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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그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회화나 조각 등 그 시대 작품에는 시대정신과 사상 등 시대의 조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예술은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고 다양해졌다. 현대 예술은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고 결합하는 장르의 구분이 아닌 융합의 경향이 뚜렷하다.




다만,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모두 대중성을 가지는 건 아니다. 예술 작품에는 호불호가 존재한다. 과거 명작들이 무조건 이름값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않는다. 오랜 세월이 흘러 작품이 인정을 받기도 한다. 대중들의 예술에 대한 취향 역시 다양해지고 작품을 보는 안목도 높아졌다. 다양성과 자유로움은 현대 예술의 중요한 축이다. 



이런 현대 예술, 그중 미술사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 있다.  프랑스의 국민 화가로 칭송받는 현대 미술가 장 뒤뷔페다. 그리고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매우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냈고 빌레그레라는 인물이 있다. 현대 미술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올림픽 공원 한 미술관을 찾았다.

 

 

 

 

 

 

전시관 입구

 

 

 

뒤뷔페의 대표 양식 우를루프

 

 

뒤뷔페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뒤뷔페는 1901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10대 시절 미술 아카데미에서 미술을 배웠지만, 얼마 안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중태 했고 이후 가업을 이어받아 포도주 상인으로 살았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열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뒤뷔페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40살이 넘은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로 들어섰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하고 파격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기존 미술의 정형성을 비판하고 대상을 파괴하고 재 조합하는 새로운 사조를 주창했다. 뒤뷔페의 작품은 원초적 예술이라는 뜻의 프랑스에 아르 브뤼 (Art brut), 비 정형성을 의미하는 앵포르멜(Informel)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이는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 인류의 발전된 문명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그의 작품에 투영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각각의 사조로 정형화된 미술에 대한 비판을 작품에 담았다. 그의 작품에는 이성보다는 감성, 열정, 격렬함, 광기가 함께 한다. 뒤뷔페는 정신병원 환자들이 아무 지각이나 형식 없이 그려낸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 작품은 매우 파괴적이지만, 순수하고 자유로움이 있다고 그는 여겼다. 

 

 

 

우를루프 연작

 

그의 창작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는 원시성과 비정형 등 그의 사조가 응축된 우를루프(L'Hourloupe) 양식의 작품이 등장했다. 프랑스어로 '소리 지르다' '새가 지저귀다' 등의 의미가 있는 이 양식은 일상의 사물들을 해체해 검은색 테두리 안에서 흰색과 붉은색, 검은색으로 재 조합해 채운다. 괴기스럽기도 하고 모자이크를 보는 듯하기도 한다.



그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혼돈스러운 현대 사회의 모습이 있고 그 속에서 혼란스러운 인간의 모습도 보인다. 

 

 

 

뒤뷔페 초기 작품

 

 

이 전시는 특이하게 예술가의 작품은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지 않고 역순으로 전시했다. 뒤뷔페의 우를루프를 먼저 보고 그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나중에 볼 수 있었다. 



뒤뷔페의 우를루프는 초기 작품들의 기반 위에 만들어졌다. 어쩌면 초기 작품들은 다시 해체하고 조합한 느낌이었다. 초창기 작품에서 뒤뷔페는 기존의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그의 파격과 혁신, 창조의 정신은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할 때부터 구현되고 있었다. 

 

 

 

뒤뷔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뒤뷔페에게서 큰 영감을 얻은 현대 미술가가 있었다. 자크 빌레그레, 192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뒤뷔페 보다 한참 어린 나이었지만, 그와 예술가로서 교감과 우정을 나눴다. 



빌레그레는 기존 콜라주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의 데콜라주 형식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도시의 벽이나 광고판을 채운 종이 포스터를 활용해 그 포스터들을 찢고 다시 붙여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했다. 빌레그레의 작품은 기존 미술의 정형성을 탈피한 것 이상으로 파괴를 통해 작품을 재 창조한 뒤뷔페의 작품과 많이 닮아 있다. 

 

 

 

빌레그레의 창작 모습 

 

 

 

 

빌레그레의 작품들

 

 

아무렇게 종이를 붙인 것 같지만, 작품 속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현대 사회의 여러 사건 사고가 캔버스에 함축된 느낌이었다. 혼돈스럽지만,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며 질서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보였다. 




빌레그레는 이 작품들을 위해 프랑스 각지에서 포스터를 찾아 헤맸다. 점점 종이 포스터가 사라지는 시기 빌레그레는 포스터를 구하기 위해 장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 또한 함께 하고 있다. 

 

 

 

 

현대 미술의 중요한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작가도 알 수 있었다. 작품들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미술 작품을 보는 안목을 좀 더 높일 수 있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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