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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로 매년 10승 이상, 그리고 많은 이닝을 부상 없이 소화해주는 것은 팀 기여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많이 이닝을 소화하는 이닝 이터의 경우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장기 레이스에서 마운드의 힘을 비축하게 해준다. 당연히 그 선수에 대한 평가는 높을 수밖에 없다.

 

롯데의 우완 선발투수 송승준은 2008시즌 부터 2011시즌까지 매 시즌 10승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항상 150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었다. 하지만 그를 에이스로 부르기에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 특급 투수로 가는 숫자인 15승을 거두지 못한 것도 있지만, 약점으로 지적되는 특유의 롤러코스터 피칭이 그의 더 높은 도약을 막았다.

 

송승준은 지난해 높은 기대 속에 시즌에 임했다. 그 전년도 에이스 투수였던 장원준이 입대한 이후 송승준은 원투펀치를 이루어야 하는 투수였다. 하지만 기대대로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송승준은 두 자리 수 승수에 실패하면서 주춤했다. 7승 11패 방어율 3.31, 분명 그와 팀이 원하는 성적이 아니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기도 했다. 부상 복귀 후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가 부진한 사이 롯데의 에이스 자리를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투수 유먼이 차지했다. 그런 유먼의 활약을 뒷받침할 투수가 없었다. 롯데는 강력한 불펜을 얻고 단단하던 선발진을 잃은 채 시즌을 보냈다. 시즌 내내 롯데는 선발투수 부족에 시달렸다. 유먼을 제외하고 믿고 경기를 맡길 투수가 없었다. 송승준 역시 전반기와 후반기가 너무 다른 투구로 완벽하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많은 우려 속에 두 자리수 승수에 실패했지만,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송승준은 해마다 승수에 비해 방어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9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송승준은 4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승수의 가치를 높이지 못했다. 경기당 기복이 심했다는 방증이었다. 2012시즌 송승준은 여전한 기복을 보였지만, 부상복귀 이후 후반기 급 상승세를 보였다. 승수는 올리지 못했지만, 방어율을 크게 끌어내렸다.

 

후반기 상승세는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졌고 송승준은 준PO부터 PO까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송승준은 시즌성적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었다. 이는 연봉 계약에서 그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7승에 그친 그의 성적을 고려하면 연봉 삭감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송승준은 소폭 인상된 3억 1천만 원에 연봉계약을 맺었다.

 

보여지는 기록의 수치는 조금 떨어졌지만, 팀 기여도가 반영된 결과였다. 이런 송승준에 따른 희소식이 더해졌다. WBC 대표팀에 대체 선수로 그가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팔꿈치 부상을 이유로 두산의 이용찬을 제외하고 송승준을 추가 선발했다. 송승준으로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 마운드에 설 기회를 잡았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송승준은 그 선발에 다소 논란이 있었다. 애초 당시 롯데의 에이스 손민한이 선발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손민한의 고사로 송승준이 선택되었다. 병역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맞물리면서 당시 대표팀 선발과정에 많은 잡음이 있던 상황에서 그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송승준은 선발 투수로서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해주었고 금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이후 송승준은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선발투수로서 꾸준한 성적을 남겼지만,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송승준에 이번 WBC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 난에 시달리는 대표팀에 송승준은 비장의 선발카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송승준이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송승준은 매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페이스가 늦게 올라가는 그의 특징이 매 시즌 이어졌다. 이는 그가 특급 투수로 가는데 큰 걸림돌이었고 꾸준함 속에 롤러코스터 피칭이라는 또 다른 양면성을 함께 하게 했다. 대표팀에 선발될 송승준으로서는 더 일찍 몸을 만들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송승준은 내심 WBC를 통해 일찍 끌어올린 페이스를 시즌으로 이어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따라붙은 2% 부족한 선발투수라는 인식을 떨쳐낼 필요도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유먼과 리치먼드 두 외국인 투수가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더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만약 송승준이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원투펀치를 구성한다면 새롭게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리치먼드가 부담을 덜고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유먼과 송승준의 원투펀치에 리치먼드가 3선발 뒤를 받히는 선발 로테이션은 롯데로서 최상의 조합이 될 수 있다. 송승준으로서도 해마다 넘지 못했던 에이스의 기준은 15승에 더 다가설 수 있다.

 

 

 

 

 

 

휴식일이 곳곳에 배치된 시즌 일정을 고려하면 1~3선발 투수의 비중인 커지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는 이들이 승수를 쌓을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승준 역시 이런 일정의 혜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송승준은 이제 30살을 훌쩍 넘긴 팀 투수진 중에서 고참급에 속하는 투수다.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족할만한 성적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 역시 강한 의욕을 가지고 시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WBC 대표팀 선발을 강력히 원했다는 점은 그가 올 시즌을 임하는 각오가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롯데는 올 시즌 동계캠프에서 선발투수진 강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신예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기엔 아직 부족함이 있다. 롯데 선발투시진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송승준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이제 기량의 완숙기에 들어간 송승준이 역할을 해야 하는 롯데다. 올 시즌 송승준에게는 꾸준히 두 자리 수 승수를 올려주는 이닝이터 그 이상이 요구된다.

 

송승준이 이런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국가대표 선발투수로서 그리고 팀의 에이스로 자신이 원했던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송승준의 선발투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롯데의 2013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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