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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도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부산이다. 규모로만 본다면 서울이 야구, 특히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시장이지만, 부산의 야구 열기는 전국에서 가장 으뜸이다. 당연히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팀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홈 팬들의 관심과 응원 열기가 매우 뜨겁다. 롯데가 일정 성적만 유지하면 홈구장은 매 경기 매진 사례를 이루고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는 곳이 부산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런 홈 팬들의 응원 열기와 그에 비례해 큰 기대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2017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가을야구로 가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팬들은 큰 실망감을 안고 다음을 기약하곤 했다. 롯데에 대한 관심과 응원 열기가 때로는 부진한 성적의 팀과 선수들에 대한 강한 질책과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다음 시즌이 되면 롯데 팬들은 홈구장을 가득 메우고 팀을 응원했다.

롯데 역시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동안 FA 선수를 영입하고 노후된 홈구장 시설 보수와, 마케팅 활동 전개 등 팬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과거에는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최근 롯데는 투자가 위축되는 프로야구 흐름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다만,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비효율 구단이라는 또 다른 오명을 써야 했다.

 

 




통 큰 투자, 큰 기대 속에 시작했던 2023 시즌 


2023 시즌 롯데는 2019 시즌 정규 시즌 최하위의 충격 속에 단행했던 수년간의 리툴링, 팀 개편과 체질 개선 작업을 뒤로하고 성적에 올인했다. 그전 롯데는 그동안 부족했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팀을 보다 젊게 개편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FA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 등을 통해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그리고 2023 시즌을 준비하면서 롯데는 그동안 FA 선수 3인을 영입하면서 윈나우를 본격화했다. 

그렇게 영입한 FA 선수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는 롯데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중요한 퍼즐들이었다. 유강남은 공. 수를 겸비한 경험 풍부한 포수, 노진혁은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유격수였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롯데에 부족한 사이드암 투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롯데는 마운드 뎁스 강화를 위해 타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투수들인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등을 영입했고 외야의 뎁스 강화를 위해 두산에서 방출된 재일 동포 선수 안권수를 영입했다. 수년간 없었던 과감한 영입 러시였다. 

롯데의 이런 투자는 그동안 내부 육성을 통해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시즌 초반 롯데는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와 달리 선두권 경쟁을 하면서 프로 야구판을 흔들었다. 다만, 상승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전 롯데는 매 시즌 초반 반짝하다 그 기세가 사그라들고 하위권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비관론이 이번 시즌에도 뒤따랐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전과 달리 롯데 선수 뎁스가 두꺼워졌다는 점과 마운드에 안정감이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함께 했다. 엇갈리는 평가 속에 롯데의 상승세는 4월을 넘어 5월에도 계속됐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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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전반기, 다시 용두사미 시즌


결과적으로 긍정적 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이었다. 6월부터 롯데는 하위권 팀의 면모를 그대로 재현했다. 투. 타의 조화가 무너졌고 주력 선수의 부상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3인의 활약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선두권의 순위는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고 올스타전을 전후해서는 5할 승률 유지도 버거운 상황에 빠졌다. 그래도 롯데 팬들은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이런 희망과 응원의 마음은 모처럼 롯데 홈구장 사직 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롯데 선수를 다수 팬 투표로 베스트 라인업에 포함하도록 했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부상과 부진에 빠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 내부의 불화설이 밖으로 표출된 코치진을 개편하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아직은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변화는 끝내 반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마운드에서는 힘이 됐지만,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가 함량 미달의 기량을 보이며 효과가 반감됐다.

롯데 초반 상승세에 큰 힘이 됐던 젊은 선수들도 거듭된 경기에 힘이 떨어졌고 롯데는 점점 상승 동력을 잃어갔다. 그 사이 5할 승률은 무너지고 롯데는 본래 자리인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한 편에 끝내 서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도 점점 실망으로 변해갔다.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한 롯데는 지난 수년간 변화의 상징이었던 서튼 감독이 건강상 이유로 중도 퇴진하고 감독 대행 체제가 되면서  사실상 올 시즌 백기를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롯데는 68승 76패 승률 0.472, 정규 시즌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2 시즌 8위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올랐고 승률이 조금 높아졌다고 하지만, 시즌전  FA 영입과 선발 투수 박세웅과의 다년 계약에 투자한 금액을 고려하면 너무 초라한 결과였다. 

