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가 각 구장별로 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전력이 그 베일을 하나둘 벗고 있다.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도 하고 기존 변화를 시도한 팀은 그 성공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승패와 무관한 시범경기지만, 정규 시즌 개막을 위한 마지막 준비 과정이라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롯데 마운드 운영의 변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롯데는 3월 14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파격적인 마운드 실험을 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의 4이닝 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최준용에게 3이닝 투구를 하도록 했다. 그가 주로 이기는 상황에서 7회와 8회를 책임지는 필승 불펜 투수임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통상 시범경기..
이방원의 칼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이방원은 상대가 머뭇거리는 사이 먼저 칼을 빼들었고 상대를 제압했다. 역사에서 1차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이방원의 쿠데타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빠르게 정도전 등 이성계 측근 공신 세력들을 제거했고 군권을 장악했다. 그 위세에 대신들도 쉽게 이방원에 장악됐다. 이성계는 궁궐에 사실상 유폐됐다. 이성계는 강하게 분노했지만, 이미 권력을 장악한 이방원에 대항할 수 없었다. 고려 시대 왜구와 홍건적 등 수많은 외적들을 격퇴했고 북방을 호령했던 장군,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세운 창업 군주 이성계는 그의 아들에 의해 사실상 왕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성계를 지켜주고 힘이 될 이들은 사라졌고 이방원에 뜻을 함께 했다. 그의 곁에서 아무도 없었다. 그가 누군가를 지켜줄 수도 없었..
올 시즌 처음 참여한 프로축구 K2 리그, 11번째 구단 김포 FC가 3월 12일 그들의 첫 홈경기를 치렀다. 김포 FC는 서울 이랜드와의 대결에서 치열한 공방전 끝에 2골씩을 주고받으며 2 : 2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포 FC는 초반 2연승 후 부천 FC와의 원정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일 수 있었지만, K2 리그 강팀 서울 이랜드전 선전으로 그들의 상승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치열했던 경기만큼 관심이 큰 경기였다. K2 리그 신생구단의 첫 홈경기라는 점은 구단 역사에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많은 관중들이 찾아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홈구장 시설 등에 대한 의구심도 해결해야 했다. 우려와 달리 경기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많은 김포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홈팀을 응원..
서울에서 서초구과 방배동은 대표적인 부촌이다. 높은 빌딩 숲이 있고 다양한 문화 예술 시설이 모여있다. 높은 아파트 가격은 이 지역의 부를 상징한다. 이렇게 화려하고 보통의 삶과 다를 것 같은 곳이지만, 서초구 방배동은 오래된 주택단지들이 곳곳에 자리한 강남 같지 않은 강남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네 이름이 서초구 관악구를 경계하는 우면산을 등지고 있는 동리라는 의미의 방배에서 유래했다는 점은 이곳이 예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동네임을 짐작하게 한다. 지금 방배동의 모습도 옛 지명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도시 기행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61회에서는 방배동의 주택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채웠다. 이른 아침 동네 산의 산책로를 걸으며 여정을 시작했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
2,000년대 초반 온 국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최악의 연쇄 살인범 구영춘(유영철), 남기태(정남규)가 잡혔다. 그들의 범죄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잔혹했다. 그들의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오로지 살인을 통해 만족과 쾌락을 느끼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불우했던 유년기의 기억, 사회적 소외 등으로 인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지만, 사회적 약자들을 범행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의 항변은 범행을 전혀 합리화할 수 없었다. 엄청난 사건을 해결했지만, 송하영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연쇄 살인 사건을 더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삼는 언론, 범인을 잡는 성과에만 찬사를 보내는 경찰 조직의 모습에서 송하영은 회의감이 들었다. 그는 처절하게 그 악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조선의 역사에서 왕세자는 차기 권력 1순위였다. 아버지 왕이 있고 왕이 되기 위한 수업도 체계적으로 받았다. 그 왕세자가 중전에게서 태어난 적장자라면 그 권위는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성리학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조선에서 적장자의 왕가나 민간에서도 그 위치가 매우 절대적이었다. 현시점에서도 장남은 그 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권위가 크다. 하지만 그 적장자의 자리가 세자 그리고 왕위로 이어진 사례는 이외로 많지 않다. 중전으로부터 아들이 태어나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 차기 권력을 놓고 벌어진 암투 과정에서 밀리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요절하는 불행도 있었다. 실제 가장 완벽하다 할 수 있는 계승 절차를 밟아 왕위에 오른 이들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숙종, 순종 정도로 요약된다. 이 중 단종과..