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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38회] 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들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10.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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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금산은 충청남도 남동쪽 끝 내륙에 자리하고 있다. 금산은 북으로는 대전광역시와 동으로는 충북 영동과 남으로는 전북 무주와 접하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그 때문에 금산은 행정구역 상 충청남도에 속해있지만, 그 생활권이 대전과 전북 무주에 속하는 특이점이 있다. 

금산은 주변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금강 지류 하천이 있어 비옥하고 넓은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이런 비옥한 토지가 있는 금산은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했고 아울러 인삼의 산지로 그 이름이 높았다. 개성인삼, 강화 인삼과 함께 금산의 인삼은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인삼 산지이기도 하다. 최근 금산은 대전, 통영 고속도로가 지나면서 접근성이 더 좋아졌고 도시 사람들은 금산의 인삼을 직접 만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도시 기행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38회에서는 이 금산을 찾아 그곳의 명소와 사람들을 만났다. 

인삼의 고장답게 거대한 인삼 조형물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조형물에 이끌려 걷다 근처 인삼센터를 찾았다. 금산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의 인삼이 유통되는 이곳은 많은 인삼들이 즐비했다. 금산은 인삼을 말리지 않고 수확한 그대로 판매하는 수삼이 더 유명한데 특히, 9월과 10월 가을 수삼이 제철이라고 했다. 수많은 인삼 판매점을 돌다 인삼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어머니들의 삶은 금산 인삼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렇게 금산 인삼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깃들어 있었다.

인삼센터를 나와 근거 먹거리 거리를 찾았다. 거리에 양옆으로 많은 식당과 음식 판매점이 있었는데 인삼 튀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어느 곳보다 인삼이 풍부한 금산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한 인삼튀김집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저렴한 가격의 인삼 튀김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바삭한 튀김에 인삼 특유의 향이 더해진 겉바속촉의 맛이 인상적이었다. 그 인삼튀김집은 이제 장년을 넘어 노년에 접어든 자매가 운영하고 있었다.

 



언니가 일을 시작했고 동생이 언니 일을 돕다 함께 일하게 됐다고 했다. 과거 다자녀 가구가 보편적이었던 시절 가장 맏이는 항상 동생을 돌보고 가정 일에 헌신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도 언니는 동생들을 보며 노심초사 하는 마음이었다. 동생은 그런 언니를 이해하고 이제는 곁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 동생이 있어 언니는 외롭지 않아 보였다. 자매의 우애가 함께 하는 튀김집은 그래서 더 특별해 보였다. 

다시 긴 개천변에 늘어선 긴 상가 건물들을 따라 걸었다. 과거 번성했던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과거의 영화를 잃은 모습이었다. 한때 사람들로 가득했을 한 영화관의 한적한 모습이 이곳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보여주고 있었다. 1959년 세워진 이 극장은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2001년 개봉되어 크게 흥행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엽기적인 그녀" 포스터가 이곳을 기억하게 하고 있었다. 

영화관을 지나 시장으로 들어섰다. 과거 금산은 전국 인삼 유통의 중심지로 이곳의 시장은 각지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이 모이니 돈이 모였고 경제적으로 풍족했다. 수십 년간 이 시장을 지키고 있는 옷 가게 사장님 부부로부터 당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과거 시장에는 이 가게 외에 수십여 곳의 옷 가게가 성업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를 하는 곳이었던 만큼 유행도 빠르게 전파된 금산이었다. 의복은 유행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아이템이었다. 옷 가게가 잘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한적한 시장이 됐지만, 이 옷 가게는 이곳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그 명맥을 유지 중이었다. 

시장을 벗어나 금강 지류의 하천이 흐르는 강변 마을을 찾았다. 하천변을 걷다 한 식당을 만났다. 강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로 만드는 어죽 전문 식당이었다. 이 식당의 사장님은 지금도 수시로 강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잡히는 물고기에 따라 그날의 메뉴가 결정된다고 했다.

