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말을 알 수 없었던 한국시리즈 7차전, 승리는 KIA의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외나무 다리 승부, 양팀은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습니다. 실력이 차이보다는 야구의 신이 KIA를 선택한 한 판이었습니다. 12년만의 우승, KIA는 해태 타이거즈의 영광을 재현했습니다. 한국시리즈 불패인 해태의 징크스, 잠실에서의 우승 징크스를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또 한가지 홈팀이 모두 승리하는 이번 한국 시리즈의 징크스까지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만큼 올해 한국시리즈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팽팽했습니다. 7차전 초반 흐름은 SK가 주도했습니다. 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박정권 선수의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습니다. KIA의 구 톰슨 선수는 오늘도 불의의 일격을 맞..
상암동에 하늘공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월드컵 경기장을 중심으로 넓은 공원이 있습니다. 하늘공원의 억새를 만나기 전, 이곳에서 가을을 먼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의 푸른 하늘 아래 월드컵 경기장이 당당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함성이 없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하늘은 푸르고 높습니다. 공원의 가을도 깊어갑니다. 구름들이 찬조 출연을 했군요. 호수의 물은 잔잔합니다. 사람들은 여유롭게 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호수의 분수는 빛을 만들어내고 잔잔한 호수에 큰 파열음을 만들어 냅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이 분수도 자신의 일을 쉬게 되겠지요? 그러기에 더 안간힘을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무 사이를 걸었습니다. 나뭇잎은 초록의 빛을 잃고 노랗게 빨갛게 옷을 바뀌입고 있었습니다. 구름이..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SK는 한국시리즈 승부에 또 다른 반전을 이루어냈습니다. 5차전 완봉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KIA는 부담스러운 외나무 다리 승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6차전 경기에서 KIA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서두르는 인상이었습니다. 오늘 끝내겠다는 생각이 강한 듯 했습니다. 우승에 필요한 단 1승이 KIA 선수들에게 너무나 짐이 된 듯 합니다. 이러한 부담은 위축된 플레이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경기 초반 타자들은 기회를 번번히 무산시켰습니다. 선발 투수의 우위를 살리기 위해 선취 득점이 필요했지만 기세를 선점한 팀은 SK였습니다. SK는 2회 이호준 선수의 솔로 홈런, 3회 박정권 선수의 희생플라이, 3회 조동화 선수의 적시 1타점이 차례차례 터지면서 3점을 얻었습니다. 상 하위 타선..
선취점을 얻은 팀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잠실벌의 결투는 먼저 총을 뽑은 KIA에게 한발 먼저 앞서 갈 기회를 주었습니다. KIA는 기분좋은 승리였고 SK는 아쉬운 패배였습니다. 1차전이 재현되는 경기 양상이었습니다. KIA 로페스 선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같은 강속구와 완급조절로 완벽한 투구를 선 보였습니다. 그가 왜 1선발이 되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큰 위기없이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SK의 철저한 분석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구위는 모든 것을 초월했습니다. 로페스 선수가 보여준 두번의 호투는 KIA를 우승에 문턱까지 다다르게 했습니다. SK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하루를 쉰 타선은 로페스 선수에게 철저하게 묶였습니다. 박정권 선수를 중심으로 한 좌 타선이 로페스 선수를 공략..
이제 가을걷이도 끝나가고 가을 들판에도 쓸쓸함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가을의 가기 전 모습들을 담고자 그 가운데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뭉게구름이 피어 오르는 어느 날 입니다. 사진가가 이런 날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수확이 끝난 논에는 볏단들이 가지런히 자리를 잡고 누워있습니다. 이 곳은 할 일을 다 한 듯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있습니다. 구름들이 없었다면? 쓸쓸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부는 바람이 이미 수확이 끝난 옥수수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미 역할을 다한 작물들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겠지요?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양분이 될 것입니다. 막바지 수확을 기다리는 벼들도 있습니다. 차가워진 가을 바람이 이들에게는 춥게 느껴질 수 있겠네요. 한 농부님이 벼들을 돌보러 오셨습니다. 이런 정성어..
충주지역 농가 출사 때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흐른 날씨로 특별히 담을 풍경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 멀리 호수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 호수를 비추는 햇살을 보자 냅다 그곳으로 달렸습니다. 구름이 걷히면서 숨어있던 햇살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호수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 듯 합니다. 작은 물 웅덩이와 냇물에도 햇살이 스며들었습니다. 이 순간 이들은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황금빛으로 바뀐 충주호가 제 마음을 급하게 합니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한 발걸음은 더욱 더 빨라집니다. 물안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빛도 물안개를 따라 함께 피어 오르는 듯 합니다. 호수물도 잘 닦인 쟁반처럼 반짝입니다. 해가 중천에 뜨면 맑고 푸른 빛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