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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이 5경기 선발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목요일 SK전에서 선발 옥스프링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나머지 2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불펜진의 뒷받침, 연이틀 집중력을 과시한 타선의 조화 속에 SK에 6 : 0 완승을 거뒀다. 롯데는 2연승으로 5할 승률에 복귀했고 4위권을 가시권에 두게 되었다. 반대로 SK는 패 수를 더하며 주말 3연전의 부담이 커졌다.

 

전날 난타전을 치른 양 팀은 달아오른 상태 팀의 방망이를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막아줄지가 승부를 가를 중요한 요소였다. 공교롭게도 롯데 옥스프링, SK 김광현은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소속팀 만큼이나 개인적인 승리가 절실한 두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부상 재활에서 돌아온 김광현 보다 지금의 성적으로 평가받는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의 절실함이 더했다.

 

옥스프링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롯데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전격 영입된 선수였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이 있지만, 오랜 기억 속에 있는 이야기였다. 장기간 부상재활을 거친 30대 후반의 외국인 투수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했다. 옥스프링으로서는 시즌 초밥부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했다.

 

하지만 시즌 시작이 좋지 못했다. 옥스프링은 좋은 구위를 보여주었지만,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면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즌 첫 2경기에서 그런대로 제 역할을 했던 옥스프링은 리그 적응이 이루어진 시점에 등판한 2경기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제구력 난조는 투구 수를 급격히 늘렸고 이닝 소화에 문제를 드러내게 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보지 못했다.






(4전 5기 첫 승, 부진 씻어낸 옥스프링)



 

옥스프링은 시즌 3패만을 쌓았다. 방어율도 급격히 치솟았다.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더 힘을 얻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롯데는 그의 부활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롯데의 시즌 초반 부진을 옥스프링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옥스프링은 사실상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목요일 SK전에 나서야 했다. 이 경기마저 부진했다면 그의 퇴출설이 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어느 때 보다 부담이 심한 등판이었다. 

 

출발도 좋지 못했다. 1회 초 옥스프링은 좌타자 승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안타 1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조기 강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직구의 스피드는 좋았지만, 제구는 여전히 불안했다. 옥스프링은 힘을 빼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 컷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하면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옥스프링은 실점 위기에서 안치용,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큰 고비를 넘겼다. 이는 롯데가 경기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롯데는 1회 말 중심 타선이 SK 선발투수 김광현 공력에 성공하며 선취 2득점에 성공했다. 2사 후 3번 손아섭의 볼넷으로 시작된 롯데의 기회는 김대우, 전준우, 4, 5번 타자의 2루타가 이어지면 기선제압의 득점을 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몸이 덜 풀린 1회 말 직구 위주로 타자들과 상대했지만, 공이 가운데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롯데 타자들은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 


부상재활 후 첫 등판에서 부할 가능성을 보인 김광현은 롯데전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넘치는 자신감이 좋지 않게 작용했다. 힘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려는 마음이 강한 탓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 투구를 했다. 자연스럽게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최근 타격감을 회복한 롯데 타선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회 초 큰 위기를 넘기고 타선 지원까지 받은 옥스프링은 마음의 부담을 덜고 호투를 이어갔다. 주 무기로 사용한 컷페스트볼이 위력일 더하면서 3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전날 두 자리수 안타를 때려낸 SK 타선이었지만, 볼 스피드과 공 끝의 변화에 제구력이 더해진 옥스프링의 공에 고전했다. 


롯데는 2회 말 또다시 2사 후 추가 득점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박기혁의 볼넷과 폭투로 득점권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김문호는 적기 안타로 박기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광현은 1회에 이어 2회에도 투아웃을 잡고도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그 시작이 볼넷이었고 폭투가 위기를 더 키웠다는 점이 내용상 좋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 공격은 이후 3, 4회 병살타 2개로 흐름이 끊어지면서 주춤했다. 