금강이 주는 대로 식장의 사장님 부부는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다.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식당 사장님은 30대 나이에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금산에 내려왔다고 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부부에게 시골에서의 삶은 불편하기만 했다. 하지만 점점 이곳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삶의 또 다른 가치를 깨닫게 됐다. 이제는 금산에서의 삶이 너무나 익숙하기만 하다. 어쩌면 귀촌을 통해 이 부부는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부부의 정성이 더해진 어죽이 달리 느껴지는 건 당연해 보였다. 

금산의 오랜 고찰 보석사로 가는 길에 천년 수령을 넘는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통일신라 시대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석사의 역사와 함께 하는 은행나무는 크고 웅장하면서도 기품이 있었다.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쌓인 내공은 이 마을의 수호신 같은 풍모로 다가왔다. 절도 경외감이 느껴지는 은행나무의 모습이었다. 

금산의 명소를 지나 산중의 한마을을 들렀다. 여러 청년들이 이삿짐을 옮기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청년들을 찾기 힘든 농촌의 현실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이들은 서울에서 살다 금산에서 내려와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청년들에게 치열한 경쟁과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노력만을 강요하는 도시에서 벗어나 이들은 자신의 자존감을 되찾고 그들이 설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이 마을은 이런 청년들이 하나둘 내려와 집을 짓고 마을을 형성한 청년 마을이었다. 귀촌 한 청년들은 이곳에서 기존의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며 기존 농촌에서 보기 힘든 마을 풍경을 만들었다. 이들의 꿈을 응원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가을의 빛으로 점점 물들어가는 숲길을 걷다 산중의 식당을 발견했다. 이 식당은 인근 산에서 채취한 버섯을 재료로 하는 버섯 식당이었다. 식당의 사장님 부부는 수시로 산에 올라 버섯을 체취하고 있었다. 이런 자연산 버섯을 재료로 한 버섯요리에는 자연의 맛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특히, 가을은 버섯이 제철로 그 맛이 더 좋다고 했다.

 

인삼 사진



처음 부부는 지인들과 함께 취미로 산행을 하다 산행 중 채취한 버섯요리가 지인들에 호평을 받는 것을 계기로 식당을 창업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식당은 집안에서 내려온 조리법이 더해져 더 깊은 맛을 내는 버섯요리 전문점으로 자리했다. 부부는 지금도 그 맛을 지키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었다. 

여정의 막바지 드넓은 인삼밭 풍경이 함께 하는 금산의 농촌마을을 찾았다. 금산의 인삼재배법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그 가치는 인정받고 있다. 오랜 인삼재배의 역사와 함께 그 전통을 이어오며 이룬 성과다. 금산의 인삼재배 농가들은 과거로부터 전해오는 인삼재배법을 지켜가고 있었다. 그중 한 인삼 재배 농가에서 작업이 한창인 주민들과 만났다. 인삼은 그들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도시인들에게는 귀한 인삼이지만, 마을 주미들은 그저 담담히 인삼을 재배할 뿐이었다. 인삼 산지만이 가지는 일종의 특권으로 보였다. 

그 마을에서 팔순이 넘은 할머니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는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10여 년 전 큰 아들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는 아픔이 있었다. 며느리는 배우자를 떠나보내며 그 아픔을 함께 했다. 이후 할머니와 며느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그들의 인삼밭과 집을 지켜가며 살았다. 세상 가장 불편한 관계인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라 하지만,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지금도 이들은 인삼밭을 함께 가꾸며 그들의 삶을 채워가고 있었다. 그렇게 금산의 한 인삼밭은 풍성한 수확을 위해 기다림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었다. 

이렇게 인삼과 인삼의 향이 가득한 금산이었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들이 더해져 금산 인삼이 향은 더 깊어지고 있었다. 금산에서의 여정은 우리 눈앞에 보이는 세상 속에 또 다른 소중한 이야기들이 숨어있음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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