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가려진 롯데 FA 강영식 그의 가치는?

프로야구 FA 계약이 아직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선수와 구단 모두 확실한 카드를 내놓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해마다 그래왔듯 실제 계약은 소속팀 우선 협상 시한에 맞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누가 현 소속팀에 남고 누가 시장에 나올지 알 수 없다. 소속팀 선수 눌러 앉히기가 대세인 현시점에서 큰 변화 없는 FA 시장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FA 선수는 롯데 강민호다. 롯데는 팀의 간판선수가 된 그에게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했고 구체적인 금액까지 언론에 나온 상황이다. 강민호 역시 롯데 잔류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협상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FA 최대어인 강민호의 계약은 올 FA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강민호의 협상 금액은 다른 선수들의 협상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민호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롯데에 또 한 명의 FA 선수가 있다. 좌완 불펜 강영식이 그 선수다. 강영식은 수년간 FA 신청을 미뤄왔다. 이런 강영식에 롯데는 고액 연봉으로 배려를 해주었다. 올 시즌 역시 FA 신청 여부가 주목되었던 강영식이었다. 강영식은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을 선택했다. 강영식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여겼을지도 모른다. 

투수 FA가 부족한 올해 FA 시장에서 강영식은 상품성을 지니고 있다. 모든 팀들의 좌완 불펜 요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도 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당장 소속팀 롯데가 그를 필요로 하고 있다. 비록 강영식이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가 없는 롯데 불펜은 좌우 균형이 크게 무너질 우려가 높다. 이명우가 있지만, 이명우 홀로 좌완 불펜진을 책임지기는 힘들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더디다. 

롯데로서는 강영식을 떠나 보내기에 부담이 크다. 실제 강영식이 시장에 나온다면 하위권 팀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나 NC의 경우 강영식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좌완 불펜 부재로 포스트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 역시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 투수라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다. 

현재 롯데는 강민호 잔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강영식과의 협상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영식은 롯데 잔류를 우선한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롯데의 협상안이 나오기 전 얘기다. 강영식은 내심 현재 그의 연봉인 3억원 이상 수준에 다년 계약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그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강영식이 분명 좌완 불펜투수로 이점이 있지만, 제구력에 항상 문제가 있고 승계주자 실점률이 높다는 점은 가치 평가에서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2008년 2점대 방어율에 16홀드를 기록한 이후 기량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도 그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롯데로서는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오른 2002시즌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불펜 투수로 역할을 한 점, 롯데 좌완 불펜진에 대안이 없다는 점 등 고려 그의 가치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영식이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맞쳐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강영식은 롯데 팬들에게 애증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분명 팀에 필요한 선수이긴 하지만, 아쉬움의 선수이기도 했다. 연봉대비 활약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많았다. 이번 FA 협상에서도 강영식은 롯데 강민호에 가려져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강영식은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로 4~5년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동안 많은 경기 경험이 있다. 큰 부상이 없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롯데의 큰 강점인 강력한 불펜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로서는 가지고 있는 전력을 유지할 필요도 있다. FA 시장에서 그에 대한 수요도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롯데가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영식을 눌러앉히려면 고평가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롯데가 강영식을 팀에 잔류시킬 수 있을지도 우선 협상에서 큰 관심사항 중 하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