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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로 마무리된 프로야구지만 아직 가을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11월 8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시리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구장 시설과 기후 여건 탓에 시즌 후 국제대회에 제약이 많았던 우리나라에서 모처럼 열리는 국제대회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대회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번에는 호주가 새롭게 가세했고 우리나라에서 2팀이 대회에 나서면서 그 규모도 확대되었다.

 

쌀쌀해진 날씨와 국제 경기를 치르기에 부족한 구장 시설은 분명 큰 아쉬움이지만,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국가 대항전이라는 점은 대회를 쉽게 볼 수 없게 하는 이유다. 여기에 요미우리 4번 타자 출신 이승엽과 요미우리의 대결, 자이언츠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의 두 팀의 대결, 한일 챔피언인 삼성과 요미우리의 대결, 호주팀 소속으로 고국 마운드에 오르는 구대성 등 흥미거리도 많다. 

 

물론 이번 대회가 시즌 종료 직후 곧바로 열린 탓에 대회의 중심을 이룰 한.일 프로선수들의 피로도가 높고 많은 부상자로 인해 각 팀들 모두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일본 대표로 일본 리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가 나서고 대회가 열리는 사직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롯데가 삼성과 함께 나선다는 점은 국내 팬들에 큰 관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지난해 삼성이 처음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프로야구 우승팀이 매년 대회에 나섰지만 관심도가 크지 않았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일본팀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전력의 열세를 절감하기도 했고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대만 프로팀에 덜미를 잡히며 야구의 의외성을 실감하기도 했다. 대회 자체가 이벤트성 성격이 강하고 비중이 높지 않다고 하지만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못 낸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삼성은 예선에서 일본리그 우승팀 소프트뱅크에 예선에서 대패당하는 수모를 결승전 승리로 되갚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에 또 다른 기쁨을 더할 수 있었다. 올해도 삼성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한국시리즈 이후 휴식일까지 줄여가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포스트시즌을 치른 이후 공백이 많지 않아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의 전력은 한국시리즈 때와 다소 차이가 있다. 애초 대회 참가가 예상되던 탈보트와 고든 두 외국인 투수의 대회 참가가 불발되었다.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사라졌다. 장원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요원들의 컨디션도 좋지 못하다. 결승까지 간다면 3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확실한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군 입대를 압둔 신예 정인욱까지 엔트리에 포함시켜야할 정도다.

 

다행히 오승환을 축으로 한 불펜진이 큰 누수 없이 가동된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여기에 야수 중에 부상자가 없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한국시리즈 MVP 수상으로 국내 복귀 첫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이승엽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전부터 국제전에 강했던 면모가 또다시 발휘되길 삼성은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상 결승전 상대가 유력한 요미우리를 이승엽이 잘 알고 있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자존심을 홈에서 되살리려는 의지도 강하다. 시즌 종료 이후 몸과 마음이 풀어진 모습이 아니다.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삼성은 지난 해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런 삼성과 달리 함께 대회가 참가하는 롯데는 그 사정이 크게 다르다. 정신적으로 전력으로 정상이 아니다. 우선 양승호 김독 퇴진이후 김시진 감독이 새롭게 감독으로 선임되었지만, 김시진 감독은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아직 팀을 파악하지 못한 탓이다. 롯데는 권두조 수석코치와 기존 코치진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이 발표된 이후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코치진들이 집중해서 대회가 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롯데는 전쟁으로 말하면 지휘부가 없이 나서는 상황이 되었다. 코치진이 흔들린다는 것은 선수들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수들 역시 양승호 감독 퇴진의 충격파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PO 탈락 이후 공백기가 길었다는 것도 좋은 여건이 아니다. 그 휴식기에 팀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집중력 발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분위기와 더불어 롯데는 포스트 시즌 같은 정예 멤버를 가동할 수 없다. 좌완 불펜으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었던 강영식과 불펜의 중심 정대현이 대회가 불참한다. 기존 롯데 양 떼 불펜의 축 이명우, 김성배, 최대성, 마무리 김사율 역시 피로 누적과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롯데가 강점이라 여기던 불펜의 약화는 경기 운영을 힘들게 할 수 있다.

 

불펜의 어려움 이상으로 선발투수진 구성도 만만치 않다. 일단 송승준, 고원준으로 예선에 나서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호주전에 나서는 송승준의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호주 타자들에 좋은 투구를 한다 해도 일본 최강팀 요미우리전에 나서는 고원준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서로의 전력을 잘 알지 못하는 단기전에서 마운드의 힘은 절대적이지만 롯데는 불안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타선 역시 김주찬이 부상으로 주전으로 나설 수 없고 상당수 선수들이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생한 전력이 있다. 시즌 종료 후 훈련량이 많지 않았던 탓에 타격감 회복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다. 홈 구장의 이점을 살리기에 가용 전력이 크게 부족하다.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에 절대 의존해야 하는 롯데의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대회에 나서는 삼성과 롯데는 절대 경기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삼성은 대회 2연패라는 당면 목표가 있고 롯데 역시 홈 구장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렵게 국내 유치에 성공한 국제 대회인 만큼 좋은 결과로 그 의미를 살려야 한다. 올 시즌 내내 유지되었던 야구 열기를 좋은 경기를 통해 이어갈  필요가 있다.

 

내년 봄 개최되는 WBC를 앞두고 일본팀의 전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일본 대표로 나서는 요미우리는 최강 전력으로 대회에 임하지 않고 있다. 상당수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그들과의 대결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WBC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는 류중일 감독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회다.

 

아시아시리즈는 단순한 이벤트로 치부할 수 없는 대회다.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앞으로 WBC의 국내 유치까지 계획하는 상황에서 이번 대회는 참가 팀들뿐만 아니라 KBO에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좋은 성적이 더해진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아시아 시리즈가 그 나라의 리드를 대표하는 팀들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아시아 시리즈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 아시아 시리즈는 야구가 끝나는 것이 아쉬웠던 야구팬들에게 흥미로운 대회임이 틀림없다. 4일간의 일정은 이제 시작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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