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말이 있다. 힘이 센 세력 간의 싸움에 휘말린 힘 없는 세력이 이리저리 휘둘리다 큰 화를 입는 것이 중요한 예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출범 이후 고래들 즉, 대기업들의 싸움이었다. 모 기업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자금력이 떨어지는 팀은 전력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모기업의 몰락과 팀의 몰락이 함께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런 프로야구 상황에서 등장한 우리 히어로즈, 지금의 넥센 히어로즈는 당시로선 엄청난 사건이었다.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명문 구단 현대가 모 기업의 어려움속에 매물로 나온 상황, 하지만 그 현대를 인수할 팀이 없었다. 몇 몇 대기업의 인수 시도가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됐다. 자칫 8개 구단 체제가..
2013프로야구는 서울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비록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은 삼성에 돌아갔지만, LG, 두산, 넥센 세 팀은 시즌 막판까지 삼성을 추격하며 순위 싸움을 재미있게 해주었다. 서울 3개 팀에 포위된 삼성은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야 했다. 야구 전문 기업으로 자생력과 성적을 함께 잡은 넥센, 가을 야구 투혼으로 팬들에게 각인된 두산과 함께 LG는 해묵은 숙원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LG는 2000년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져들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감독이 해임되기도 했고 이런 저런 변화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LG였다. 야구단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팀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하..
지난 3년간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정규리그와 한국 시리즈를 모두 재패한 절대 강자였다. 짜임새 있는 팀 전력 구성과 코칭스탭과의 호흡, 프런트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잘 조화된 결과였다. 지난 3년간 탐 팀들은 삼성을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언제나 우승은 삼성이었다. 하지만 2013시즌 삼성은 큰 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미미했고 계속된 부상 선수 도미노 현상으로 힘겨운 정규리그를 보내야 했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야 했다. 한 때 1승 3패로 밀리며 4위 두산이 이룰 기적 같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제물이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마지막 3경기에서 연승하며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냈지만, 힘겨..
지난 수 년간 그리고 2013년, 프로야구 최하위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 류현진과 최고의 강타자 김태균을 보유했지만, 전체적인 전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2012시즌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팀에 가세하기도 했지만, 전성기가 지난 그가 한화의 변화를 이끌기엔 무리였다. 그나마 올 시즌에는 박찬호의 은퇴, 에이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더 암담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올 시즌 한화는 9개 구단 체제로 처음 치러진 정규리그에서 첫 9위 팀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신생팀 NC와 시즌 초반 하위 맞수가 되는 것도 모자라 한 참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128경기를 하면서 42승 85패 1무의 전적은 승률 3할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시즌 막판 분전으로 2할대의 승률을 ..
올 가을과 겨울 그 어느 팀보다 많은 변화를 겪었던 두산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메이저리거 출신 호르헤 칸투를 영입해 약해진 타선을 보강한 데 이어 최근까지 메이지러리그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크리스 볼스테드를 영입해 기존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와 보조를 맞추게 했다. 두산은 연봉협상까지 순조롭게 마치면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안정시켰다. 그렇지만 두산의 스토브리그는 두산 팬들에게 기대보다는 불안감을 더 안겨주었다. 기존 두산은 대표하던 베테랑들을 대거 내보낸 것에 대한 반발 여론이 여전하고 올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진욱의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도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감독으로 선임된 송일수 감독은 아직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한 초보감독이다. 김진욱 감독..
올 시즌 프로야구를 결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제9 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과 리그 참여였다. 오랜 기간 유지되었던 8개 구단 체제가 깨진 것은 물론이고 신흥 IT 기업을 모기업으로 하는 구단의 창단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한 탓에 경남,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의 대결구도가 큰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NC는 신생팀의 어려움을 적극적인 구단 운영으로 극복하려 했다. NC는 대기업 구단 못지않은 과감한 투자로 팀을 안정시켰다. 1년간 2군에서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었던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 지명과 FA 영입을 통해 팀에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젊은 팀다운 빠른 의사결정과 결단력이 돋보이는 선수 보강이었다. NC의 FA 영입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