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경포대 바닷가 사진을 꺼내봅니다. 아주 추웠던 어느 날, 무작정 사진기를 들고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겨울바다, 정말 낭만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은 그 낭만을 산산히 흩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혼자만의 겨울 바닷가는 정말 외롭고 쓸쓸하더군요. 그래도 먼길을 왔는데 바다 사진이 있어야겠지요? 얼어버린 손을 호호 불면서 해변을 걸었습니다. 파도는 하얀 포말을 드러내면서 모래 사장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습니다. 파도는 사람의 발자국이 있으면 여지없이 지워나갑니다. 사람의 흔적이 있으면 큰일나는것 처럼 말이죠. 겨울 바다에서 만큼의 자신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 작은 바위는 파도를 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수백년의 시간을 이 자리에 있었을텐데 순간 안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작..
어제 잠깐이지만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올 겨울 저한테는 첫 눈이라 해도 될 정도의 눈이었습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네요. 대신 지난 1월달에 담았던 눈 쌓인 풍경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날 눈이 많이 내렸고 무작정 한강 시민공원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하얀 눈을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은 정말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호수의 물도 모두 얼고 그 위를 하얀 눈이 덮었습니다. 이 순간 하얀 융단이 깔린 셈이죠. 작은 다리의 기둥들도 얼음에 갇혔습니다. 서 있기 좀 추웠을것 같은데요. 차가운 빙판위로 오리 두 마리가 나들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추운 시베리아에서 온 이들이기에 이 정도 빙판은 놀이터나 다름없겠지요? 햇살이 ..
올 봄에 충남 예산을 방문했었습니다. 그 곳에서 약선마을이라는 체험농가를 찾았습니다. 오랜 기간 약초와 더불어 산 농장주께서는 완전 유기농으로 넓은 산에 약초를 뿌리고 자연에 그 성장을 맡기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면 더 많은 돈을 벌수도 있는데 이 분은 그렇게 하지 않으시더군요. 그저 많은 사람들과 좋은 약초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즐겁다고 하셨습니다. 이 곳에서 약초들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만드는 체험을 했습니다. 주부 블로거 분들과 다른 지역에서 오신 농업인들이 함께 멋진 음식들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특별하게 준비된 재료가 없었습니다. 이 곳에서 나는 각종 약초들과 야채들 그리고 집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멋진 음식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때 봄 꽃이 여기저기 피고 있었던 시기라..
오늘도 창고에 있던 사진들을 꺼내봅니다. 저만의 달력을 만들기 위해 계절별로 괜찮다 싶은 사진을 모았습니다. 사진들이 벌써 2년이 넘은 것들도 있네요. 두껍게 먼지가 덮인 오래된 책들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 무한도전 달력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요? 그 사진하고 비교는 안되지만 나름 구색을 맞쳐보았습니다. 이 때는 정말 사진이 좋아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담았던 기억이 나네요. 농림수산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전 많이 부족하던 시절의 사진들입니다. 저만의 여행기를 담았다고 하면 될까요? 어느 1월달, 전날 눈이 많이 왔었습니다. 눈 덮인 작은 조형물을 담았습니다. 동화속에 나오는 집들 같았습니다. 아주 추웠던 청계천을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느 2월달 속초에 있는 드라마 대조..
봄에 담았던 농촌의 모습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인터넷으로 예산 삼베길쌈마을을 검색하면 이곳을 찾을 수 있는데요. 따뜻한 봄 햇살과 함께 삼베실을 뽑는 장면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농촌 마을의 작은 비닐 하우스안에서 작업장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당혹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꽤 이름이 있는 곳이고 체험마을인데 정리되지 않는 모습에서 실망감도 들었습니다. 이날은 사실 예정에 없던 방문이라 준비가 전혀 안되었습니다. 삼베실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는 분들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옛날에 이런 작업을 하면서 꾸미거나 하지는 않았겠지요? 아마도 일상의 모습으로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진정한 농촌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 들었습니다. 시작된 작업이 계속 이어집니다. 비..
2009년 농 어촌 출사를 다니면서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많이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 주변에도 전에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산책을 하면서 이모저모를 담아보았습니다. 아침 이슬을 맞은 낙옆들이 있습니다. 사실 매일 청소를 하기에 낙옆들이 이슬을 머금을 겨를이 없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이런 모습을 담을 수 있었네요. 날이 더 추워지면 볼 수 없는 모습이 되겠지요. 집 주변의 나무들은 낙옆이 제법 달려 있습니다. 아파트 숲이 비 바람에 이들을 보호하는 격이네요. 무엇인지 모르지만 작은 열매가 있습니다. 사실 이 모습들은 늦가을에 담을 것들입니다. 12월이 되면서 창고에 있던 사진들이 자꾸만 빛을 보게 되는군요. 대신 바쁜 일상에 사진 담을 시간이 줄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