SK가 반격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4회 초 SK는 롯데 선발 옥스프링의 제구가 흔들리는 팀을 또 한 번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 한동민의 볼넷과 안치용의 안타, 조인성의 볼넷으로 누상에 주자를 다 채운 SK는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박정권의 한 방을 기대했다. 하지만 조성환을 대신해 주전 2루수로 출전한 정훈의 재치있는 수비가 SK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정훈은 박정권의 내야 뜬 타구를 원바운드 처리하면서 병살타로 만들었다. 순간 상황 판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초반 중요한 승부처에서 나온 호수비였다. 이후 롯데는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전날 역전패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SK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초반 2번의 만루의 위기를 넘긴 옥스프링은 7회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했다. 


옥스프링은 7회까지 117개의 투구를 했고 탈삼진 8개에 5피안타만을 허용하는 빼어난 투구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전 경기에서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사라졌고 포수 강민호와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 힘을 위주로 한 투구를 버리고 변화구를 적절히 섞은 것이 호투에 큰 요인이 되었다.


선발 투수의 무실점 호투와 초반 선취 득점으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간 롯데는 6회 말 강민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불안한 리드를 확실한 리드로 바꿨다. 결국, 김광현은 좋은 구위를 살리지 못하면서 4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이전 시즌까지 롯데전에 강세를 유지했던 김광현이었지만, 목요일은 그 흐름이 이어지지 않았다. 롯데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았고 김광현의 패턴이 다소 단순했다. 여기에 폭투 4개가 나올 정도로 포수 조인성의 호흡도 좋지 못했다. 


김광현의 6회 말 강판은 양 팀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롯데는 8회 말 SK 불펜을 상대로 4번 김대우의 1타점 2루타와 대타 박종윤의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했다. 롯데는 6 : 0의 여유있는 리드속에 이명우, 최대성 두 불펜 투수들이 경기를 확실하게 마무리 하면서 팀 완봉승을 완성했다. 투타의 조화와 함께 수비까지 뒷받침된 완승이었다. 불펜 소모도 줄이면서 주말 3연전도 대비할 수 있었다.


반면 SK는 김광현이 아직 완전한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 전날과 달리 타선이 득점 기회에서 응집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완패당했다. 전날 역전패가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한 탓인지 선수들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수비에서도 수차례 어설픈 플레이기 나오면서 경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홈런 2개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회복한 1번 타자 정근우의 공백도 아쉬웠다. SK는 주중 롯데전 연패로 하위권 팀들과의 대결로 짜인 이번 주 6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2안타 2타점 4번 타자 연착륙 중인 김대우)




롯데는 5할 승률 복귀와 함께 타선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는 점이 큰 성과였다. 특히 1번 김문호를 비롯한 손아섭, 김대우, 장성호로 이어지는 좌타라인이 상승세가 돋보였다. 롯데는 SK 좌완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황재균을 2번 타순에 기용하는 등 맞춤형 타순을 구성했지만, 정착 팀 공격을 풀어준 것은 좌타자들이었다. 4번 김대우는 2안타 2타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점점 4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강민호가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조금씩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인 것도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선발진의 한 축을 이뤄야 하는 옥스프링의 호투가 가장 반가운 롯데였다. 계속 부진했다면 시즌 중 교체도 고려해야 할 상황에서 옥스프링은 팀에 소중한 1승을 이끌었다. 그의 이름대로 뒤늦게 봄을 맞이한 옥스프링이었다. 이는 롯데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 불펜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송승준, 유먼, 옥스프링이 중심이 된 선발 투수진의 호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옥스프링이 목요일 정도의 투구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래저래 옥스프링의 시즌 첫 승은 롯데가 큰 의미가 있었다. 옥스프링 개인도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없애고 좀 더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선는 목요일 호투의 요인을 스스로 잘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5할 승률에 복귀한 롯데는 주중 삼성전을 모두 패하며 주춤하고 있는 LG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였다. SK전에 보여준 공수의 조화가 유지된다면 주말 3연전 전망도 밝은 롯데다. 롯데는 금요일 선발 등판하는 유먼이 지난 삼성전과 같은 근성 있는 투구를 해주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먼이 등판하는 금요일 경기를 잡는다면 1, 2선발 투수를 모두 소진한 LG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갈수도 있다. 


과연 롯데가 조금 늦었지만, 옥스프링이 몰고 온 희망의 봄 훈풍을 상승세의 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 롯데의 주말 3연전이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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