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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뒤늦게 제 기량을 펼치고 빛을 발하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그와 달리 잠재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끝내 꽃피우지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들은 더 많다. 그만큼 프로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과 함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가능한 일이다. 


롯데 6월 상승세의 주역 중 한 명인 이승화는 오랜 세월 팀과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안타까움을 샀던 선수였다. 입단 당시부터 빠른 발과 재치있는 타격, 넓은 수비 폭으로 롯데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기량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던 시즌에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이승화는 이상하리만큼 타격에서 발전을 보이지 못했다. 항상 가능성과 성실함을 인정받던 그였지만, 타율은 2할 언저리를 맴돌 뿐이었다. 롯데에 새로운 감독이 부임할 때마다 이승화는 주전 외야수로 기회를 잡았지만, 타격에 발목이 잡히며 수비전문 백업 선수로 시즌을 보내야 했다. 그나마 그 백업 자리도 다른 선수에 밀리는 상황의 이승화였다. 



2013시즌 다시 시작된 인고의 시간 


2013시즌 이승화는 1군이 아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입은 부상 후유증 탓이었다. 이승화는 김주찬이 떠나면서 남겨진 롯데 외야진의 빈자리를 차지할 후보였지만, 부상으로 경쟁의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다. 30을 넘어선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주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조바심이 날 수 있었지만, 시즌 초반 이승화는 재활과 경기 감각 회복을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사이 롯데 주전 좌익수 자리를 김문호가 자리했다. 김문호 역시 오랜 시간 1군과 2군을 오가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선수였다. 김문호는 공.수에서 팀 기여도를 높이며 주전의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롯데의 차세대 4번 타자로 거론되던 김대우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이승화는 점점 그 존재감이 잊혀져 같다. 


부상에서 회복되어 퓨처스 경기에 나설 정도로 몸이 회복되었지만, 1군 엔트리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수비전문 백업자리 역시 젊은 유망주들이 먼저 고려되었다. 이승화는 퓨처스 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힘겹게 잡은 기회, 그리고 당당한 주전으로 


시즌이 한창이던 5월, 롯데는 주전 외야수 김문호의 부상 악재를 만났다. 당시 팀도 내림세를 지속하던 상황에서 시즌 아웃이 예상되는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은 큰 타격이었다. 롯데는 그의 자리를 메울 좌타자 외야수가 필요했다. 2군에 머물던 이승화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한 선수에는 큰 불행이었지만, 이승화에게는 소중한 기회였다. 


1군에 콜업된 이승화는 곧바로 주전 좌익수로 기용되었다. 매 시즌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이승화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주전 외야수에 대한 절실함은 그를 다른 선수로 만들었다. 이승화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큰 활력소가 되었다. 이승화가 팀에 가세한 직후 롯데는 침체를 벗어나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롯데가 5월 중순 이후 높은 승률을 유지하는 데는 이승화의 역할이 컸다. 


이승화는 1군 복귀 후 22경기에서 타율 0.316, 안타 24개,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도 이전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고 공을 보는 눈이 좋아졌다. 나쁜 공에 어이없이 방망이를 내는 일이 줄었다. 타구에 힘을 실어 때리는 방법을 몸에 익히면서 타구의 비거리도 늘어나고 타구의 질도 좋아졌다. 


이전에 공을 맞히기에 급급하면서 내야땅볼을 양산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팀도 좌.우 투수에 관계없이 꾸준히 주전 좌익수로 기용하며 신뢰를 보냈다. 팀의 신뢰가 더해지면서 이승화는 한 타석만 못하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내고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 수비 역시 여전하다. 이렇게 이승화는 좋은 성적과 함께 한결 자신감이 넘치고 적극적인 선수로 변신했다.  



도전자에서 지키는 자로 


이승화는 너무나 절실했던 1군 무대에서 당당한 주전으로 자리했다. 이제 이승화에게 1.5군 선수, 수비 전문 선수라는 말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시즌을 보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그의 잠재력이 폭발하길 기다렸던 롯데 팬들에게 이승화는 애증의 선수였지만, 이젠 마음껏 그를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넘어야 벽은 있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높다는 점은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볼넷 6개를 얻으면서 18개를 삼진을 당했다는 점은 그가 주로 들어서는 2번 타순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는 성적이다. 좌투수에 대한 약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승화는 좌투수에 0.150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경기 출전 수가 늘어나면서 적응력을 높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도루 능력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승화는 빠른 발에도 불구하고 도루에는 큰 재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한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1번 타자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다면 롯데에서 그의 존재감을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승화는 항상 팀의 1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타순에 대한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타격 상승세인 그를 1번 타순에 기용한 경기가 있었지만, 이승화는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이승화가 상대 우완 선발투수가 나서는 경기에만이라도 1번 타자로 활약해주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3루수와 1번 타자를 병행하며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는 황재균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 구축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제 이승화는 1군 엔트리 진입이라는 절실한 목표를 넘어 주전의 입지를 굳혀야 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롯데의 2군에는 많은 유망주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고 이승화와 같은 처지의 경쟁자들이 있다. 그가 부진에 빠진다면 언제든 수비 전문선수가 될 수 있다. 절실함이 그의 잠재력을 깨웠다면 꾸준한 활약으로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이승화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이승화는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이승화가 어렵게 잡은 주전 자리를 올 시즌 내내 지켜낼 수 있을지 한 때의 반짝 활약에 머물지 이승화의 계속된 활약은 그는 물론이고 롯데의 올 시즌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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