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농공상의 엄격한 구분 속에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은 그 체제를 갑오개혁까지 지속했다. 그 중간 신분제가 와해되기도 했지만, 기본 원칙은 허물어지지 않았다. 신분 상승의 기회는 극히 드물었고 양반의 특권은 계속 유지됐다. 조선 후기 두 차례 큰 전락이 온 나라를 휩쓸었던 시기, 전쟁에서 공을 세운 이들이 천민에서 벗어나거나 재력으로 관직이나 족보를 사는 등의 방법으로 신분 상승을 하기도 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신분제에 변화를 가져온 건 아니었다. 이런 조선시대 신분제 질서 속에서 양반도 양인도 아닌 존재들이 있었다. 역사에서 중인으로 배웠던 이들이 그들이다. 중인은 하급 관리나 기술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들은 주로 대외 교류 시 통역을 담당하는 역관이나 지금의 의사나 약사라 할 수 ..
기사회생, 죽을 뻔했다가 살아났다는 고사 성어가 딱 맞는 경기였다. 최강야구 몬스터즈가 시즌 2의 26번째 경기 중앙대와의 1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시즌 19승 달성에 성공했다. 승률은 0.732로 시즌 3를 위한 조건인 시즌 7할 승률 확정까지 3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패했다면 몬스터는 남은 5경기에서 4승 1패 이상이 필요했지만, 3승 2패만 하면 7할 승률이 가능한 몬스터즈다. 한결 목표 달성이 수월해졌고 그만큼 승리의 의미가 컸다. 승리하긴 했지만, 몬스터즈는 중앙대의 끈끈한 팀 컬러에 고전하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올스타전 이후 3주 이상의 경기 공백이 있어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졌고 프로 구단에 입단 예정인 정현수, 고영우, 황영묵, 김민주에 소속팀 일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 유태..
고려 초기 역사는 대외적으로 거란과의 치열한 대결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 중간 중요한 장면이 있었다. 1009년 일어난 강조의 정변은 고려 역사상 최초로 왕이 신하에게 폐위되고 시해당하는 사건이었다. 후사가 없었던 목종의 죽음은 고려 태조 왕건의 직계 자손들의 왕위 계승이 단절된 것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했다. 사건은 발단은 목종 후계 구도를 둘러싼 갈등에 있었다. 대중들에게 고려 목종이 무능력하고 어머니 천추태후와 그의 내연남 김치양에 휘둘려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왕으로 알려져 있고 고려사를 배경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목종은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그의 동성애적 성향이 더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목종의 치세 기간 고려는 거란, 송나라와 실리 외교를 펼치며 전쟁을 방지했고 북방의 군사력을 ..
서기 900년, 676년 이후 지속됐던 통일 신라 시대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 발생했다. 옛 백제 지역의 군벌이었던 견훤이 지금의 전주인 완산주를 도읍으로 하는 후백제 건국을 선포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신라는 한반도 전역의 지배권을 잃었고 고구려의 부활을 명분으로 궁예의 후고구려까지 삼국으로 나뉘며 후 삼국시대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926년까지 존속했던 발해를 포함해 후사국 시대로 그 시대를 칭하기도 한다. 견훤은 이런 후삼국 시대를 연 인물로 그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그동안 평가 절하되어 왔다. 후백제가 궁예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왕건의 고려와 경쟁에서 패하며 그 존속 기간이 짧았던 탓에 관련 기록이 부족했다. 이후 고려 시대 역사도 당연히 후백제의 비중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895년 1월 1일, 프랑스 파리 도심 곳곳에 붙은 연극 포스터가 큰 화제가 됐다. 이전의 포스터와 달리 사람의 실물 크기의 거대한 포스터는 매우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은 이 포스터를 떼어가기 바빴다. 그리고 이 포스터를 그린 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커졌다. 그 속에서 현대 미술의 한 획을 그은 화가, 알폰스 무하가 세상에 그 이름을 드러냈다. 무하는 1860년 7월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이 지배하고 있었던 현 체코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과 노래에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림에 전념했지만, 프라하의 예술 아카데미 입학을 번번이 거절당하는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무하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해 그곳의 그림 공방에서 일하며 연극 등 무대 화가로 일하며 그림을 배..
최강야구가 모처럼 그들의 경기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몬스터즈는 나이대로 YB와 OB로 팀을 나눠 청백전 형식의 색다른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이 경기를 통해 몬스터즈는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40대 이상의 올드보이 투수들과 비 주전 선수들이 실전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은 젊은 선수들 역시 몬스터즈에서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승패에 대한 부담과 고뇌를 내려놓고 먼발치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 경기 전 다양한 식전 행사와 선구 가족들의 이벤트 등으로 흥겨운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이대호와 김선우 해설 위원이 야수와 투수가 아닌 투수와 야수로 맞 대결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