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였지만, 포스트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최후의 승자로 기록됐다. 한국시리즈 상대 팀 삼성의 외적 변수에 따른 전력약화가 있었지만, 준PO,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넥센, NC, 삼성에 차례로 꺾으며 이뤄낸 결과는 기적과 같았다. 이런 두산의 우승 배경에는 마운드의 힘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최근 수년간 두산은 마운드가 강력한 팀이 아니었지만, 지난 시즌은 달랐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의 부진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이를 대체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버틸 수 있었다. 특히, 리그 중반 이후 두드러진 좌완 투수들의 역할이 큰 힘이 됐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좌완 투수 기근에 시달리던 팀이었지만, 지나 시즌 좌완 투..
흔히 야구에서 잘 던지는 투수의 이미지는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연상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로야구 팬들은 느린 직구와 더 느린 변화구로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올라선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두산의 좌완 선발 투수 유희관이 그 선수였다. 유희관은 언뜻 보기에도 타자들에 위압감을 투수가 아니다. 아주 큰 키도 아니고 단단한 근육질 몸매도 아니다. 직구의 최고 구속은 130킬로 언저리를 맴돈다. 좌완 투수라는 장점을 제외하면 나날이 타자들의 힘과 기술이 발전하는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투수 유형이다. 하지만 유희관은 두산의 선발 투수로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18승 5패, 방어율 3.94를 기록하며 또 다른 좌완 선발 장원준과 더불어 두산 선발진을 이..
프로야구 두산의 홍성흔은 화려하지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홍성흔은 1999시즌 두산에 입단한 이후 진갑용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한 이후 팀은 물론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큰 활약을 했고 국가대표에도 선발되기도 했다. 홍성흔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공경과 수비능력을 모두 갖춘 포수였고 두산을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포수로서 특히, 수비능력이 떨어졌고 시련이 시작됐다. 소속팀 두산은 그의 타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포지션 변경을 원했고 홍성흔은 포수자리를 지키고 싶어 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의반, 타의반 지명타자로 변신한 홍성흔은 2008시즌 0.331의 타율로 이 부분 리그 2위에 오르며 ..
단일 리그제인 우리 프로야구에서 진정한 우승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내야 한다. 정규리그 우승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현 제도하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지난해 삼성이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년 연속 우승을 이뤄냈지만, 최후의 승자는 그들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서 패한 삼성의 최후 순위는 2위였다. 정규리그에서 상당한 격차로 3위를 차지한 두산은 준PO,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 모두 승리하며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억은 올 시즌 두산에 디펜딩 챔피언의 위치로 올려놓았다. 두산은 지난 시즌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됐다. 김현수라는 팀 간판타자가 메이저리그 진출로 팀을 떠났지만, 두산은 지난해 우승 멤버..
팀별로 동계훈련에 돌입한 2016 프로야구, 상.하위 팀 모두 부침이 심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순위 변동이 가능성이 큰 시즌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여전히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팀 중심타자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백이 상당하지만, 두산 야수진의 두꺼운 선수층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기간 외국인 선수의 팀 기여도가 높지 않았던 두산임을 고려하면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제 역할만 한다면 오히려 전력이 더 강화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이유와 더불어 두산의 상위권 전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는 건 마운드의 안정이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는 부상 위험이 남아있지만, ..
단일 리그제에서 1위부터 5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기회를 주는 우리 제도는 정규리그 1위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규리그 1위 팀은 하위 성적 팀 중 사다리꼴 포스트시즌을 통과해 올라온 팀과 대결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준비로 힘을 비축한 정규리그 1위 팀은 접전을 펼치면서 만신창이가 된 도전자와의 대결은 1위 팀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된다. 실제 대부분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팀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하지만 절대적인 열세를 딛고 우승한 사례도 있다.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이 준PO부터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했다. 그 이후에는 이런 우승의 기록은 더는 없었다. 그만큼 기다리는 팀들의 노하우가 더 많이 생겼고 포스트시즌이 치열해진 결과였다. 2015시즌 두산은 앞선 두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