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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시대와 같은 혼전이 이어졌던 프로야구 순위 경쟁의 그룹이 명확해지고 있다. 선두 경쟁은 KT가 한 발 앞서가는 양상이고 LG, 삼성, SSG가 2위권을 형성했다. NC, 키움, 두산은 중위권에서 5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롯데, KIA, 한화의 하위권 팀들은 그들 바로 위 중위권 경쟁 구도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지만, 전력의 약세를 극복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절대 강자가 없는 시즌이지만, 서서히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순위 경쟁에서 주목해애 할 팀은 KT다. KT는 7월 5일 현재 2위와 3경기 차 선두다.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호성적이고 최근 8연승의 신바람을 내기도 했다. 6월 하순 최하위권의 KIA, 한화와 연달아 대결하는 대진의 이점도 있었지만, 선두 경쟁을 하던 LG와의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7월 5일 키움전에서 패하면서 8연승이 마감되긴 했지만, 2승 1패의 위닝 시리즈였다. 그 중간 KT는 우천순연 등의 이유로 LG, 키움과 더블헤더 일정이 있었지만, 우천으로 더블헤더가 취소되면서 체력 부담을 던 행운도 함께 했다. 뭔가 KT에 우주의 기운이 함께 하는 느낌이다. 

물론, KT의 선두 질주를 운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KT는 투. 타의 조화의 잘 이루어지고 있고 성적 지표도 모두 상위권이다. 특히, 안정적인 마운드가 큰 강점이다. KT는 LG에 이어 팀 방어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진의 조화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고영표



선발 마운드는 에이스 데스파이네를 중심으로 쿠에바스,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까지 5인 로테이션이 톱니바퀴처럼 잘 물려 돌아가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방어율 등 각종 성적 지표는 지난 시즌 이상이다. 데스파이네는 KT 마운드가 초반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는 와중에서 흔들림 없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그의 꾸준함은 KT가 마운드 안정을 되찾는데 큰 힘이 됐다. 

데스파이네가 다소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게 된 시점에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힘을 내고 있다. 쿠에바스는 시즌 초반 불안한 투구 내용이었다. 이에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치기도 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투구 내용에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고 불펜 투수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의 순간 쿠에바스는 지난 시즌 위력적인 투수로 돌아왔다. 위기의식은 느낀 그는 투구 패턴의 변화를 가져왔고 효율적인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쿠에바스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었다. 

외국인 투수 2명에 더해 고영표의 등장은 KT 선발 마운드는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제10구단 KT가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기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했던 고영표는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2시즌 공백기가 있었다. 올 시즌 복귀하긴 했지만,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2시즌의 공백을 자신을 더 강하게 하는 안식년으로 만들었다. 

제5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고영표는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12번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외국인 투수 못지않은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고영표는 KT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있고 계산이 서는 투수다. 사이드암 투수지만 좌타자 승부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뛰어난 제구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이런 꾸준한 활약은 그를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게 한 중요한 이유였다 

고영표의 등장으로 그 비중이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 시즌 KT 선발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배제성, 소형준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2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은 배제성은 올 시즌에도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가 6번으로 다소 부족함이 있지만, 시즌 초반의 제구 불안을 극복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8승의 데스파이네, 7승의 고영표 못지 않은 시즌 6승을 기록하며 승수도 쌓아가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2019, 2020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가능성도 크다. 

