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롯데 대 kt] 낯설기만 한 승리의 기억 롯데 이재곤

롯데가 초반 선발 투수의 난조에 따른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연승에 실패했다. 8월 14일 kt 전에서 롯데는 1회 초 3득점 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1회와 2회 말 8실점으로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kt는 경기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 9 : 4로 승리했다. kt 선발 좌완 정대현은 5이닝 동안 10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하는 불안한 투구에도 타선의 지원과 불펜진의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시즌 5승에 성공했다. 

최근 득점력에 문제를 보였던 kt 타선은 9안타 9득점 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회 말 6득점이 결정적이었다. kt는 1회 초 선발 정대현이 롯데 황재균, 아두치에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 했지만, 곧바로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kt는 1회 말 볼넷 3개와 4안타, 상대 실책까지 더해지며 빅 이닝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kt의 대량 득점은 롯데 마운드가 그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선발 이재곤의 난조에 아쉬웠다. 올 시즌 4번째 선발 등판한 이재곤은 팀의 초반 리드로 승리 투수 기회를 잡았지만, 1회를 채 버티지 못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문제였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승리의 기억, 이재곤)

이재곤은 볼넷 3개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재곤은 이전 등판에서 볼넷 남발에도 결정타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실점을 막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런 운이 4번째 등판에서도 이어지지 않았다. 볼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 참을 벗어났고 카운트를 잡기에 급급한 공은 위력도 떨어지고 가운데 몰렸다. 결국, 이재곤은 더 버티지 못하고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롯데는 김승회를 두 번째 투수로 급히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에 김승회는 준비가 부족했다. 한번 기세가 오른 kt 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롯데 2루수 정훈의 결정적 실책이 더해지며 롯데는 악몽 같은 1회 말 수비를 해야 했다. 선발 등판했던 이재곤의 실점은 6점(5자책)으로 늘었다. 

롯데의 실점은 2회 말에도 이어졌다. 2회 말 kt 김상현의 2점 홈런은 경기 분위기를 kt 쪽으로 더 기울게 했다. 롯데는 3회 초 강민호의 적시 안타로 1점을 추격했지만, 2개의 병살타로 공격 흐름이 끊어지며 더는 반격하지 못했다. 전날 경기에서 후반 난조로 승리를 날렸던 kt 불펜은 선발 정대현의 5이닝 투구에 이어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1.2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좌완 홍성용의 안정된 제구와 8회와 9회를 책임지며 5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김재윤의 위력적인 강속구가 돋보였다. 

롯데는 선발 이재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가 4.2이닝 2실점으로 나름 역투했지만, 타선이 kt 불펜진에 막히며 더는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도리어 6회 말 추가 1실점으로 추격의 가능성이 더 멀어졌다. 롯데는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예 김원중이 탈삼진 3개의 위력적인 투구로 희망을 보였다는 점이 큰 위안이었다. 

롯데는 3번 타자 황재균이 2점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4번 아두치가 2안타 1타점, 7번 타순의 박종윤이 2안타를 기록하고 강민호가 1안타 1타점을 분전했지만, 초반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로서는 kt보다 많은 12안타를 때려내고도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며 반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롯데는 될 듯 말듯 승리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재곤의 난조에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이재곤은 이전 등판과 같은 좋지 못한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분명 공 끝의 변화가 심한 구위는 위력이 있었지만, 주자만 출루하면 멘탈이 흔들리고 급격히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8월 14일 kt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마운드에 새로운 선발 투수가 절실한 롯데로서는 재능을 가지고도 이를 살리지 못하는 이재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한 번의 고비를 넘기도 2년여 동안 경험하지 못한 1군 경기 선발승을 기록한다면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이재곤이지만,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 지속적으로 선발등판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롯데지만, 등판때마다 고민이 깊어지게 하고있다. 이재곤이 언제나 선발승의 기억을 되찾을지 아직 그에게 승리는 아직은 너무나 낯설기만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