그 후폭풍은 시즌 후 또 다른 변화로 이어졌다. 롯데는 시즌 중간부터 롯데 팬들에게 차기 감독으로 강한 지지를 받았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을 빠르게 영입했고 수년간 롯데의 프런트 야구를 이끌었던 성민규 단장을 경질했다. 김태형 감독 영입은 바로 코치진의 개편으로 연결됐고 프런트진도 팀 사정에 밝은 내부 인사가 선임됐다. 이는 프런트 야구에서 김태형 감독에서 구단 운영의 주도권이 더 기우는 것을 의미했다.

 

 

 




김태형 감독 선임으로 시작된 롯데의 변화 


김태형 감독은 과거 두산 감독으로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확실한 실적이 있고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장 확실한 순위 상승이 필요한 롯데는 중량감 있는 감독 선임으로 팀 분위기를 다잡고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팬들의 여론을 수용한 결정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훈련부터 강한 카리스마로 빠르게 팀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이 원하는 코치진을 구성하며 친정체제를 확실히 했다. 한편으로 팀 레전드 출신 주형광 투수 코치를 선임했고 퓨처스 팀 코치진은 롯데 선수 출신들이 대거 포함되며 조화와 균형을 이루려 했다. 또한, 벤치 코치로 김태형 감독 보다 선배이고 원로 야구인인 김광수 코치를 선임하고 2군 감독으로 전 롯데 레전드 출신의 김용희 감독을 선임하며 경험치를 더했다.

이런 변화는 롯데 팬들에게는 긍정적인 여론을 얻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FA 시장에서 2023 시즌 팀 주장이었고 주전 2루수 안치홍을 한화로 따나 보내는 전력 누수가 있었다. 롯데는 팀 프랜차이즈 선수인 전준우와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타선의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023 시즌을 준비하면서 FA 선수 영입 등에 지출한 금액으로 샐러리 캡에 제한이 생긴 게 원인이었다. 롯데는 2024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과의 FA 계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롯데는 김태형 감독 선임으로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비어있는 주전 2루수 자리를 공. 수에서 큰 공백 없이 메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다행히 올 시즌 후반기 원투 펀치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반즈와 월커슨과 재계약하고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를 영입하며 마운드 안정과 타선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부족한 좌투수 뎁스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로 LG 불펜 투수 진해수를 영입했고 SSG에서 방출된 좌완 투수 임준섭을 영입했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부산이 고향으로 고향팀에서 반전을 준비하게 됐다.

 

 

 




덧셈과 뺄셈이 교차한 스토브리그


이렇게 롯데는 2023 시즌을 준비할 때처럼 시끌벅적하지않았지만, 팀을 개편하고 필요한 전력을 보강했다. 이제 남은 건 김태형 감독의 야구가 스프링 캠프를 통해 빠르게 자리를 잡는 것이고 그 속에서 롯데가 그동한 쌓아왔던 선수 뎁스가 전력으로 승화되는 일만 남았다.

두산 감독 시절에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전력화에 강점이 있었던 김태형 감독이 역량이 절실히 필요한 롯데다. 여기에 올 시즌 투자 대비 효과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FA 3인방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가 기대했던 역량을 발휘한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상위권에 자리했던 팀들이 여전히 강한 전력이고 전력 누수가 뚜렷한 키움을 제외하고 한화, 삼성 등 하위권 팀들도 스토브리그 기간 충실히 전력을 보강했다. 롯데만 다음 시즌 희망을 가지는 게 아니다. 결국, 지금의 전력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지가 롯데의 내년 시즌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태형 감독 선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롯데의 침체기가 길어질 우려도 있다.

2017 시즌 이후 아쉬움만 가득했던 롯데였고 올 시즌도 그랬다. 이제 그 아쉬움을 올해만의 기억으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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