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명항의 또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안개는 항구를 침묵속으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을 뚫고 찾은 항구는 조용히 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풀렸다고 하지만 추운 기운이 제 마음속까지 파고드는것 같았습니다. 항구의 배들은 그동안의 추위에 발이 묶였습니다. 설 연휴가 겹치면서 항구는 그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항구의 어시장 역시 몇 몇 가게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겨울바다에서 잡아온 수산물들을 담았습니다. 대명항 옆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