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가 30대 후반의 나이에 긴 부상의 공백과 경기 외적인 문제로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기를 꿈꾸기는 쉽지 않다. 과거 기량을 회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안팎의 따가운 시선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운동선수의 삶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된다. 하지만 강한 의지로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는 선수도 있다. 지난해 NC에서 부활한 손민한이 그렇다. 손민한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1975년 생인 손민한은 1997년 롯데 1순위 우선 지명 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선수로 자리하고 있다. 아마야구 최고 투수였던 손민한의 프로선수 생활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신인 최고 계약금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손민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
야구는 물론 스포츠에서 명선수 출신이 명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는 직접 운동을 하는 것과 지도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 해도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코치연수부터 단계적으로 다시 한 번 발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모든 스타 출신 선수들이 지도자라서 순탄한 길을 걷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 앞두고 SK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오랜 기간 팀은 물론,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하던 포수 박경완이 은퇴하자마자 2군 감독 자리를 맡기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선수 생활 연장의 의지가 강했던 박경완으로서는 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를 아끼는 팬들 역기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박경완의 2군 감독 선임은 ..
프로야구 SK는 강팀으로 오랜 기간 자리했지만, 최근 수년간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강훈련으로 다져진 정예 선수들도 버텨왔지만, 계속되는 선수 유출은 단단하던 전력에 조금씩 균열을 가져왔다. 2013시즌 SK는 누적되어 오던 전력 약화가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주전들을 뒷받침할 백업 선수층이 약한 탓에 주전들의 컨디션에 팀 성적이 요동쳤다. 2013시즌 SK는 엷어진 선수층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순위 싸움에서 버텨낼 힘이 없었다. 결국, SK는 가을에 모처럼 휴식아닌 휴식을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겐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2013시즌은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SK는 올 시즌 부활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괄목할만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야와 마운드는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프로야구에서 장타력이 있는 거포형 타자는 매력적인 존재다. 경기 중 나오는 홈런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고 팀 사기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거포가 포진된 타선을 상대하는 상대 팀 투수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토종 거포 부재 현상이 심화되는 프로야구 상황에서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다. 2013시즌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되었던 김상현은 이제 왕년의 거포라는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영광의 시간이 짧았다. 반대로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왔던 영광이었기에 이후 이어진 긴 부진이 너무나 아쉬웠던 김상현이었다. 그만큼 그의 최전성기였던 2009시즌은 화려한 그 자체였다. 2000년 프로입단 이후 만년 유망주를 벗..
2013시즌 프로야구 롯데는 내야진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대의 젊은 키스톤 콤비 신본기와 정훈이 기존 베테랑들을 밀어내면서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보였다. 오랜 기간 롯데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책임졌던 문규현, 박기혁, 조성환은 부상과 기량저하 부진에 빠지면서 그 자리를 젊은 두 선수에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롯데는 지난해 주전 가능성을 높인 두 젊은 내야수의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그중에서 타격 능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정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정훈은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롯데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한층 안정된 수비력과 더불어 타격에서도 매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격력 약화 현상이 뚜렸했던 롯데에 정훈은 눈에 띄는 선수였다. 하지만 사실상 첫 풀타임..
프로야구 두산은 전통적으로 포수진이 강한 팀이었다. 포수를 육성하는 데 강점이 있었고 덕분에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두산에서 타 팀으로 트레이드되어 야구 인생을 새롭게 열기도 했다. 40의 나이에도 삼성의 주전 포수는 물론 국가대표 포수로 큰 역할을 했던 진갑용 역시 두산 시절 경쟁에 밀려 백업 신세를 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만큼 두산의 포수진은 팀 전력의 큰 강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두산에 포수진은 작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후반기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최재훈의 부상이 아쉽다. 최재훈은 지난해 공격과 수비 능력을 두루 갖춘 포수로 올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접전이 이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