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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플레이오프는 롯데와 SK의 대결로 결정되었습니다. 전력은 롯데, 기세는 SK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준플레이오프때와 달리 우세 저망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후반기 최고의 상승세를 탓던 롯데는 그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고 충분한 휴식을 가졌습니다. 부상 선수들로 몸살을 앓았던 SK지만 그들이 복귀했고 준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 조직력도 살아났습니다.

양팀은 그들의 강점을 유지한채 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롯데의 우세한 공격력을 창으로 SK의 막강 불펜을 방패로 비유하면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기록으로 봐도 롯데는 최고의 공격력을 지닌 팀이었습니다. SK 역시 불펜이 정비되면서 준 플레이오프에서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했습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핵심 요소는 역시 투수력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투수력의 중요성은 입증되었습니다. 특히 불펜이 강한 팀은 경기 운영에 있어 더 큰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SK는 초반 리드를 강력한 불펜을 바탕으로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타선의 부진으로 답답한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 2차전 부터 내리 3차전을 이길 수 있는 힘은 투수력이었습니다.




롯데 타선이 강하다고 하지만 선수들은 일주일이 넘는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힘에서 있어서는 4경기를 더 치른 SK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 감각, 실전 감각에 있어 떨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롯데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지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SK 불펜은 정대현이 다소 많은 투구를 했지만 이닝을 나눠 책임지면서 혹사를 피했습니다. 3일의 휴식일도 있었습니다.

강한 타선이라고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SK 불펜의 위력을 부담스럽습니다. SK는 김광현, 송은범, 고든 그리고 새롭게 가세한 윤희상까지 선발진용도 제대로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4차전을 완승하면서 분위기도 타고 있습니다. 단순한 전력의 우세 공격력의 우위만으로 승리를 장담하지 어려운 상황입니다.

롯데의 투수진이 SK 투수진과 대등한 싸움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롯데 역시 선발진과 불펜진에 믿을만한 조합을 갖추고 있습니다.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에는 선발진의 원할한 로테이션과 김사율의 축으로 임경완, 강영식이 버티는 필승 불펜조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경기 후반의 불안감이 사라졌고 박빙의 경기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입니다. 뒷심이 강해진 롯데는 2위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롯데의 투수진에 있어 젊은 3명의 투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원준, 송승준, 고원준, 롯데 팬들은 이들을 준 트리오라고 부릅니다. 이 세명의 투수는 올 시즌 롯데 투수진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이었습니다. 이 세 투수는 37승을 합작했습니다. 팀의 72승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능력도 좋았습니다. 후반기 세 명은 롯데 선발진은 버팀목이었습니다.

이 세명 중 장원준, 송승준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것이 기대됩니다. 공의 구위와 함께 풍부한 경험도 쌓은 두 투수는 상대 에이스와 대결에서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합니다. 신예 고원준은 팀의 4선발 내지 불펜의 히든카르로 스윙맨 역할이 기대됩니다. 필승 3인방을 이어줄 연결 고리로 역할 비중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들의 활약은 롯데 전력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 시즌 15승을 거두면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장원준은 에이스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했습니다. 특유의 롤러코스터 피칭은 사라졌고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과 경기 운영능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롯데의 성적이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는 사이에도 장워준은 꾸준히 1선발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의 꾸준함이 없었다면 롯데의 선발진은 붕괴될 수 있었습니다.

팀의 2위 확정짓는 경기에서도 장원준은 구원등판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면서 자신의 15승과 팀의 2위를 스스로 확정지었습니다. 주무기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이 확실히 자신의 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구력까지 뒷받침 되면서 어떠한 타자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을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었습니다. 포스트시즌 롯데의 1선발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송승준은 올 시즌 13승을 올리면서 변함없는 활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지난 시즌 보다 더 기복이 심한 피칭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팀의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었지만 믿음을 주기에는 2% 부족한 정규 시즌이었습니다. 직구가 살아나는 날은 포크볼이 위력을 발휘했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난타당하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제구력도 경기와 이닝에 따른 편차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구위와 경험면에서 그만한 투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송승준은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끈 투혼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자신도 포스트 시즌에서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되찾고 싶을 것입니다. 시즌 막판 송승준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떨어진 구위가 되살아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충분한 준비 기간도 있었습니다. 좋은 내용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오랜 기간 롯데의 주축 투수였던 장원준, 송승준과 달리 고원준은 올 시즌 팀에 처음 합류한 신예입니다. 팀의 미래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던 고워준은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어려움속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되는 투구를 했습니다. 시즌 초반 많은 불펜투수로 혹사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씩씩한 투구를 이어나갔습니다.

선발 투수로 복귀한 이후에는 한층 더 안정된 투구로 선발진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시즌 후반 체력 저하로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고원준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의 2위는 없었습니다. 믿었던 영건들인 이재곤, 김수완의 부진속에 고원준은 이들의 부진을 메워주는 역할을 했고 팀의 유망주에서 보배로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 세명의 투수들은 롯데 투수진에 있어 핵심으로 자리했습니다. 이들의 투구 내용에 따라 롯데의 플레이오프, 포스트시즌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습니다. 팀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이들이지만 불안요소는 존재합니다. 장원준, 송승준은 포스트 시즌에서 유난히 약했습니다. 시즌때와 다른 이들의 부진으로 롯데는 매년 포스트 시즌에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습니다.




장원준, 송승준 이 두 투수들에게 포스트시즌은 패배의 기억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4번째 맞이하는 포스트 시즌이 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큰 중압감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습니다. 선발의 원투 펀치를 형성할 이들이 또 다시 포스트 시즌의 부진을 재현한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는 또 한번 좌절의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고원준 역시 포스트 시즌 경험이 처음입니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배짱투가 일품이지만 생애 처음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의 분위기가 낯설은 것은 사실입니다. 자칫 의욕 과잉으로 페이스 조절을 실패할 우려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즌 막판 힘이 크게 떨어진 투구를 한것도 걱정스러움으로 다가옵니다. 시즌 막판 페이스를 찾는 모습을 보인건 롯데에게 다행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전력이 한층 더 안정적으로 단단해져 있다는 것은 세 투수들에게 큰 힘입니다. 타선의 상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폭발력을 지니고 있고 불펜 역시 이전보다 강해졌습니다. 자신들이 경기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도 비축되어있고 상대에 대해 분석도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즌 때와 같은 평상심도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투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선발과 또한 불펜에서 SK와 대등한 싸움을 해줄 수 있다면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플레이오프입니다. 롯데가 과연 시즌 후반기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투수진의 중심, 준 트리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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