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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 시즌 전 연봉협상의 특징 중 하나는 FA 대상 선수들에 소속팀의 후한 평가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유난히 대어급 FA 선수들이 많은 현실에서 각 팀은 자기팀 예비 FA 선수들 잡기를 미리부터 시작했다. 이는 시즌 성적 이상의 대폭적인 연봉인상으로 이어졌다. 상당 수 선수들은 동계훈련 비행기에 오르기 전 극적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소속 구단들의 고심끝애 나온 결과였다.

 

FA 최대어로 떠오른 강민호는 5억 5천만원이라는 포수 최고 연봉으로 계약했다. 시즌 전 홍성흔, 김주찬 두 주력 선수를 FA로 잃은 롯데로서는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에 대한 대우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강민호는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 하는 대범함을 보였고 롯데는 최대치를 그 백지에 적어넣었다. 최고 대우를 통해 타 팀들의 영입의지를 꺾고 최악에는 보상금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런 강민호와 함께 SK의 주력 선수 3인방도 예비 FA의 수혜를 받았다. WBC 참가로 다소 일찍 FA 대상 선수가 될 최정은 물론이고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송은범, 정근우도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최정은 제외하고 송은범, 정근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로 계약에 성공했다. 송은범은 SK에 부족한 선발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었지만, 정근우는 지난해 성적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이상을 줄 정도였다.

 

정근우는 SK의 테이블 세터로 붙박이 기용되는 선수다. 특유의 강한 근성과 뛰어난 타격감과 폭발적인 베이스런닝, 화려한 수비능력까지 팀에 보배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타석에서의 끈질김은 좀처럼 삼진을 허락하지 않았다. 보기에 따라 상대 팀이 약이 오를 정도로 정근우의 플레이는 야무졌고 상대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연발하며 상대팀에 비수를 꼽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정근우는 그 답지 못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007시즌부터 5년간 이어져 오던 3할 타율 행진이 마감되고 말았다. 정근우는 0.266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다. 124개의 안타로 여전한 타격감을 보여주었지만, 전반적으로 출루율이 떨어졌고 이는 그의 장점인 기동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했다. 게다가 22개의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12번의 실패를 기록하면서 도루 성공확율 마저 떨어졌다.

 

일반 내야수루라면 좋은 성적이라 할 수 있었지만, 정근우이기에 그렇게 평가할 수 없었다. 특히 공격부분에서 전반적 수치가 이전에 비해 떨어지는 시즌이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일시적인 부진이라 하기에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철옹성과 같았던 리그 최고 2루수의 자리도 흔들렸다. 그가 부진한 사이 넥센의 서건창은 무명의 반란을 일으키며 정규리그 신인왕과 2루수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정근우로서는 자존심인 상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이러한 정근우의 부진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마음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 항상 팀 내 경쟁이 치열한 SK였지만, 정근우가 지키는 2루수 자리는 경쟁의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정근우의 팀내 입지는 확고했다. 이는 정근우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 공수에서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조금은 느슨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이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부진이 정근우의 진짜 모습이라고 믿는 이들은 별로 없다. 2루수 보강이 시급한 팀들에 FA 정근우는 탐나는 선수다. 한 해 부진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기록들은 정근우의 실력을 보여준다. 올해 WBC 대표팀에도 정근우는 어김없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대표팀 주전 2루수로 정근우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정근우는 누적된 성적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30대 초반에 접어든 나이는 5~6년간 충분히 전성기 기량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부상 변수만 없다면 정근우는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점을 소속팀 SK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와 같다면 정근우와 SK는 삭감과 동결 사이에서 줄다리기를할 수 있었다. 


SK는 정근우에 5억 이상의 연봉을 안기며 그를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전 정대현, 이승호와 같이 허무하게 소속 선수를 FA 시장에서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정근우에 대한 시장의 높은 평가를 연봉에 그대로 반영했다. 정근우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미리 확실하게 인정받은 셈이다. 물론, 같은 소속팀 최정과 비교되면서 그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시선도 함께 받고 있다. 


이제 정근우가 팀의 기대에 보답할 차례다. 그 자신도 올 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FA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서도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야 한다. 역시 정근우라는 찬사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정근우는 리그 후반기, 포스트 시즌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누적된 경기 경험은 큰 경기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즌 전체 부진을 완전히 만회하기에 부족했다. 


정근우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내야수다. 공격과 수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지난해 부진은 그의 마음가짐을 더 단단하게 해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FA라는 큰 목표도 있다. 정근우로서는 WBC에서부터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을 무난히 보낸다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정근우가 과연 FA 프리미엄이 아닌 실력으로 그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최고 2루수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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