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말이네요. 저는 그동안 농어촌을 다니면서 담았던 사진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실력이 아주 조금씩 늘어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요. 하지만 아직은 누구에게 자랑할 만한 실력이 아니라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하던 사진중에 노을지는 풍경을 하나 올려봅니다. 해뜨기 30분 전 후, 해지기 30분 전 후가 왜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는지 실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멀리 해가 지면서 대지는 고운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사실 전 파란 색상을 좋아하지만 해가 만드는 노을의 색도 정감이 갑니다. 지는 해는 평범한 풀들에게 귀한 빛을 입혀주었습니다. 이 순간 이들은 마법에 의해 멋지게 변신한 신데렐라가 아니었을까요?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도 황금빛으로 변신했습니다. 이런 빛을 그냥..
충주 하니마을이라는 체험농가에서 만난 견공을 소개할까 합니다. 절대 유기견은 아니고요. 마을 곳곳을 누비면서 털이 좀 지저분해 졌습니다. 닭 사육 농가에 있는 친구인데 절대 닭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네요. 낯선 사람이 다가가도 짖기는 커녕 반가워할 뿐이었습니다. 체험 농가라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요?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고 나름의 포즈를 취하더군요. 첫 포즈는 민망한 모습이네요. 가려운 곳을 긁고 있는데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그윽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합니다. 나름 우수에 찬 모습 아닌가요? 늠름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살짝 미소를 짓는 듯 하네요. 장소를 바꿔도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주었습니다. 어느 모델 보다도 그 자태가 우아합니다. 충주 농가에..
충주지역 출사 때 들른 농가에 예쁜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3개월 정도 되었다고 하는데 3마리가 오손도손 의지하면서 살고 있더군요. 농장 사장님이 집에서 데려다 놓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사람을 잘 따르는 녀석이 있어 담았습니다. 자동차 바퀴밑에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다고 하네요. 한 곳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더군요. 좀 더 가까이 다가서니 날카롭게 쳐다보네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일까요? 저 안에 들어가긴 했는데 나오질 못하더군요. 아직은 새끼라서 점프나 이런것이 아주 능숙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어릴 때 사고로 꼬리에 문제가 있더군요. 그래도 활발하게 농장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조금 지나니 제 근처로 다가와서 장난도 치고 ..
지난 여름의 풍경입니다. 충남 연기군에 있는 고복저수지의 일몰을 담았습니다. 연기군에서 가장 큰 호수인데 일출과 일몰의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아침에 내린 비가 하늘의 먼지를 모두 씻어준 저녁이었습니다. 맑은 호수는 맑은 하늘을 그대로 반사하고 있습니다. 카메라의 세팅값을 변경해서 색 온도를 올려봤습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보라색의 빛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보라색은 귀족의 색이라 했던가요? 이 날 하늘은 정말 귀한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해가지면 이 호수는 다시 어둠속에 잠길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멋진 풍경을 오랜기간 두고두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풍경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안동에 있는 하회마을은 여러가지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전에 포스팅 했던 강가의 나루터는 멋진 산수화 같은 느낌을 주었구요. 마을길을 따라 가면 우리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 걷이를 앞둔 하회마을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가로수들이 함께 합니다. 저 편으로 가면 어떤 풍경을 담을 수 있을까요? 가는 길에 코스모스가 길 안내를 해줍니다. 안개 낀 아침이지만 이 이정표가 기분을 좋게 하네요. 마을의 논은 낮은 구름과 안개가 뒤덮고 있었습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에서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구수한 냄새가 납니다. 이것을 벼가 익는 냄새라고 해야할까요? 좀 더 논에 다가갔습니다. 벼에 맺힌 이슬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에만 볼 수 있는..
안동 하회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안동 버스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고 하회마을은 인적이 없는 조용한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텅빈 공간에 홀로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곳 강가에 작은 나루터가 있었습니다. 하회 마을은 낙동강의 상류 지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강은 마을을 둘러 낙동강 본류로 향합니다. 이른 아침 안개와 낮은 구름으로 둘러쌓인 강변은 고요합니다. 나루터라 하기에는 그 시설이 미흡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배를 묶어둔 것이더군요. 그래도 이런 작은 조각배가 자리잡은 강변은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 그 신비감을 더합니다. 작은 나루터 앞에 거대한 바위가 서 있습니다. 부용대라고 하는데요.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자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