지난 시즌 신인왕으로 신인 투수 돌풍을 일으켰던 소형준도 2년차 징크스를 벗아나고 있다. 소형준은 시즌 초반 부진했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고 소극적 투구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프로 데뷔 시즌에서 13승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 투수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였던 소형준이었다. 하지만 빛나는 지난 시즌의 결과가 그에게는 큰 부담이 됐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그를 더 어렵게 했다. 하지만 소형준은 6월 들어 안정감을 되찾았다. 지금보다 더 나은 투구 내용이 기대된다.  현재까지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쌓았다. 소형준이 제 모습을 되찾는다면 KT 선발 마운드는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KT 선발 마운드를 뒷받침하는 불펜진도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고 있다. 마무리 김재윤은 실패를 모르는 마무리 투수가 됐다. 김재윤은 최근 10경기에서 세이브 7개를 추가했다. 실점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김재윤의 앞을 지키는 셋업맨 주권도 6월 한 달 방어율 0를 유지하며 시즌 초반의 불안감을 완전히 지웠다. 주권은 지난 시즌 홀드왕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재윤, 주권 불펜 원투 펀치에 더해 박시영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했다. 박시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신본기와 함께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KT에 영입됐다. 박시영은 영입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최근 성적도 부진했다. 박시영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긴 시간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박시영은 6월 중순 1군에 콜업된 이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150킬로에 가까운 직구와 포크볼 외에 슬라이더를 추가하며 강력한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현재 그의 구위와 제구는 누구도 공략하지 어려운 수준이다. 박시영은 등장은 셋업맨 주권의 부담을 덜 수 있고 경기 후반을 더 든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들 외에 KT는 조현우, 심재민, 이창재, 하준호까지 4명의 좌완 불펜 투수를 1군 엔트리에 포함하며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심재민은 긴 이닝을 책임지는 롱맨과 대체 선발 투수 역할을 하며 마운드 운영에 보다 원활하게 해주고 있다. 리그에서 좌타자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풍부한 좌완 불펜진은 KT의 경기 후반을 보다 편안하게 해주는 한편, 좌완 투수가 없는 선발 마운드의 약점도 보완하고 있다. 최근 KT 불펜진은 리드하는 경기에서 흔들림 없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역전패가 사라지면서 KT는 불필요한 힘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조화로운 마운드는 KT의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LG, 삼성도 강력한 마운드가 있지만, KT는 양과 질에서 이들보다 앞서는 모습이다. LG는 최근 마운드가 흔들리며 승률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삼성은 외국인
투수 교체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발생했다. 

 

박시영



이에 더해 KT는 강력한 마운드 못지않은 타선의 힘도 갖추고 있다. LG가 리그 최강의 마운드에도 타선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KT는 4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강백호가 타선의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고 상. 하위 타선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높은 출루율의 조용호가 그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유한준, 황재균, 박경수 등 베테랑들이 필요할 때 역할을 해주고 있다. 타격에 아쉬움이 있었던 유격수 심우준이 타격에서도 큰 활약을 하면서 하위 타선이 강해졌다. 여기에 백업 층도 두껍다. 누가 나와도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심지어 공격에서 큰 기대가 없었던 백업 포수 허도환마저 방망이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KT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잘 넘어간 것도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다.

올 시즌 KT는 일본 리그로 떠난 지난 시즌 MVP 로하스의 부재로 공격력 약화가 우려됐다. 그를 대신해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알몬테가 기량은 물론이고 소극적인 플레이로 팀 기여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KT는 두꺼워진 국내 선수층으로 이를 대신했다. 최근 KT는 외국인 타자 알몬테를 교체하면서 외국인 타자 자리가 비었지만,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호잉에 대해서도 공격보다 그의 수비 능력을 더 고려 하며 영입한 KT였다. 

이렇게 KT는 강력한 마운드를 중심으로 타선이 조화를 이루며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6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팀은 KT가 유일하다. 이 흐름은 7월 올림픽 블레이크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성적이 어느 특정한 선수의 활약만이 아닌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 전체의 힘이 모여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 더 긍정적이다. 이렇게 다져진 전력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깜짝 2위를 차지한 KT는 시즌 중반부가 된 시점에 그때의 결과가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KT는 올 시즌 우승의 목표가 결코 허황한 꿈이 아님을 결과로 입증하려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KT의 선수 질주가 그들의 팀명 위즈의 깜짝 마법이 지속 가능한 마법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T의 마법이 그들을 어디까지 이끌지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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