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6월 호투, 불운의 그림자 떨쳐낸 KIA 에이스 양현종

에이스 투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롯데와 KIA의 6월 23일 경기는 홈팀 KIA의 6 : 2 승리였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7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호투와 필요할 때마다 득점해준 타선의 지원, 수 차례 호수비가 조화를 이루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KIA는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고 5위권과의 승차도 2경기로 줄였다. 

최근 3연전 시리즈에서 좀처럼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에이스 린드블럼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를 기대했지만, 린드블럼이 초반 실점하며 마운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타선마저 KIA 에이스 양현종에 완벽하게 막히면서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여기에 수비의 허술함까지 드러내며 경기 주도권을 스스로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황재균의 양현종을 상대로 팀의 유일한 득점인 2점 홈런을 때려내고 실책성 수비를 연발하며 질책성 교체를 당한 손아섭을 대신해 경기에 나선 이우민이 2안타로 분전했지만, 팀 6안타로는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어려웠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 투수의 소임을 다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벗을 수는 없었다. 1회 말 2실점 후 직구의 비중을 높이는 투구 패턴 변화로 안정감을 되찾았지만, 4회 말 야수들의 허술한 수비로 2실점하는 불운이 겹쳤고  6회 말 추가 1실점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롯데는 린드블럼에 이어 필승 불펜 홍성민으로 마운드를 이어가며 추격의 의지를 보였지만, 8회 말 또 다시 실책으로 실점하며 역전의 희망을 접어야 했다. 마운드,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열세를 보인 롯데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승리한 KIA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선발 투수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전날 20개가 넘는 팀 안타를 쏟아내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린 롯데 타선을 상대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롯데는 좌완 양현종에 대비한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양현종은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롯데 타자들을 이겨냈다. 롯데는 2회 초 강민호의 2루타외에는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할 정도로 양현종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6회 초 황재균의 2점 홈런으로 무득점을 끊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KIA 선발 양현종은 홈런으로 2실점했지만, 7회까지 안정감 있는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그의 시즌 3승이자 11번째 퀄리티 스타트였다. 지난 LG전 6이닝 무실점에 이은 연속 승리이기도 했다. 이는 올 시즌 내내 그를 따라다니던 불운의 그림자를 지워내는 승리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 KIA의 핵심 전력이었다. KIA는 윤석민과 함께 양현종이 짝을 이루는 토종 원투 펀치, 핵터와 지크로 연결되는 수준급 외국인 선발 투수에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기량을 꽃피운 임준혁까지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KIA가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윤석민이 시즌 중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발진에 균열이 발생했다. 두 외국인 투수들은 나름 역할을 했지만, 제 5선발 임준혁이 부진하면서 강력한 선발진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여기에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잘 던지고도 승수를 쌓지 못하는 불운이 겹쳤다.  

양현종은 4월 한 달 5경기 선발 등판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5월에 들어와서야 시즌 첫 승거둘 정도로 승리와 인연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상하게도 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타선은 그릴 지원해주지 못했다. 뜻하지 않는 패전이 이어지면서 양현종 역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의 계속된 불운의 팀의 내림세와 연결됐고 양현종은 5월까지 1승 6패로 시즌 전 기대와 전혀 다른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FA 계약을 앞둔 시즌이니 만큼 조바심이 생길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꾸준히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했고 여름이 되면서 그를 감싸고 있던 불운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6월 11일 삼성전에서 5실점 패전을 당했지만, 그 경기를 완투한 것이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됐다. 에이스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그의 모습은 팀 동료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이후 2경기에서 양현종은 호투를 이어갔고 타선이 득점지원까지 이루어졌다. 6월 들어 양현종은 2점대 방어율과 함께 3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중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계속된 호투에 승리도 함께 따라왔다. 6월에 양현종은 2승을 추가했고 잘 던지고도 패전을 쌓아갔던 기억을 어느 정도 지워냈다. KIA로서도 마무리 임창용이 징계가 풀리고 7월 복귀가 유력한 시점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지금의 투구 내용을 이어간다면 중위권 추격의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6월 23일 롯데전 승리는 양현종뿐만 아니라 KIA에도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아직 승수는 3승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양현종은 리그 최상급 선발 투수로 손색이 없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조금 늦었지만, 본격적인 승수 쌓기를 시작한 양현종이 올 시즌 성적표를 받아들지 분명한 건 그의 승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KIA의 중위권 도약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