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설움 속에 유년기를 보냈던 장영실은 청년이 되어서도 노비라는 신분의 굴레 속에 고통받고 있었다. 그는 타고난 손재주와 천문을 읽어내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지만, 어디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장영실은 노비로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서 자신만의 천문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장영실은 그의 절친과 함께 숲속에 비밀 움막을 짓고 연구 성과물들을 기록했다. 이는 그의 부친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나름 큰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장영실은 자신의 모친이 억울하게 군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아들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그를 애써 외면하는 부친과 부자의 정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장영실은 그럴수록 비밀 연구에 매진했다. 연구의 성과물인 혼상을 명나라와 일본을..
장영실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물건을 만드는 손재주가 뛰어났다. 여기에 천문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이는 그의 부친의 영향이 컸다. 장영실은 부친 장성휘는 고려 때부터 기술직 관리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천문과 관련한 일을 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그는 천문 과학자였다. 왕조가 바뀌었어도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장성휘는 고려가 이후 등장한 조선왕조에 협력하고 않았고 방랑자의 삶을 살았다. 그 과정에서 기생있었던 장영실의 모친을 만났고 장영실을 낳았다. 분명 장영실은 양반의 자손이었지만, 부모 중 한명이라도 천민이면 그 자녀 역시 천민이 되는 제도에 얽매여 관청의 노비로 살아야 했다. 당시 노비는 인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유물이나 재산으로 취급됐다. 그런 노비에게 일 외에 다른 분야에 대..
푸르미 사측의 집요한 노조 파괴작업은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초래했다. 황주임에게 인격 모독을 서슴치 않으며 집요하게 괴롭히던 신임 과장은 언행에 황주임은 평정심을 잃었다. 황주임과 신임 과장은 충돌이 빚어질 위기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황주임의 절친 주주임은 신임 과장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말았다. 이는 사측에서는 노조를 공격할 중요한 빌미가 됐다. 사내 폭력사태의 책임을 물어 사측은 주주임에게 해고를 황주임에 정직 처벌을 했다. 가뜩이나 노조활동이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푸르미 일동점 지부장 황주임의 해고는 큰 타격이었다. 황주임은 노조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었고 흔들리는 노조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비열한 방법까지 동원한 사측의 처사에 이수인은 파업결행을..
푸르미 사측의 방해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준법 투쟁으로 맞섰던 푸르미 일동점 노조원들은 노력의 성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점점 지쳐갔다. 이는 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수인을 비롯한 집행부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사측이 노조활동시간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며 노조원들의 급여를 대폭 삭감하고 노조원들을 겨냥한 징계와 고소, 고발을 남발하자 상황은 점점 어려워져갔다. 당장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대다수인 노조원들이 흔들리는 건 당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조원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노조 집행부와 그들을 따르는 이들이 싸울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노조에 가입하고 탈퇴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노조원들의감정은 더 상할 수밖에 없었다..
푸르미 일동점 노조지부에 대한 푸르미 사측의 방해는 집요했다. 사측은 규정과 방침을 노조원들에게만 집요하게 적용하면서 그들을 압박했다. 사측의 압박에 푸르미 노조원들은 동요했다. 그들은 노조활동에 따른 불이익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노조 활동도 점점 위축됐다. 푸르미 일동점 노조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이수인은 갈등했다. 노조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시작한 일이 그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하지만 구고신 소장의 조언과 그를 따르는 노조원들의 응원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이수인은 사측에 강하게 대응해 수세 국면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는 사측이 규정과 원칙으로 노조를 압박하는 것에 준법 투쟁으로 맞섰다. 그는 관행처럼 무시되던 근무시간, 휴게시간을 준수토록 했다. 늘 지켜야 ..
푸르미 일동점 노조가 결성되고 첫번째 과제였던 황준철 주임의 징계 건은 우역곡절 끝에 노조의 승리로 결론지어졌다. 강압적 분위기속에서 징계위원회에 참석했던 황준철 주임은 자신의 상사인 허과장의 비리까지 자신이 저지른 것으로 조작된 증거 앞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구고신의 설득으로 거래처 접대 현장에 함께 했던 여성 접대부의 증언까지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징계가 확정되려는 마지막 순간 황준철 주임은 기지를 발휘했고 상황이 역전됐다. 사측은 자신들의 납품업체에 압력을 행사에 거짓 진술을 받아냈고 이를 빌미로 황준철 주임을 해고하려 했지만, 증거 조작이 들통 나면서 그 시도를 접어야 했다. 이수인 과장을 중심으로 한 푸르미 일동점 노조의 활동이 없었다면 이루어낼 수 없는 결과였다. 이를 계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